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뉴욕타임스(NYT)는 유리와 강철, 수풀로 이뤄진 한국의 조그만 도시 송도가 동북아의 허브를 꿈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새롭게 창조되는 아시아 허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뉴욕타임스는 “베니스의 운하, 뉴욕의 센트럴파크, 파리의 가로수로, 마라케시(모로코)의 쇼핑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같은 곳을 상상해 보라. 세계 수준의 병원과 회의 시설, 학교, 지속 가능한 디자인 등이 갖춰진 곳에서 아마도 당신은 심 시티(도시 개발) 비디오 게임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라고 송도의 변화에 놀라움을 표시했다.동북아 시대를 맞아 인천이 핵심 주거지로 급부상 중이다. 최근 3~4년 사이 변모하는 인천의 발전상은 비약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릴 정도로 눈부시다. 수도 서울의 변두리에 불과했던 공업도시 인천은 이미 옛날이야기가 돼 버린 지 오래다. 그만큼 인천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엄청나다는 뜻이다. 투자 메리트도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이는 통계 수치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건설교통부 통계를 보면 작년 11월 말 현재 인천은 연초 대비 51.8%나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기도가 21.3%, 11.0%씩 감소한 것과 큰 대비를 이룬다. 토지 거래도 활발해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인천시는 연초보다 토지 거래가 6.6%나 늘어나 같은 기간 서울(마이너스 0.1%), 경기(1.5%)와 대조를 이뤘다. 집값 상승세도 두드러져 국민은행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12월 말 현재 인천시는 연초보다 11.8% 매매값이 뛴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서울(0.1%)과 경기(0.0%)의 집값이 전반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비교된다.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인천을 주목해야 할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인천에는 대규모 개발 호재가 예정돼 있다. 그중에서도 송도신도시 개발은 인천 개발의 화룡점정과 같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신도시는 현재 세계적인 부동산 개발 업체인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개발이 완료될 시점이면 한국을 넘어 동북아의 주요 도시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송도의 가장 큰 매력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다는 지리적인 이점에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세제, 기본 인프라 등 해외 자본 유치 환경 조성에 얼마나 노력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겠지만 3시간 이내의 비행 거리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살고 있다는 지리적인 특성만큼은 분명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스카이랜 피터 왈리크노스키 대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에는 외국계 병원, 외국인 학교가 들어서게 된다. 송도국제학교는 6만9000㎡ 규모로, 유치원 및 초·중·고교 교육과정이 갖춰지며 올 9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밀턴아카데미와 제휴해 영어 수업을 진행하며 개교 후 5년까지는 내국인을 30% 선발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송도에 인천 1호선을 연장, 지역 내 6개의 지하철 정거장을 신설하며 인천국제공항과 송도를 연결하는 인천대교는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게일인터내셔널 스탠 게일 회장은 “송도는 현대적 삶을 누리고자 하는 아시아와 국제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작년 12월 26일 아파트 청약 접수 마감 결과 포스코 송도 더샵 하버뷰는 793 가구 분양에 2만6940명이 청약을 신청해 3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같은 기간 진행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II도 608가구 분양에 무려 9081명이 청약을 신청, 14.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69가구를 모집한 하버뷰 115㎡형의 경우 1만888명이 몰려 157.8 대 1의 청약 열기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11일에 있은 송도신도시 내 주상복합 송도 힐스테이트는 청약 경쟁률이 평균 9.1 대 1을 기록했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비단 송도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같은 날 있은 청라지구 중흥S클래스도 평균 3.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최근 위축된 청약 시장에서 중견 건설 업체가 상당히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지난해 분양된 한화건설의 논현 에코메트로와 현대건설의 논현 힐스테이스, GS건설의 영종 자이, 금호건설의 영종 어울림 등은 모두 100% 분양을 완료했다.서구 경서, 원창, 연희동 일대 1775만㎡의 택지를 개발하는 청라지구도 유망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택지를 개발하는 한국토지공사는 이곳을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만들기 위해 호텔, 문화 시설, 병원 등을 대규모로 지을 계획이며 지상 77층 2개 동으로 이뤄진 세계무역센터를 지을 청사진을 마련했다. 현재 리먼브러더스, 크레디트 스위스 등의 금융사와 노벨자선신탁재단, 풀브라이트센터 등 공익재단이 입주를 준비 중이다.영종지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1911만㎡ 규모로 인천공항과 연계된 공항 신도시 개념으로 개발된다. 정부는 이곳을 용유·무의 관광단지와 함께 복합 레저 단지로 개발함과 동시에 동북아 항공 물류 허브로 육성할 구상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비즈니스센터와 컨벤션센터 등의 업무 시설이 조성된다.관광도시로의 변신을 위해 인천시는 내년까지 크루즈 정기선 취항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모항을 유치하기로 했다.기존 시가지 정비도 한창 진행 중이다. 인천시는 2009년 세계도시엑스포와 2014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대대적인 도심 재개발이 예고된 상태여서 장기적인 전망을 밝게 한다. 인천시는 구시가지와 시 외곽에 조성된 신시가지의 격차 해소를 위해 2010년까지 내항 거점, 경인고속도로축, 경인전철축 등 3대 거점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사업과 지구정비 사업 등 도시환경정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제3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 등도 인천과 서울 간의 지역 격차를 좁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는 남동공단 내 대규모 공장 부지가 아파트 부지로 재개발되는 것과 김포 신도시와 인접한 서구 토지구획정리지구 내 아파트 단지 등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경인운하 개발 여부도 초미의 관심거리다.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경인운하는 서울 행주대교에서 인천을 거쳐 서해까지 연결되는 운하로 길이 18km, 폭 80m, 수심 6.3m 규모로 설계됐다. 1995년 정부가 민자 유치 대상 사업으로 선정해 본격적인 개발에 나섰지만 경제성 저하와 수질 오염 등을 우려한 환경 단체들의 반대에 부닥쳐 수년째 사업이 표류해 왔다. 하지만 새 정부가 한반도 대운하를 핵심 과제로 결정하면서 사업 재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단 건교부가 경인운하를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지정하고 올 하반기에 다시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만큼 주변 지역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진행된 개발 흐름이 인천, 김포 등 서남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현재로선 올바른 투자법”이라고 설명했다.송창섭 기자 realsong@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