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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혼자서도 배움을 터득할 수 있는 시스템, 스타트업이 만든다 [배움의 씨앗을 심다]

    [한경잡앤조이=에누마 김은파 님]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봄. 사무실에서는 태블릿PC 수백 대가 전국 각지 어린이들을 만나러 갈 준비를 막 마친 참이다. 가정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배포되는 이 태블릿에는 한글과 수학 학습 앱이 탑재되어 있어 태블릿 하나만 있어도 어린이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정성 들여 만든 앱이 어린이들을 만나는 광경은 언제 봐도 설레고 기쁘지만, 지금 이 만남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은 평소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이 태블릿이 향하는 곳은 좋은 학습 도구를 누구보다 필요로 하는 어린이들이기 때문이다.우리 사회에는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을 받지 못해 기초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가 생각보다 많다. 양육자가 경제적 여건 때문에 아이의 학습을 돌보기 힘든 경우도 있고, 이주 배경의 양육자가 언어 장벽 때문에 아이에게 한글로 된 책을 읽어 주거나 읽기 학습을 돕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산간벽지에 살고 있어 집 외의 장소에서 학습 지원을 받기 힘든 아이들도 있다. 나이로는 6~8세, 글자에 관심을 보이거나 읽기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의 어린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초등 2, 3학년이어도 아직 읽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참여 대상이 된다. 목표는, 어른이 옆에 붙어서 도움을 주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어린이가 스스로 앱을 사용하며 읽기와 수학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어른의 개입 없이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디자인된 학습 앱은 이런 환경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책 읽기를 생각해 보자. 세상에는 좋은 책이 수없이 많지만 책을 고르고 읽어 줄 사람이 없는 환경이라면 어린이가 이런 책을 만나 읽기의 재미를 느끼

    2022.04.14 09:59:01

    아이 혼자서도 배움을 터득할 수 있는 시스템, 스타트업이 만든다 [배움의 씨앗을 심다]
  • “날 누나라 부르던 너, 잘 지내니?”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

    [한경잡앤조이=유복치] “지금 신도림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타는 곳 안쪽으로 한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지하철을 다섯 번이나 그냥 보낼 동안 녀석은 아무 말도 없었다. 앙다문 입술이 열릴락 말랑하다 이내 굳게 닫혔다. 갈 길 잃은 시선이 바닥에 꽂혔다. 하필이면 흰 바지를 입은 날이었다. 정강이 쪽에 떨어진 쌈장 자국이 도드라졌다. 여섯 번째 지하철이 막 선로로 들어올 때 녀석이 입을 뗐다. “누나, 근데 우리는 때를 놓친 것 같아요. 누나도 알고 있죠?녀석을 만난 건 어느 학원에서였다. 서술형 답안지를 작성하고 다 같이 돌려보는 수업이었다. 어느날은 답안지를 쓰는데 앞자리에 자꾸만 눈이 갔다. 누군가 검은색 유광 단화에 새하얀 양말을 신고 왔는데, 발모가지가 댕강 드러나는 바지를 입었다. 고개를 들어 신발 주인을 봤는데, 그 녀석이었다. 새끼손가락 치켜 올린 채 옆머리를 귀에 꽂는 모습이 고독한 히피 예술가스러웠다. 답안지는 그 녀석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다. 글의 행간에는 한 사람이 살아온 궤적과 가치관과 취향이 오롯이 녹아들어 있어 섣불리 가타부타를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그 녀석의 것은 누가 봐도 무릎을 탁 칠 만큼 돋보이는 구석이 있었다. 나는 강의실 뒷자리에서 매주 한 칸씩 옮겨왔다. 그 녀석 등에 자석이라도 있는 것처럼 바로 뒷자리까지 이끌려 온 날, 그가 뒤를 돌아봤다. “누나, 오늘 답안지 좋던데요. 오늘 뒤풀이 갈 거죠?”그 녀석과 친해질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던 나였다. 당연히 참석이었다. 하지만 그날따라 취기가 빠르게 올랐고, 친해질 겨를도 없이 뒤풀이장을 몰래 빠져나와야 했다. 갈 지(之)자를 그리며

    2022.04.12 09:16:26

    “날 누나라 부르던 너, 잘 지내니?”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
  • "'오지라퍼'이신가요? 그럼 스타트업과 잘 맞으시겠군요" [어쩌다 워킹맘]

