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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턴어라운드 시작한 ‘버블 붕괴의 상징’[기시다노믹스의 힘①]

    [스페셜 리포트 : 기시다노믹스의 힘①]일본 구마모토현 기쿠요 농촌 마을. 불과 1년 전만 해도 배추·무·당근 밭이었던 이곳에 첨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고 있다.대만의 TSMC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짓고 있는 이 공장은 구마모토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구마모토현의 총생산은 6조 엔(440억 달러)이 조금 넘는다. 현에 대한 TSMC의 초기 투자는 총생산의 약 6분의 1인 1조 엔이다. 업계에선 TSMC의 등장으로 향후 10년간 4조 엔 이상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고용은 시작됐다. 하루 24시간 운영되는 공사 현장에는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약 2000명의 노동자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TSMC뿐만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59개 기업이 구마모토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중 반도체 관련 기업이 22개사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소니의 반도체 전문 기업인 ‘소니 세미컨덕터 솔루션스’ 공장, 세계적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 규슈’ 공장이 이곳에 있다. 1980~1990년대 반도체 제국을 일궜던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부활을 목표로 성장 드라이브를 걸자 오랫동안 시간이 멈춰 있던 이 지역에 ‘반도체 메카’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지역 일대 땅값도 급등했다. 일본 국토부가 2022년 9월 발표한 표준 지가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들이 밀집한 농촌 마을의 산업용 부동산 가격은 31.6%나 급등했다. 일본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상전벽해는 기업에도 일어났다. 1980~1990년대 ‘전자 제국’으로 일본을 이끈 소니는 한때 ‘침몰’, ‘몰락’을 대표할 만큼 존폐 위기에 처했지만 최근에는 180도 상황이 바뀌었다. 2003년 3만 엔 선에서 500엔대로 주가가 폭락하는 ‘소니

    2023.07.10 06:30:02

    턴어라운드 시작한 ‘버블 붕괴의 상징’[기시다노믹스의 힘①]
  • 화려한 부활일까 짧은 영광일까…일본 경제를 읽는 5가지 장면[기시다노믹스의 힘②]

    ' 1. ‘세일즈맨’이 된 도쿄증권거래소 “일본이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일본 경제에는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주식 시장은 매력적입니다.” 6월 29일 유럽의 금융 중심지 런던에서 한 남성이 “일본에 추가 투자하라”며 열띤 연설을 했다. 160여 명의 유럽 투자자를 대상으로 강연한 이 남성은 야마지 히로미. 도쿄증권거래소가 속한 일본 거래소 그룹의 최고운영책임자다. 일본 거래소의 주가 부양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두 차례나 상장 기업들에 직접 “주가를 올리라”고 압박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지난 1월과 3월 도쿄 증시에 상장한 3300여 개 기업에 ‘주가순자산배율(PBR)이 1배를 밑도는 상장사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공시하고 실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PBR 1배 미만 기업은 시가 총액이 장부상 기업 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 주식을 사지 않으면 PBR이 떨어진다. 기업 실적이 좋지 않아도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PBR은 10배, 20배 넘게 치솟기도 한다.거래소가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라”고 기업에 요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정책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한 대목이다. 거래소가 직접 칼을 빼든 데는 이유가 있다. 일본 증시는 500개 주요 상장사 기준으로 PBR 1배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43%에 달한다. 도요타조차 올해 초만 해도 PBR이 0.87배에 불과했다. 하지만 3월 이후 PBR이 1.12배를 돌파했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이 소극적 경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막대한 유보금을 쌓아 놓고 주주 환원도, 대규모 투자에도 나서지 않았다. 2.

    2023.07.10 06:00:06

    화려한 부활일까 짧은 영광일까…일본 경제를 읽는 5가지 장면[기시다노믹스의 힘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