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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시대 인간의 일…연민과 공감의 능력[EDITOR's LETTER]

    [EDITOR's LETTER]얼마 전 전라남도 함평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5일장이 선다기에 구경을 갔습니다. 상설시장 바깥에 있는 노상에서 할머니 대여섯 분이 직접 기른 채소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함께 간 대학생 딸이 느닷없이 돈 1만원을 달라고 했습니다.그리고 홀로 앉아 있는 가장 나이가 많아 보이는 할머니에게 다가갔습니다. 아흔 살은 돼 보였습니다. 아이는 그 앞에 앉아 한참을 얘기하고 돌아왔습니다.“그냥 드리고 싶었어. 잘 듣지도 못하시는 거 같은데 자꾸 채소를 갖고 가라고 해서 괜찮다고 했어.”그날 내내 할머니와 딸아이가 뭔가를 얘기하는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세월에 깎여 안쓰러울 정도로 작아져 버린 할머니, 집에서는 자기만 알고 말도 안 듣지만 할머니를 보자마자 무작정 다가간 대학생 딸.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진국이 됐지만, 그 나이에 그 몸을 이끌고 시장을 나와야 하는 누군가의 어머니를 나라가 보살피지 못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노인 빈곤율 OECD 1위 국가 한국도 떠올랐습니다. 딸 세대에게도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좁은 취업문을 뚫어야 하고, 미래에는 1년에 100만 명씩 태어난 우리 세대의 노후를 책임져야 하는구나 싶어 착잡했습니다.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좋을 것이라고 믿었고 그런 시대를 살았던 축복받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의 부채감이랄까. 다음 세대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지는 못할망정 더 힘든 짐만 얹어주고 가겠구나 싶었습니다.그날 밤 집에 돌아와 다큐멘터리 한 편을 봤습니다. 제목은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밤’, 명곡으로 평가받는 ‘USA for Africa’가 녹음된 1985년 1월 28일

    2024.02.26 10:07:01

    AI시대 인간의 일…연민과 공감의 능력[EDITOR's LETTER]
  • “너 능력 좋다~”는 ‘부모·돈·실력’ 중 무엇을 뜻할까

    시대가 변할수록 개인의 능력으로 사회적 성공을 이루기 어렵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열심히만 하면 ‘개천’에서도 용이 나올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던 반면 돈이 돈을 낳는 사회적 연결고리가 지속되면서 ‘능력’이 개인의 것이 아닌 경제적 부 또는 부모의 능력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서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능력주의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능력주의란 부모의 재력, 출신과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것을 의미한다는 데에 공감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실력이 아닌 ‘경제적 부(富)’의 수준이 ‘능력’으로 인정되고 있었다. 실력보다 주변 환경적 요소가 사회적 성공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우려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의 상당수가 ‘능력주의’는 그 사람의 출신과 상관없이 순수한 개인의 능력에 따라 보상받고(77.7%, 동의율), 부모의 재력과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으로 보상받는 것을 뜻한다(75.7%)고 생각할 정도로 능력주의에서의 ‘능력’을 ‘실력’의 의미로 해석했다. 반면, 한국 사회에서의 능력은 실력보다 경제적 부의 수준에 따른 결과로 여겨지고 있었다. 응답자 10명 중 8명(82.0%)은 한국사회에서의 능력이란 그 사람이 가진 배경, 자원, 인간관계를 총동원해서 성과를 내는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능력과 실력이 비례하지 않고(68.8%, 동의율), 결국 능력이란 ‘얼마나 돈이 있는가’를 뜻한다(64.4%)고 답했다. 스스로의 계층 수준을 낮게 평가한 응답자를 중심으로 능력의 기준이 ‘경제적인 부’라는 인식이 두

    2023.10.27 17:09:14

    “너 능력 좋다~”는 ‘부모·돈·실력’ 중 무엇을 뜻할까
  • “민주당은 지금 심리적 분당 상태”[홍영식의 정치판]

    홍영식의 정치판더불어민주당이 위기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대선 뒤 이재명 대표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 대표 출마, 대장동 사태, 이 대표 기소와 기소 시 당직 정지 규정을 담은 당헌 80조 개정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상당수 이탈표가 나오자 친명계에서 ‘수박 색출’ 작업을 벌이는 바람에 내홍은 더 깊어졌다. 최근엔 돈봉투, 김남국 사태, 이래경 혁신위원장 지명과 철회, 정청래 의원이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을 맡는 문제 등을 놓고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대선·지방 선거 패배 평가했다면 출마 못했을 것”△민주당 당내 분란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다. 본인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하니 당내 여러 문제들이 불거져도 아무런 얘기를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선과 지방 선거에서 다 지고도 패배 원인에 대한 평가도 못했다. 만약 평가를 했다면 이 대표가 (인천)계양을에 출마할 수 있었겠나. 평가를 했다면 당 대표 경선에 나올 수 있었겠나. 모든 문제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자신의 방탄을 한 게 위기의 원인이다. 본인이 떳떳하지 못하니 계속되는 의원들의 실언에도 제동을 걸지 못하는 것 아닌가. 김남국 코인 사태가 나도 대응이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이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어떻게 했어야 한다고 보나.“국회의원에 나서지 말았어야 한다. 계양을에 출마한

    2023.06.21 10:15:01

    “민주당은 지금 심리적 분당 상태”[홍영식의 정치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