    [한경잡앤조이=박소현 블랭크코퍼레이션 PRO] 학창시절 나를 관통했던 콤플렉스 하나는 내가 너무 ‘호구’같다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관심과 ‘정의감’이 있는 사람인데다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이었기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일은 기꺼이 발벗고 나서는 반면 신세지는 것은 극도로 싫어해 정작 필요할 때 내가 부탁하는 건 꺼리곤 했다. 수업을 늘 빼먹고 놀러 다니던 얌체 같은 친구가 시험직전 노트 필기를 빌려 달라고 할 때도 흔쾌했고,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팀플에 한번을 참가하지 않던 몇몇 팀원이 막판에 등판해 딱 ‘자기 몫’의 역할만 해도 ‘그래, 뭐 내가 저들보다 훨씬 배운 것이 많겠지’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러나 정작 내가 양해를 구할 일이 생길 때 칼같이 거절하거나, 도움이나 아량에 대해 전혀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여러 사람들을 겪으며 상처를 받은 적도 많았다.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협업이나 어떤 의사결정에 있어 내가 일을 편하게 하기 위함이나 계산기를 두드려 내게 득이 되기 위한 결정은 사실 거의 없었다. 오히려 나의 성과와는 전혀 무관한 협업 요청에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돕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어떤 판단 전에 ‘잘할 것 같다’거나 ‘할 사람이 없다’는 이유로 이미 온갖 업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막상 그 일을 하며 역시나 내가 바보 같다고 생각하거나 내 일에 다른 일까지 더해져 나만 일에 파묻힌 느낌이 들 때 솔직히 후회한 적도 있지만 동료애와 회사에 대한 애정은 내가 회사생활을 버티는 원동력이었다.  세상이 변했다. 이제 미래의

    2022.04.06 09:08:27

    "'오지라퍼'이신가요? 그럼 스타트업과 잘 맞으시겠군요" [어쩌다 워킹맘]
  • 요즘 뜨는 게임·메타버스에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 직업엔 잉여인력이 없다) [강홍민의 굿잡]

    하나의 게임이 기획 단계부터 출시에 이르기까지에는 시간과 돈, 수많은 전문가들의 노력이 담겨져야 가능하다. 전세계 약 2천만 명의 유저들, 동시 접속자 수 130만 명이라는 숫자로 MMORPG 게임 중 글로벌 1위를 기록한 ‘로스트아크(LOSTARK)’ 역시 그 중 하나다. 7년 간 1,000억 원이 투입된 이 게임에는 개발자를 비롯한 다양한 전문가들의 열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그 중 ‘3D 모델러’는 로스트아크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 현실 속 있을 법만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로스트아크 캐릭터를 3D 모델링한 강석민 스마일게이트 파트장(3D 모델러·37)역시 그 중심에 있다. 최근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플랫폼이 떠오르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3D 모델러’, 강석민 파트장을 통해 들어봤다. 몇 년 전부터 국내 게임사에서 제작한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분들이야 잘 아시겠지만 안하는 분들도 많을 테니, 어느 정도로 인기입니까.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국내 게임은 아주 많습니다. 그 중 스마일게이트에서 7년 동안 10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로스트아크’는 MMORPG 게임 중 글로벌 1위입니다. 전세계 2천만 명의 유저가 있고, 동시 접속자 수만 해도 130만 명이 넘으니까요.” 게임이 인기를 얻으면서 동시에 게임 캐릭터 팬덤이 생길 정도라고 들었어요. “게임분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캐릭터와 동일시하는 유저들이 많아요. 팬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전광판 광고를 할 정도로 좋아해 주시고, 열정이 넘치죠. 웬만한 아이돌 팬덤 부럽지 않습니다.(웃음)”그런 팬덤이 캐릭터를 좋아해서

    2022.04.05 10:00:16

    요즘 뜨는 게임·메타버스에 없어서는 안 될 직업(#이 직업엔 잉여인력이 없다) [강홍민의 굿잡]
  • 걷지 못한 그녀는 왜 자국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왔을까 [이제는 K-의료 시대]

