국내 인터넷 대장주 NHN…시가총액 10조 원 돌파 눈앞

내 인터넷 포털 대장주인 NHN(대표 최휘영)이 1분기에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 시장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에 일부 애널리스트는 영화제목인 ‘Catch me, if you can(잡을 테면 잡아봐)’에 빗대 표현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1분기 실적에 힘입어 연초 발표했던 올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8700억 원, 3400억 원으로 각각 9%, 13% 상향 조정했다.‘과연 NHN의 이 같은 성장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일까’라는 의문이 구문 취급을 받을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다. 일부에선 이제 NHN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최근 수개월 사이 훌쩍 올라 버린 주가가 부담스럽다. 연초 11만 원대였던 NHN의 주가는 최근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16만 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 주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가치주로서의 도약에 무게를 둔 접근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목표 주가를 올려놓기가 무섭게 바싹 따라붙는 주가 흐름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NHN은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이다. 네이버가 지난 2000년 한게임을 합병하면서 포털과 게임이 결합되는 새로운 형태의 인터넷 비즈니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매년 비약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 포털들의 기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았지만 당시만 해도 포털과 게임의 결합이 가져올 시너지에 대해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네이버는 2002년 ‘지식검색’ 서비스를 계기로 국내 검색 시장의 최강자로 부상했다. 현재 네이버의 검색 시장 점유율은 70%대에 육박하고 있다. 하루 방문자는 1600만 명으로 국민 세 명 중 한 명꼴로 매일 네이버에 들르는 셈이다. 최근 들어 경쟁 포털 업체들에 비해 NHN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해외 현지법인의 성공적 정착을 꼽을 수 있다. 대다수 국내 포털 게임 업체들이 반복되는 시행착오로 여전히 ‘내수 전용 기업’에 머무르고 있는 데 반해 NHN은 달라진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 2000년에 한게임과 네이버가 별도로 일본에 진출, NHN재팬으로 합친 뒤 수익성 개선이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있다.한게임은 일본 회원 2150만 명, 최고 동시 접속자 12만8000명으로 전체 웹게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부터는 웹보드 외에 ‘던전앤파이터’ ‘스페셜포스’ 등 160여 종의 게임 라인업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확대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2004년 중국 하이훙과 손잡고 설립한 롄종은 중국 내 최대 온라인 게임 사이트로 성장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웹보드 스포츠 캐주얼 등 130여 개 게임 외에 아바타 모바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한게임에서 가능성을 검증받은 ‘미션’ 개념이나 다양한 볼거리를 도입, 중국 현지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증권사들도 앞 다퉈 목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연초 12만∼15만 원대에 머물렀던 목표 주가는 현재 20만 원선을 뛰어넘었다. 현 주가 대비 약 30%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높은 가격에 대한 부담을 갖기에 앞서 NHN이 가치주로 도약할 가능성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최훈 한누리증권 연구원은 “검색 광고는 검색을 기반으로 광고주와 이용자 간의 완벽한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 영업 모델”이라며 “인터넷 콘텐츠의 강력한 유통망 구축과 광고주들의 새로운 매체로서의 확고한 인식 등을 고려할 때 가치주로서의 밸류에이션을 재평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미래에셋증권은 NHN의 목표 주가를 20만2000원으로 높이는 한편 코스닥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실제 국내 인터넷·게임 관련주를 통틀어 NHN의 외형과 영업 이익률을 따라 잡을 수 있는 업체는 전무한 상태다. 2위 포털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 격차가 각각 4배, 8배에 달한다. 매년 가파른 성장에 힘입어 올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어 선두 업체에 대한 프리미엄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은 NHN이 올해 미국의 구글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에서 앞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NHN의 성장 터보엔진으로는 검색과 게임을 꼽을 수 있다. 1분기 검색 광고는 처음으로 1000억 원(1084억 원)을 돌파하며 급성장을 지속했다. 2002년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 이후 최근 4년간 연평균 107%의 엄청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도 전년 대비 7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검색 광고의 성장은 차별화된 지식검색, CPC(Click Per Cost) 방식 도입 외에도 압도적인 트래픽 및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상호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광고 단가 인상 가능성도 있어 양호한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검색 광고 외에 배너 광고도 연말 대통령 선거, 내년 국회의원 선거 등 트래픽 증가를 유도하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온라인 광고 매출이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성장의 또 다른 핵심인 게임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1분기 게임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28% 늘었다. 경쟁 업체들의 게임 포털 매출 증가율 15%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한 퍼블리싱 강화 전략과 채널링 서비스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특히 게임의 경우 일본과 중국 해외법인의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NHN은 일본 게임 사이트 1위인 NHN재팬이 매출 100억 엔 돌파가 예상되고 중국 현지법인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며 상당한 지분법 평가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NHN재팬은 올해 매출 목표를 100억 엔으로 잡고 있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화 기준으로 1000억 원 매출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황승택 현대증권 연구원은 “공정위의 담합 조사와 세무 조사 등 외부 악재를 양호한 실적으로 상쇄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성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