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증시는 월초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로 재차 1400선을 넘는 강세를 보였다. 중국과 인도가 조정을 받는 가운데 작년 10월 이후 글로벌 투자처에서 소외됐던 한국 증시가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한국 시장은 이머징 시장으로 분류된다. 통상 이머징 시장은 글로벌 투자 자산군 내에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가치와 성장을 구분 짓는 전통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주가순자산배율(PBR)로 살펴보면 한국 시장은 1.6배 수준으로 대표적인 가치 성향의 시장이다. 한국 시장은 이머징 시장인 대만 인도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일본 미국 등의 선진 시장에 비해서도 유형의 자산 가치인 장부가(Book value)뿐만 아니라 무형의 자산가치에 대해 낮게 평가받고 있다. 한국 시장은 수익 가치에 대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Re-rating) 과정에 있지만, 여전히 향후 성장성 및 브랜드 가치와 같은 무형 자산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글로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하방경직성을 지닌 한국 시장의 상대적인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경기에 대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변화 요인이 감지되지 않는다면 중국 및 인도 시장 상승에 대한 기술적 부담 및 밸류에이션의 급격한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한국 시장은 대안 투자처가 될 수 있다.금리, 상승세 일단락…소폭 안정▶작년 10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금리가 올 1월 26일을 고점(국고 3년 5.06%)으로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적어도 단기 고점은 이미 형성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최근의 안정 이유로는 먼저 작년 11월 이후 급등했던 단기 영역의 금리가 안정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준율 인상 및 총액한도 대출 축소 등과 같은 긴축 조치들의 영향력이 사라져 가는 가운데, 그동안 엄격한 공개 시장 조작을 통해 지준 관리를 타이트하게 해 오던 한국은행이 조금씩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둘째 이유는 국내 금리와 연동성이 높은 미 금리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마치고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채권 시장은 미 경제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을 이미 상당부분 미리 반영해 놓은 상태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지난 석 달 내내 금리가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이 기술적인 반락으로 나타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이러한 안정세는 조금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확인되었듯이 콜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은 희박하다. 향후 발표될 경제 지표들이 회복 국면 진입을 확신시켜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중장기적으로 추세적인 상승 과정에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어 금리 하락 폭은 상당히 제한될 전망이다.배당 시즌…원화 약세 가능성▶일본은행의 금리 동결로 달러화가 주요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면서 940원을 상향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가 약세를 보인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 압력 완화 입장을 밝힌 후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이러한 연준의 입장을 뒷받침해 주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한편 올 들어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위안화 절상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G7 회의를 앞두고 대외 압력을 의식한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상을 용인한 듯한 분위기다.향후 원·달러 환율은 현 수준보다 높은 920원대 후반~940원대 초반의 범위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연초 정부가 발표한 ‘해외투자활성화방안’으로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상황에서 3~4월 배당 시즌을 앞두고 달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3~4월에 집중되는 기업 배당금의 해외 역송금(지난 2년 동안 외국인 배당 규모는 약 50억 달러)은 원·달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아울러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속도가 아주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엔화 약세 국면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 등 외환 시장의 불안 요소 발생 가능성도 커 보이지 않는다.당분간 안정세 유지할 듯▶올 들어 미 동북부 지역의 온화한 겨울 날씨로 수요가 둔화되면서 급락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WTI 최근월물)가 하순 들어 같은 지역 기온이 평년 수준을 밑도는 한파로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18일 배럴당 50.48달러로 전년 말 대비 10달러 이상 하락했으나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서 최근 60달러 턱 밑까지 올라왔다.1월 23일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전략비축유 규모를 향후 20년 동안 현 수준의 두 배로 확대할 것이라는 발표나 2월 1일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단계 감산(50만 배럴·일)도 유가 상승세를 촉발했다.미국의 전략비축유 확대로 추가되는 원유 수요량은 하루 1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 12월 총회 결정에 기초해 2월부터 하루 15만8000배럴 감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동절기가 지나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데다 OPEC의 두 차례에 걸친 감산으로 잉여 생산 능력은 커짐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공급 문제 발생에 대한 완충 능력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석유 시장의 안정성은 더욱 높아졌다. 따라서 지정학적으로 예기치 못한 사태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국제 유가는 배럴당 55~60달러 수준에서 안정적인 추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