    [한경잡앤조이=조아라 하이메디 매니저] 저 멀리 타국에서 혼자 생활을 하던 중 하루아침에 갑자기 걸을 수 없게 되는 일은 상상조차 하기 싫다. 그런데 지난 1월, 일본에 거주 중인 루마니아 국적의 환자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하이메디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미국, 독일과 함께 의료 선진국으로 손꼽히는 일본에서 어떤 이유로 우리의 도움이 필요했던 걸까.이 환자는 갑자기 심한 무릎 통증과 함께 무릎 관절이 과하게 뒤로 꺾이는 증상으로 걸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병원의 검사 결과, 어린 시절 무릎에 발생한 골육종으로 인해 받은 인공관절 수술 부위의 부품이 파손됐고 무릎 주변에 심한 염증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골육종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의사의 소견은 그녀에게 청천벽력이나 다름없었다. 당장 골육종의 재발 여부 확인과 함께 손상된 인공관절을 교체하는 수술이 필요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일본에는 환자에게 맞는 부품을 수급할 수 없어 주치의로부터 한국에서 수술을 권유 받았다.하지만 혼자서는 걸을 수조차 없는 그녀가 아무런 연고도 없는 한국에 와서 치료받는 것이 어디 말처럼 쉬운가. 다행히 근무 중인 회사에서 한국인 동료를 찾을 수 있었고, 그 동료가 직접 인터넷으로 외국인 환자를 위해 교통과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메디를 찾아 그녀에게 추천해 준 것이었다. 우리는 그녀에게 메일을 받은 이후 당장 수술이 시급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병원에 의뢰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수술 불가능했던 케이스답게 한국 병원에서도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서울과 경기도

    2022.04.01 08:49:54

    걷지 못한 그녀는 왜 자국 일본이 아닌 한국으로 왔을까 [이제는 K-의료 시대]
  • 내가 스타트업에서 교육앱을 만드는 이유 [배움의 씨앗을 심다]

    [한경잡앤조이=에누마 김은파 님] 지금까지 살면서 들었던 여러 수업 중에 가장 좋았던 것 하나를 꼽자면 대학에서 들었던 라틴어 강의다. 고전 라틴어는 생소한 데다 문법도 복잡하고 어려웠지만, 암호문을 해독하듯 문자에 담긴 의미에 조금씩 다가가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수업에서 배운 라틴어 속담이나 경구 하나에 교양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 수업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은 결정적인 이유는, 한 학기의 수업 동안 어려움을 느껴서 흥미가 사그러들 만한 시기마다 교수님이 마치 학생들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 격려하고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었다. 복잡한 문법을 한 번에 제시하고 알아서 외우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단계별로 배우도록 하고, 그럼에도 여전히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는 식이었다. 덕분에 학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는 일 없이, 조금씩 실력을 키워 가며 라틴어라는 새로운 세계를 즐겁게 탐험할 수 있었다.다들 이런 경험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운동이든 수학이든, 배우는 사람으로서 맞닥뜨린 어려움을 좀 더 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도움을 받은 경험 말이다. 울퉁불퉁하고 가팔랐을 ‘학습의 길’이 그런 도움으로 인해 완만하고 걷기 좋아져 적은 힘으로도 잘 배울 수 있고 다른 것을 더 배울 마음이 나기도 하는 선순환으로 들어선 경우 말이다. 나에게 어린이들을 위한 학습 앱을 만드는 일이란, 그렇게 ‘좀 더 배울 마음’이 나도록 정성 들여 학습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이다.어떻게 하면 배울 마음이 생겨날까. 어른이라면 배우는 과정이 좀 지루해도 자신의 목적을 생각하며 학습을 지

    2022.03.28 09:12:52

    내가 스타트업에서 교육앱을 만드는 이유 [배움의 씨앗을 심다]
  • ‘코로나 시대 소개팅’, 셋, 둘, 하나 마스크를 벗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난다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

