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GS홀딩스

홀딩스는 과거 LG그룹의 공동 창업주인 구인회 씨와 허만정 씨 가문 중 허 씨 계열의 회사가 분리돼 설립된 GS그룹의 지주회사다. LG그룹과는 지난 2004년 인적분할을 통해 분리됐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순수 지주회사라고 할 수 있다.GS홀딩스(회장 허창수)는 현재 GS칼텍스(정유), GS홈쇼핑과 GS리테일(유통), GS EPS(발전), GS스포츠 등 5개의 핵심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회사는 아니지만 국내 굴지의 건설사인 GS건설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GS라는 새 간판을 달고 LG에서 떨어져 나올 때만 해도 주위에서는 걱정 어린 시선이 적지 않았다. GS라는 낯선 신생 브랜드로 단기간에 대중 속에 파고들 수 있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그룹 분리 후 2년이 지난 지금, GS의 브랜드력은 LG 못지않게 성장했다. 전국 주요 도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GS칼텍스의 입간판과 주부층의 시선을 사로잡는 GS홈쇼핑 채널, GS건설의 아파트 명품 브랜드 ‘자이’ 등 소비자들과 밀접히 닿아 있는 제품군을 골고루 갖추고 있는 덕분에 사실상 국내 소비자 인지도에선 LG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GS의 출범 2년은 충분히 성공작이었다고 평가할만하다.자회사들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군도 매우 안정적이다. 정유 유통 등 주력 사업은 경기 변동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아 매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전자 화학처럼 대단위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는 부담도 없다. 매년 안정적인 현금을 벌어들이는 사업이 주를 이루면서 그룹 자회사들도 대부분 풍부한 현금흐름을 자랑하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GS홀딩스의 매력을 하나씩 벗겨보기로 하자. 우선 주식 투자자들이 GS홀딩스에 투자할 때 첫 번째로 생각하는 것은 바로 GS칼텍스의 존재다. 여의도의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GS홀딩스를 사는 것은 GS칼텍스를 사는 것과 같다.”며 “GS칼텍스를 사는 마음으로 GS홀딩스 주식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어떤 존재이기에 ‘GS홀딩스=GS칼텍스’처럼 인식되는 것일까.GS칼텍스는 SK㈜와 함께 국내 정유 업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비상장 기업이어서 기업 가치를 정확히 평가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경쟁 관계이면서 상장돼 있는 SK㈜의 주가나 시가총액을 보면 대략 GS홀딩스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SK㈜는 주당 6만 원 대로 시가총액은 무려 8조 원을 웃돈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GS칼텍스의 자본금이 SK㈜보다 훨씬 적고 주식수도 적은 반면 이익 창출력은 비슷해 주당 가치를 따지면 SK㈜보다 훨씬 높게 형성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자산 가치와 투자자산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만약 상장했을 경우 주가를 추산해보니 주당 34만 원 대로 계산됐다. 연간 매출액 16조2338억 원(2005년 회계연도 기준)에 당기순이익이 7286억 원에 달하는 데다 자산 가치만도 8조 원에 육박해 상장되면 증시의 초우량 고가 주식이 또 하나 탄생하는 셈이다.그런데 GS칼텍스의 경우 증시에 상장할 이유가 없다. 현금이 넘쳐나는 데다 투자비도 충분히 내부 여유자금으로 조달 가능한 상태라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상장한다 하더라도 주주 관리를 위한 비용 부담이 오히려 클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투자자들로선 초우량 블루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주식 투자 고수들은 GS홀딩스 주식을 통해 GS칼텍스를 사고 있다. 이는 GS홀딩스의 가치가 곧 GS칼텍스의 가치나 다름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GS홀딩스의 자산 구성 중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6.7%에 달한다.GS홀딩스의 지분법 평가 대상 투자 유가증권으로 따지면 그 비중은 80.2%에 이른다. GS칼텍스가 없는 GS홀딩스는 무의미한 존재나 다름없을 정도다. 다시 말해 GS홀딩스의 실적이나 배당금 유입에 따른 현금흐름 등은 사실상 GS칼텍스에 의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이는 곧 GS홀딩스의 주가를 예측하려면 GS칼텍스를 분석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면 GS칼텍스의 사업전망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GS칼텍스 실적이 정유업 호황 국면과 석유화학 경기 호조 영향으로 꾸준히 좋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영국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의 경우 중국 긴축 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줄면서 이익이 일시적으로 줄었지만 2006년에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억제 정책에다 미국의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로 석유 정제 마진이 큰 