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MAN W

계적인 초대형 세단과의 경쟁을 위해 쌍용차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체어맨W의 첫인상은 근육질 람보보다는 날렵한 이소룡과 같은 느낌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대형 세단은 내실보다는 외형에 매달렸다는 측면에서 볼 때 체어맨W야말로 세계 대형 세단의 트렌드를 제대로 인식하고 개발됐다고 할 수 있다.이 차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리무진 모델에 풀 옵션을 적용할 경우 국내 최초로 1억 원이 넘을 뿐만 아니라 벤츠 S클래스에 장착되는 V8 ‘XGi5000엔진’이 달려 있어 최대 306마력의 엄청난 힘을 경험할 수 있다. 8기통 5000cc급 엔진이 장착된 것 역시 체어맨W가 처음이다. 7단 자동변속기가 설치돼 있어 기어 변환 시 소음이 적다는 점도 눈에 띈다. 후진할 때는 2단 변속도 가능하다.외형은 메르세데스벤츠의 패밀리룩 그릴과 흡사하다. 앞에 트라이앵글 스타만 달려 있고 그릴의 경사도만 낮으면 영락없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다. 최고 사양을 지향하는 만큼 기본 사양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과 3세대 와이드 스캐닝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 타이어 공기압 자동 감지 시스템, 전자동 파킹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특히 노면 상황과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스포트, 컴포트, 오토메이션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점과 차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또 내비게이션과 후진 시 차량 뒷부분을 비춰 주는 리어 뷰 카메라의 해상도가 동급 수입 자동차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도 수요자에게 크게 어필할 것 같다. 오디오 시스템도 메르세데스벤츠에 장착되는 하만 카돈 시스템이 적용됐다. 스피커만 17개로, 이 정도면 ‘움직이는 클래식 공연장’이라고 할만하다.7단 변속기가 달려 있기 때문에 정숙도는 최상급이다. 기어 변환 직전의 RPM 소음에서 중후함이 느껴진다. 8기통이기 때문에 기어 변속도 원활하다. 주행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자유로를 달리는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8초가량 됐다. 다만 곡선 주로에서는 다소 몸이 쏠리는 느낌이다.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체어맨W는 내부 시스템 모두가 최상급이다. 다만 이들 시스템이 상호 조화를 이뤘는지를 묻는다면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센터페시아와 대시보드를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투톤으로 설계했지만 심하게 말하면 촌스럽게 느껴진다.이 차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수입차에 이 정도의 사양을 적용하면 1억6000만~7000만 원은 훌쩍 뛰어넘겠지만 이 차는 최대 1억 원 수준이다. 남의 이목 때문에 수입차를 타기에 부담스러운 최고경영자(CEO)들이 체어맨W에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