    [한경잡앤조이=유복치] 막판 오르막길을 질주하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랐다. 마스크 안은 이미 습기로 가득 찼다. 약속 시간 1분 전, 아슬아슬하게 식당 앞에 도착했다. 바로 문 손잡이를 잡으려다 잠시 멈칫했다. 예전 같으면 별 생각 없이 덥석 잡았겠지만, 지금이 어느 시절인가. 역병이 창궐하는 때다. 사람들 손이 가장 많이 탄 것처럼 보이는 반들반들한 윗부분 대신 가장 손이 덜 닿았을 것만 같은 아래쪽을 주먹으로 밀고 식당에 들어섰다. 누가 봐도 이곳은 소개팅 성지. 꽃병과 식전 빵, 파스타가 놓인 테이블에 청춘 남녀가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다. 내가 이곳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다. 바로 소개팅. 솔로 탈출을 위한 근 1년 만의 발걸음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모습을 알지 못한 상태로 한 공간에서 만나기로 했다. 으레 주선자가 서로의 사진을 전달하고 소개팅 성사 여부를 알려주곤 하지만, 이번에는 기본 신상 정도만 알고 만남을 수락했다. 주선자에 대한 믿음도 있었지만, 코로나19가 막 확산하던 시기라 영업 제한이 생기고, 사람 간의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만남 자체가 귀했던 탓도 있다. 함께 모여 있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일명 ‘자만추’는 빠르게 멸종 위기에 처했다. 이럴 때 ‘사진을 요청한 후 소개팅 가부를 결정한다?’는 거의 지리산 주막에서 트러플 오일 관자 파스타를 주문하는 격이다. 시대와 처한 상황에 맞지 않는 일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서로의 얼굴을 모르는 블라인드 소개팅은 어쩐지 낭만적이기까지 했다. 소개팅 상대와 나는 그 흔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조차 없었다. 카카오톡에서 서로 주고받은

    2022.03.23 09:24:17

    ‘코로나 시대 소개팅’, 셋, 둘, 하나 마스크를 벗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난다 [유복치의 솔로탈출 연대기]
  • 인공지능(AI)이 발전해도 범접할 수 없는 직업 [강홍민의 굿잡]

    ‘비워야 비로소 소중한 것이 보인다’는 말은 인생을 살면서 한번쯤 곱씹을만한 문구다. 늘 어떻게 비워낼지를 고민하지만 고민에서 끝나는 현대인들이 대부분이다. 버리고 비우는 것마저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해진 세상, 새로운 직업들이 주목받는다. ‘정리정돈전문가’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버리지 못한 물건들을 정리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직업인 ‘정리정돈전문가’는 최근 유망직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새로운 대체기술이 범접할 수 없는 이 직업에 대해 박소현 오늘의집정리 대표(42)를 만나 들어봤다.‘정리정돈 전문가’로서, ‘정리’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습니까. “정리의 기본은 비우기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해야할 것이 내 마음 속 미련을 버리는 거죠. 더 이상 설레지 않는 물건들, 몇 개월 동안 한 번도 쓰지 않은 물건들, 어디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물건들은 굳이 전문가의 손에 맡기지 않더라도 스스로 버릴 수 있어야겠죠. 잘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해요. △꺼내기(정리가 필요한 공간의 물건을 꺼내고) △나누기(비슷한 물건끼리 나누며) △줄이기(쓰지 않거나 필요 없는 물건은 버리기) △넣기(장소와 위치를 정해 수납)로 해보시면 됩니다.” 정리정돈전문가,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쉽게 말씀드리면, 공간과 물건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새 생명을 부여하는 직업입니다. 보통 집 안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수납의 문제점을 진단해 새롭게 디자인하는 일이죠. 물건을 쌓아두고 생활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버려야 하는데···’라는 생각

    2022.03.22 10:46:54

    인공지능(AI)이 발전해도 범접할 수 없는 직업 [강홍민의 굿잡]
  • #첫 출근 #2개월 간의 사회생활 #이제는 대학생 [열아홉, 떡잎부터 남다른 나는 ‘보리’]

