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골프대회 해프닝

해의 절반이 흘렀다. 올 상반기에도 세계 각 골프대회에서 각종 해프닝과 진기록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유의할 것들을 모았다.쪾퓨릭의 ‘양심=1벌타’독특한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은 1월 미국PGA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 1라운드 14번 홀 그린에서 이상한 일을 당했다.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하려고 어드레스하는 순간 볼이 조금 움직인 것. 하와이 특유의 바람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주 미세한 움직임이었기 때문에 동반자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퓨릭은 그러나 규칙에 따라 스스로 1벌타를 부과한 뒤 볼을 리플레이스하고 파 퍼트를 해 성공했다. 퓨릭은 그날 공동 2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양심을 속이지 않은 그 1타 때문에 공동 7위가 되는 것을 감수했다.쪾‘스코어 카드 오기’는 다반사프로들이 실격당하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스코어 카드 ‘오기’(誤記)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정 홀에서 자신이 친 스코어보다 적게 기록할 경우 실격당한다. 로버트 개리거스는 미국PGA투어 혼다클래식 첫날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당했다. 또 김대섭이 메리츠솔모로오픈 최종일 18번홀(파3)에서 트리플 보기를 하고도 더블보기로 적음으로써 스코어 카드 오기로 실격당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스코어 카드에 적힌 숫자는 ‘확인, 또 확인’하는 습관이 제일인 듯하다.쪾프로들도 ‘두 번 치기’DJ 트라한은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 9번홀의 깊은 러프에서 칩샷을 하다가 그만 ‘두 번 치기(이른바 투터치)’를 하고 말았다. 한 스트로크 중에 볼이 클럽 헤드에 두 번 맞은 것. 이 같은 현상은 깊은 러프나 벙커 샷을 할 때, 또는 짧은 퍼트를 할 때 가끔 발생한다. 이 경우 원래 스트로크에 1벌타를 가산해야 한다. 예컨대 파4홀 그린 옆 러프에서 세 번째 샷을 하다가 ‘두 번 치기’가 된 뒤 볼이 그린에 오르면, 네 번째 샷에 온 그린을 한 것이 된다. ‘두 번 치기’를 할 경우 1벌타를 가산한 뒤 다음 샷은 볼이 멈춘 자리에서 하면 된다.쪾친 볼이 나무 위에 멈추기도미국LPGA투어 다케후지클래식에 출전한 박세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2라운드 때 친 볼이 나무 위에 멈춘 것. 박세리는 언플레이어블 볼(1벌타)을 선언한 뒤 다음 샷을 했다. 볼이 나무 위에 멈출 경우(자신의 볼임이 확인됐다는 전제 아래) 나무 위에 올라가서 치거나(무벌타),아니면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할 수 있다.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면 볼이 있던 직하방으로 내려와서 두 클럽 길이 내에 드롭하면 된다.쪾갤러리 맞힌 뒤 200달러 지불필 미켈슨은 미국PGA투어 포드챔피언십 3라운드 10번홀(파5)에서 3번 우드 세컨드 샷이 빗나가 구경하던 갤러리의 시계를 맞혀 파손시켰다. 다른 선수 같으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볼 하나 정도를 주며 무마할 터인데, 미국PGA 투어 프로 가운데 ‘베스트 티퍼(tipper)’로 소문난 미켈슨은 즉석에서 200달러(약 19만원)를 꺼내 갤러리에게 준 뒤 사과했다. 미켈슨은 그 전에도 호텔 웨이터한테 팁으로 700달러(약 66만5000원)의 거금을 줘 화제가 된 적이 있다.쪾톱 랭커도 하루 18타가 왔다 갔다 한다데이비스 러브3세는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65타로 공동 선두였다가 2라운드에서는 83타를 치며 99위를 기록, 6타차로 커트 탈락했다. 하루 새 18타의 차이를 보인 것. 세계 랭킹 24위(12일 현재)의 정상급 골퍼라도 골프가 안 될 땐 이처럼 하루 사이에도 ‘한 홀에서 1타’의 기복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주말 골퍼’들은 인접한 라운드에서 20타 이상의 기복을 보이더라도 하등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 없다. ‘골프가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되 다음 라운드에서 잘 치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