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3

작비만 2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 배우 톰 크루즈와 최고의 스태프들이 만들어 낸 극한의 상황, 멋진 액션, 놀라운 스턴트 연기. 그리고 로마, 뉴욕, 파리, 상하이를 잇는 세계적인 로케이션을 통한 볼거리가 쏠쏠한 영화다.‘임파서블 미션 포스(Impossible Mission Force: IMF)’의 최정예 비밀 요원인 이단 헌트(톰 크루즈 분)는 실전 업무에서 물러나 요원 훈련에 전념하며 사랑하는 여인 줄리아(미셸 모나한 분)와 결혼한다.한편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무기 암거래상인 오웬 데비언(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분)을 바티칸에서 어렵사리 체포해 IMF 본부로 오던 중, 헬기와 전투기까지 가세한 악당들의 ‘오웬 구출’ 공격으로 오웬은 유유히 헬기를 타고 사라지고 만다.탈출 직후 잔혹한 오웬은 IMF에 빼앗긴 극비 무기를 되찾기 위해 줄리아를 납치하고 48시간 안에 무기를 가져다주지 않으면 이단의 눈앞에서 줄리아를 처참하게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한다.줄리아를 찾아 떠나려는 순간, 이단은 IMF 본부의 브래슬 국장(로렌스 피시번 분)의 오해 속에 체포돼 구금되고 만다. 그러나 작전 팀장인 존 머스그레이브(빌리 크루덥 분)는 이단에게 줄리아가 잡혀 있는 중국 상하이의 주소를 알려주며 이단의 탈출을 도와준다. 마침내 상하이에 도착한 이단. 이곳엔 벌써 이단을 도와주도록 존이 비밀리에 파견한 역전의 베테랑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존의 호의에 내심 고마워하는 이단. 그러나 존이야말로 오웬과 비밀리에 손잡은 조직의 배신자이자 이 모든 사건의 배후자였다. 이런 사실을 알 리 없는 이단. 존을 은인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며, 존의 지시에 따라 목숨을 건 작전을 수행해 간다.몇 해 전 전문 화투 도박꾼을 지칭하는 속어인 ‘타짜’란 제목의 영화가 극장가에서 흥행 몰이를 한 적이 있다. 멀쩡히 두 눈 부릅뜨고 있는 상대를, 그것도 나름 도박에 일견 조예가 있다는 도박꾼들을 패 한번 제대로 잡아 보지도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판돈을 다 날리게 만드는 그 신기에 가까운 손기술을 보며 그저 감탄사만 연발할 뿐이었다.그러나 아무리 손재주가 좋은 타짜라도 상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타짜 못지않게 중요한 사람이 바로 타짜의 제물, 즉 거액의 판돈을 싸 짊어지고 화투판에 마주 앉아 돈을 잃어 줄 ‘호구’를 물어 오는 ‘설계사’가 없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즉, 설계사가 돈이 많은 호구들을 얼마나 많이 물어 오냐가 관건인 것이다.‘타짜’란 영화가 워낙 흥행에 성공한데다, 최근 들어 카지노다 경마다 해서 각종 도박 산업에 의한 폐해가 급증하는 시류와 맞물려 모 방송사는 아예 전직 ‘타짜’를 취재해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필자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그때 전직 타짜가 들려주는 ‘설계사’의 영업 방식에 내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얘기인 즉, 수십억 원씩 갖다 바칠 호구를 데려오기 위해선 몇 달은 기본이고 경우에 따라선 3~5년 정도 세심한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확실하게 상대로부터 호감(Favoritism)과 신뢰(Credibility)를 다져 놓지 않고선 아예 상대에게 화투판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도박판에 끌어들이지도 않는다는 그 치밀한 프로 정신에 혀를 내둘렀다.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고 싶은가. 상대에게 제대로 된 기만술을 구사하고 싶다면 상대의 호감과 신뢰, 즉 마음을 빼앗을 수 있도록 공부터 들여야 하지 않을까.오웬이 정한 48시간을 고작 두 시간 남겨 놓은 채, 상하이 모처에서 침투 작전을 협의하는 이단과 동료들. 그러나 물샐 틈 없는 철저한 경비와 보안 시스템으로 인해 이제까지의 방법으로는 침투도, 탈출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이때 저 멀리 창밖에 비친 세 개의 마천루를 지켜보던 이단. 결국 수백m 높이의 옆 건물 옥상에서 50m나 떨어진 목표 건물 옥상으로 타잔처럼 외줄에 의지한 채 몸을 날리기로 한다. 자칫하다가는 추락사할 수도 있는 무모하기 그지없는 그의 선택이었다.상대가 가진 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상대의 파워가 크면 클수록, 상대의 명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상대의 방어벽이 두터우면 두터울수록, 당신이 협상에서 이길 확률은 줄어든다.아니, 상대의 압도적인 기세에 눌려 협상은 무슨 협상…. 상대의 선처만을 애걸하며 아예 처음부터 숙이고 들어가는 게 상책이라고 지레 협상을 포기하고 마는 경우도 다반사다. 약소국과 강대국 간의 외교 협상에서, 그리고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비즈니스 협상에서 이러한 상황은 빈번하고 그리고 암묵적으로 발생한다.그만큼 벅찬 상대를 대상으로 한 협상이 결코 녹록하지 않으며 차라리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위험 회피(Risk-averse)의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이러한 양자 간의 확연한 힘의 불균형(Power Unbalance),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된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협상 관행(Unequal and unfair negotiation practice)은 시간이 흘러가면 갈수록 사실화 되고 고착화돼 종국에는 약소국이나 중소기업의 협상 의지 자체마저 고사시키고 만다. 역으로 강대국과 대기업은 차츰 이러한 관행에 젖게 되고, 점차 상대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Over-confidence)과 무사 안일함에 빠지는 누를 끼치게 된다.약자는 강자의 허점인 방심을 결코 놓쳐선 안 된다.상대의 허를 찌르는 뜻밖의(Unexpected) 시간에, 전혀 예기치 못한(Unforeseen) 장소에서, 상상조차 하지 못한(Unthinkable) 전술로 상대를 유린하라.그러기 위해선 첫 번째, 상황과 상대를 꼼꼼히 분석하라(Analyze).두 번째, 상대의 대응을 다각적으로 예측하라(Forecast).세 번째, 치밀한 협상 시나리오를 준비하라(Prepare).마지막으로 확실하게 시행하라(Act).구태의연하고 뻔한 협상 전략은 아예 잊어버려라. 매 상황과 상대에 따른 창의적인 협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한 협상가라고 할 수 있다.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를 흔히, 모순(矛盾)이라고 한다. 즉, 어떤 갑옷과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세상 그 무엇도 뚫을 수 없다는 방패는 병존(竝存)할 수 없다는 논리적 결함을 이른 유명한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협상가라면 이 모순이란 말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상대의 그 어떤 방어 논리와 협상 전략도 한 번에 제압할 수 있는 필승의 공격적인 협상 역량(Offensive Negotiation Competency). 그리고 상대의 그 어떠한 설득 논리와 갖가지 압박도 지혜롭고 효과적으로 막아 내는 난공불락의 방어적 협상 역량(Defensive Negotiation Competency). 최고의 협상가는 오늘도 모순을 꿈꾼다.위스콘신 매디슨 MBA졸전경련 국제경영원 글로벌협상 주임교수역서: 협상의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