    [한경잡앤조이=레드브릭 이치우 인턴사원] 두 달 간의 레드브릭 인턴 생활을 마치고 대학 새내기가 됐다. 방학이 사라진 기분이었지만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 사회구성원으로서 매일 출근하고, 회사 동료들과 회의하고, 내 힘으로 돈을 번다는 자체가 즐거웠다. 더욱이 게임 개발과 관련된 학과에 진학하는 나에겐 더없이 뜻 깊은 2개월이었다.첫 출근날이 떠오른다. 그날은 뻘쭘 했던 기억이 가장 또렷하다. 첫날 회사에 도착해 자리를 배정 받고 앉았는데 낯선 사람들 뿐이었다. 새 학기 때랑 다른 점은 책상 간격이 넓어서 말 걸기도 어렵고 다들 분주한 가운데 할일 없이 멀뚱멀뚱 있어야 했다. 점심시간에도 코로나19 때문에 포장 음식을 같이 먹는데 명절날 친척 어른들과 식사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콘텐츠 기획 파트다 보니 회사에서 내려온 지시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었다. 음식 고를 때 ‘아무거나’가 제일 어렵다고들 하던데... 그 덕에 학생 인턴이자 막내인 내 의견이 적용되는 기쁨도 있었다. 거기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어떠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단 한번도 무산되지 않고 많은 수정사항과 디벨롭을 통해 결과로 만들어졌다. 친구와 둘이서 콘텐츠를 기획할 때는 아이디어로만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회사는 각자 할 일을 분배해주고 문서로 정리해 나가며 아이디어를 진화해 나갔다. 처음엔 문서 작업이 낯설었지만 얼마나 중요한 과정인지를 배우게 됐다. 레드브릭 인턴 ‘bori’가 아닌 22학번 신입생이 된지 일주일이 됐다. 아직 대부분의 강의가 오리엔테이션만 진행 한데다 비대면으로 듣고 있어서 실감이 나지 않지만 대학생이

    2022.03.22 09:45:03

    #첫 출근 #2개월 간의 사회생활 #이제는 대학생 [열아홉, 떡잎부터 남다른 나는 ‘보리’]
  •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 한국병원 찾은 외국인 환자들의 웃픈 순간들 [이제는 K-의료 시대]

    [한경잡앤조이=조아라 하이메디 매니저] 한국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들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웃지 못할 해프닝이 생기기도 한다. 상담 중 갑자기 의료진에게 셀카를 요청하거나 간호사를 ‘Sister’로 부르는 등 문화적 차이로 생기는 웃픈 현상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 의료진은 모두 내 친구아랍권 남성 환자분들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언제 어디서나 금방 적응을 하는 편이다. 그들의 친화력은 한국 의료진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어느 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회사로 연락이 왔다. 환자가 담당 간호사를 “Sister”라고 부르며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대했는데, 아무래도 환자의 지나친 친화력이 부담스러웠나 보다. 담당 간호사 선생님께는 아랍 문화에 대한 설명과 양해를 구했고, 환자에게도 한국의 병실 분위기 전반을 이야기하며 조심해 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한 번은 아랍 환자에게 병원 진료 예약을 위해 현지에서 받은 검사 자료를 요청했는데, 파일을 열어 보니 활짝 웃고 있는 본인의 셀카와 함께 친구들과 찍은 사진들이 있었다. 환자에게 자료를 잘못 보낸 것 같다고 말하니 “이 사진들처럼 여전히 건강해요”라며 의료진에게 본인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천진난만한 아랍 환자들을 만날 때면 조용했던 사무실이 즐거워진다.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원격진료몽골에서 뇌종양으로 한국치료를 고민 중인 70대 할아버지의 원격진료를 진행하게 됐다. 환자가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아들과 통역사가 합심해 환자인 아버지에게 큰소리로 설명해야 했는데, 문제는 환자가 의료진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현재 증상을 묻는 간단한 질문에도 20살

    2022.03.21 09:27:13

    ‘어서와~한국은 처음이지’ 한국병원 찾은 외국인 환자들의 웃픈 순간들 [이제는 K-의료 시대]
  • “‘부산시-진흥원’ 완벽 케미로 창업기업 양성소 만들 겁니다” 스타트업 키워내는 부산디자인진흥원 이현규, 전혜림 씨

    [한경잡앤조이=강홍민 기자] 부산디자인진흥원은 부산을 비롯해 경남, 울산 등 이른바 ‘부·울·경’의 창업 사관학교로 불린다. 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창업지원사업을 소화해내면서 창업기업 육성의 노하우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부산디자인진흥원의 사업담당 이현규 차장과 전혜림 선임을 만나 지원사업, 그리고 창업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현재 부산디자인진흥원에서 진행 중인‘2021 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은 어떤 사업인가요.전혜림 선임(이하 전) “창업도약패키지지원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에서 전담하는 대표적인 창업지원사업으로 국내 20개 기관에서 주관·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산디자인진흥원에서는 2015년부터 주관기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스포츠산업창업지원사업,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 등과 함께 창업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21년도에 선발해 현재 지원중인 창업기업은 사업화지원분야 31개, 성장촉진분야 70개 등 총 101개로 2022년 7월까지 지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현규 차장(이하 이) “현재까지 실적을 보면, 국내매출은 약640억 원, 수출은 15억 원, 투자유치는 13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신규고용은 346명이며, 사업수행으로 인한 지식재산권은 227건을 확보했고요. 유례가 없는 코로나 19의 여파 속에서도 창업기업의 노력으로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습니다만, 국내매출에 비해 수출의 규모가 2.3%에 불과한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19의 확산이 진정되는 대로 수출을 위한 적극적인 프