폭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영업 호조는 최소한 2008년까지 지속돼 연간 93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GS칼텍스는 실제 지난 2분기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각각 138.1%, 80.9% 대폭 늘어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이 덕분에 GS홀딩스의 2분기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다른 지주회사들이 자회사들의 실적 악화 탓에 2분기 최악의 실적을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전문가들은 GS칼텍스의 향후 사업전망이 좋은 만큼 GS홀딩스의 기업 가치도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홀딩스는 순수 지주회사로 자체적으로 영위하는 사업이 없다.때문에 영업수익은 자회사들로부터 얻는 지분법이익+임대수익+브랜드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우선 분기별 실적으로 보면 2006년 1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히 좋아지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연간 370억 원 선의 브랜드 로열티가 유입될 예정이다. 이는 당장 현금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GS홀딩스의 현금흐름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강남 GS타워의 임대수익도 지난해 281억 원에서 올해는 340억 원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여기에다 2007년 말 GS칼텍스의 중질유 설비 보강이 완료되면 2008년 이후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이 2007년 대비 38.1% 급증하게 되며, 이에 따라 GS칼텍스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GS홀딩스 영업이익 역시 큰 폭으로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GS칼텍스가 중질유 정제 설비 증설을 계기로 △원가절감 효과 △판매 단가가 높은 등유 경유 판매량 증가 등이 나타나면서 SK㈜와 S-Oil 등과 차별화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실적이 좋으면 배당 재원도 풍부해진다. 당연히 주주들에게 돌아갈 몫도 커지게 된다. GS홀딩스는 이미 배당금 지급 기준에 대해 ‘총현금흐름(Gross Cash Flow)의 최소 50% 지급 원칙’을 내놓고 있다. 투자 여력을 포함한 회사 내 모든 잉여자본의 절반 이상을 주주 배당으로 돌려준다는 얘기다. 보통 다른 상장사들의 경우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의 일정 부분을 배당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때문에 만약 해당 회계연도에 업황이 극도로 부진해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배당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GS홀딩스의 경우 총현금흐름을 배당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설령 적자를 내더라도 기존에 쌓아둔 배당 재원이 있다면 그 중 절반 이상은 배당하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파격적인 배당 정책인 셈이다.GS홀딩스의 사업 구조로 보면 총현금흐름은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임대수익+브랜드 로열티 등으로 구성된다. 앞서 언급했듯 △올해 임대수익 증가 △내년부터 브랜드 로열티 본격 유입 △2008년 이후 GS칼텍스 이익 급증에 따른 배당금 수입 증가 등을 감안하면 GS홀딩스의 배당 재원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GS홀딩스의 주당 배당금은 2006년 1200원(배당성향 28.1%), 2007년 1250원(29.6%), 2008년 1500원(27.0%) 등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일각에서는 주력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중질유 설비 투자로 인한 현금수요 증가로 2006년 이후 GS칼텍스의 배당성향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는 기우(杞憂)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이미 지난 2004년 GS그룹 분리 당시 GS칼텍스의 대주주인 GS와 칼텍스 간에 연간 배당성향을 최소 40% 이상으로 하기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는 것도 GS홀딩스의 또 다른 매력이다. GS칼텍스 외에 GS홈쇼핑 등 자회사들이 영위하는 주요 사업군은 경기 변동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분야다. 최근 국내외 경제가 유가와 금리 등의 변수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GS홀딩스의 상대적인 가치를 높이는 요소가 되고 있다.여기에다 향후 GS홀딩스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만한 재료도 남아 있다. GS리테일 상장 추진이 대표적이다. 과거 LG유통과 LG백화점 등이 합병해 탄생한 GS리테일은 편의점과 슈퍼마켓 백화점 할인점 등 4개 사업부문을 보유하는 국내 중위권 유통업체다. 현재 대주주는 GS홀딩스로 65.8%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동안 GS리테일 기업공개는 2대주주인 LG상사의 지분처리 문제로 미뤄져 왔으나 LG상사가 최근 패션과 상사 부문 분할을 끝냄에 따라 조만간 구체적인 윤곽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