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우리는 씨티은행이 사실상 국유화되는 모습을 지켜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AIG 등 은행과 보험사도 국유화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업체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감당할 수 없는 변동비용과 통제 불가능한 고정비 부담으로 인해, 미국 자동차 업계의 파산은 늦으면 늦을수록 그 피해만 커질 뿐이다.대한민국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환율과 주식, 그리고 부동산 시장이다. 즉, 환율이 다시 안정을 찾으면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찾고 가격회복을 할 것이라 누구나 생각한다. 단, 문제는 시점이다. 내년이 바닥일지 아니면 올 4분기가 바닥일지에 대한 진단은 각자 해석만 다를 뿐이다.그렇다면 문제를 풀어가는 해법은 어렵지만 간단해 보인다. 최근 장세의 가장 핵심적인 키는 결국 환율이다. 물론 환율을 전망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환율을 움직이는 경제주체들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중, 장기적인 환율의 흐름은 읽을 수 있지 않을까.최근 달러는 온갖 악재들을 헤치고 홀로 승승장구 했다. 근래 들어, 급격히 쇠퇴 중인 엔화는 물론 금의 기세마저 누를 태세다. 이는 달러가 미국이라는 국가 통화의 본연의 가치보다 안전자산으로서 더 통용되는 점이 작용했다. 최근 동유럽 금융위기 우려가 고조되면서 달러는 올 들어 유로 대비 10%나 상승했고 엔화 대비로도 7.4%나 급등했다.그러나 달러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나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볼 때 장기적으로 여전히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 강세가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최근 수출을 위해 통화약세를 고수하는 다른 나라들로 인해 오히려 미국 수출이 타격을 입으면서 더 이상 안전한 도피처로서의 달러강세를 스스로도 달가워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미국 정부가 공격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 수단을 강구해 왔기 때문에 인플레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논리에서다.문제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지칠대로 지쳤다는 것이다. 미국을 제외한 대륙별 카르텔도 개별 국가들도, 한 국가의 기업과 개인 소비 주체들의 경제 피로도도 극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번 환율의 3차 상승에 몇몇 국가와 기업은 결국 백기를 들고 말 것이다. 이로 인해 모든 경제주체들의 공포심은 더욱 극에 달하게 될 것이다.하지만, 필자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입춘’이 오는 자연의 섭리가 지금의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항상 진정한 공포는 모두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질 때 다시 한번 바닥을 깨고 더 하락할 경우다. 이때 공포심은 극에 달한다. 이번에도 이러한 경제 사이클이 무려 2번이나 우리에게 다가왔다. 즉, ‘다운사이클-랜덤워킹’에 의한 공포심 극대화 현상이다.필자가 이를 언급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의 입장에서 더 이상의 달러강세는 모든 주변 국가들의 경제시스템 붕괴를 불러 올 것이고, 미국의 경제에도 큰 침체를 불러오는 부메랑 현상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도 자국민의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어내며 뼈를 깎는 산업과 금융의 구조조정을 시작한 것이다.분명, 우리는 기억한다. 10년 전 끝을 모르고 치닫던 경기침체의 끝에는 계층 간, 국가 간 부의 변동이 있었다. 이는 타이밍의 싸움이었다. 공포감이 극대화 될 때, 이제는 호주머니의 지갑을 조금씩 열 준비를 하자. 이번 3차 경기하향 사이클이 경기회복의 ‘입춘’을 부르는 시그널이 아닐까.루티즈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