    2022.03.18 10:40:05

    “‘부산시-진흥원’ 완벽 케미로 창업기업 양성소 만들 겁니다” 스타트업 키워내는 부산디자인진흥원 이현규, 전혜림 씨
  • “백수인데 치킨 먹어도 되나요?” [2호선 수필집]

    [한경잡앤조이=백윤희 매니저] “백수인데 치킨 먹어도 되나요? 돈도 못 버는데.” 실제로 들었던 말이다. 이런 말은 들을 때마다 마른오징어 불에 오그라들듯이 가슴이 찌릿하다. 후다닥 달려가 “진짜 괜찮으니 걱정 그만하고 치킨 먹은 다음에 산책도 다녀오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괜찮다’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나는 백수 생활이 길어지면서 뭐든 다 안 괜찮다고 결론 내릴 때가 많았다. ‘교촌 허니콤보 먹고 싶은데 백수가 한 끼로 2만 원을? 머리 자르고 싶은데 백수가 감히 미용실을? 청바지를 사고 싶은데 백수가 옷을 사? 올리브영 갔더니 3CE 틴트 너무 예쁜데 백수가 무슨 화장품?’ 이런 흐름이었다. 평소 마인드가 ‘가는 데 순서 없다’ 인데도 3개월 이상 백수로 지내면서 저렇게 바뀌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합리화하고 타협하면서 살긴 했다. 가끔(집에 아무도 없을 때) 치킨도 시켜 먹고, (편의점 택배함으로 주문해 몰래 가져오는 식으로)야금야금 옷도 샀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자존감 깎아 내려가면서 타협하지 않고 하고 싶은 걸 다 했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 장담컨대 가끔 한 끼로 2만 원 쓴다고 해도 될 게 안 되진 않았을 거란 말이다. “지금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으면 2만 원이나 쓰는 거네, 구직지원금으로 통신비랑 교통비 내야 하는데 식비로 2만 원을 쓴다니, 백수 주제에 사치 아닌가, 만약에 내가 한 달에 200만 원 벌면 월급의 1%나 쓰는 거네, 근데 난 월급 받을 회사도 없지, 진짜 무능력하다” 이렇게 걱정의 흐름을 계속 따라가지 말자. 걱정은 삶의 동반자다. 그러니 최대한 짧게 하고 그다음을 생각

    2022.03.18 09:40:42

    “백수인데 치킨 먹어도 되나요?” [2호선 수필집]
  • 주택살이 3년차, 밤낮없이 ‘서태지’와 만나다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한경잡앤조이=김민경 밀리의서재 매니저] 겨울이 끝났다. 한파가 계속 되어 수도관이 동파될까봐 겨울 내내 노심초사하던 것도 이제 끝이다. 꽤 다사다난했던 첫 번째 겨울에 비하면 셀프 칭찬을 해주고 싶을 정도다. 그동안 몇 차례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이제 좀 주택 생활에 적응이 된 것 같다. 어느덧 주택살이 3년차, 주택에 오길 잘했다고 느낄 때는 언제일까.  첫 번째는 LP를 들을 때다. 결혼 전 본가에 부모님과 오빠가 모아둔 LP가 있었는데, 그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내겐 구시대적 유물 그 자체였다. 그런데 주택으로 이사를 오면서 문득 LP 생각났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20년 된 레트로한 집에 레트로한 취미가 잘 어울리겠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제야 본가에 가서 먼지 쌓인 LP들을 뒤져보니, 이문세, 김추자, 서태지와 아이들 등등, 세월 속 명반들이 있었다.(힙하다 힙해!) 작동법도 모르는 내가 LP에 턴테이블, 스피커까지 한꺼번에 모셔와 듣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신세계가 펼쳐졌다. 아날로그 음질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늦은 시간 눈치 보지 않고 듣는 음악의 맛이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한 면을 다 듣고 판을 뒤집어야 하는 번거로움은 참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주말에 집콕할 때 버티게 해준 오할 정도는 LP 덕이라 하겠다. 층간소음 걱정을 덜게 된 건 정말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아파트에 살 때는 늦은 시간, 청소기나 세탁기를 돌리기가 눈치 보였다. 퇴근하고 오면 집안일이 쌓여 있지만 소리가 크지 않은 것 위주로 처리해야 했다. 그땐 늦은 밤에 하는 샤워도 신경이 쓰였으니···. 지금은 확실히 삶의 질이 달라졌다. 1, 2층으로 공간 분

    2022.03.14 13:38:01

    주택살이 3년차, 밤낮없이 ‘서태지’와 만나다 [레드브릭 하우스 스토리]
  • 프로일잘러가 좋은 엄마가 되기 힘든 이유 [어쩌다 워킹맘]

    [한경잡앤조이=박소현 블랭크코퍼레이션 PRO]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다. 친구들과 갈등이 있었던 모양인데, 그 와중에 아들이 다른 친구를 밀었던 모양이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누구보다 친구를 좋아하고 잘 지내던, 기관에 적응이 빠르고 과격하지 않아 여자아이들과 잘 어울리던 아들이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일에 몰입하는 자들의 숙명그쯤이었다. 긴 휴일을 보내면 얼른 유치원에 가고 싶다던 아이, 유치원에서 너무너무 좋아하는 이성(?) 친구에 몰입하기도 하고 기관생활을 즐거워하던 아이가 등원 셔틀을 탈 때마다 엄마 등뒤로 숨어 가지 않으려고 했던 때 말이다. 나는 1남2녀의 막내였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막내에게 부모님이 기대하는 것은 언니, 오빠와 같은 수재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사랑받는 것이 너무 당연한 막내의 운명에 유일한 결핍은 ‘뛰어남에 대한 인정’ 이었다. 이미 공부를 잘하는 언니, 오빠를 거쳐간 부모님에게 어지간한 학업성취나, 재능은 감흥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이러한 성장 배경 때문인지, 타고난 성향이었는지 나는 ‘스스로 일을 만드는’ 사람이었고 어떤 집단에 속하든 목표를 정한 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또한 스스로 불안했다. 이러한 성향이 스타트업을 만나면 증폭이 되는데, 대개의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업무와 솔루션을 본인이 찾아서 해야 하는 환경에서 어떻게든 그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에게 회사는 판을 깔아주는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그 시기 회사는 중요한 신규 비즈니스를 시작했고 전사회의를 다시 시작하며 내외부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외부적으로는

    2022.03.11 09:02:50

    프로일잘러가 좋은 엄마가 되기 힘든 이유 [어쩌다 워킹맘]
  • 문맹률이 높은 나라에서 내 삶의 방향을 찾다 [배움의 씨앗을 심다]

    [한경잡앤조이= 에누마 김은파] 나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책장에 가득 꽂힌 책들 중 하나를 골라 펼치면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더 생생한 경험도 많이 했지만, 어릴 적 책을 통해 했던 그 ‘여행’에는 나름의 특별함이 있었던 것 같다. 상상만으로도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는 데다, 머릿속에 그려볼 때 실제보다 더 멋있거나 맛있는 것도 있는 법이니까. 이제는 언제 읽었는지도 모를 이야기들이 여전히 기억 속 어딘가 남아 있다가 불쑥 떠오르기도 한다. 이를테면 밤하늘의 별을 모두 훔친 도둑의 이야기라든가, 자신의 황금 깃털을 하나씩 뽑아 필요한 이들에게 나눠 준 새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말이다.이렇게 일찍부터 책과 친해졌고, 생활에서든 학업에서든 읽고 쓰는 일이 어렵거나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과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내가 깨달은 건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다. 낮은 문해력으로 인해 생활에서 여러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처음으로 크게 느꼈던 것은 2012년 이집트에서였다.당시 나는 대학을 졸업한 후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이집트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한창이었다. 그런데 선거 운동 벽보를 보면 후보의 이름 옆에 별, 사다리, 저울처럼 알아보기 쉬운 그림들이 있었다. 글을 읽지 못 하는 사람들이 후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이집트의 문해율이 70%를 좀 넘는 것을 생각할 때, 인구의 약 4분의 1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2022.03.10 11: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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