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큰 그림에 집착하는 문화가 한국 로비를 망친다"[왜 워싱턴인가④]

    “한국 CEO가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으니 한국 기업에 유리할 것이다? 굉장히 한국적인 마인드다. 미국의 정책 의사 결정은 그런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미국의 노골적인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은 난감해졌다. 10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지만 현대차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고 120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보조금을 받기 위해 다양한 신청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대중국 투자 제한, 초과 이익 환수, 민감 정보 제출 등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지만 부담스러운 세부 지침이 따라붙는다. IRA와 반도체 및 과학법(칩스법)이 통과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 기업에 아직 기회는 남아 있다고 말한다. 유혜영 프린스턴대 교수는 법 통과 이후에도 하위법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밑 작업에는 실패했지만 각 주무 부처에서 주관하는 하위 시행령·시행규칙 제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로비를 벌여야 한다는 말이다.한경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유 교수는 우선 미국 관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미국 로비는 의회보다 관료가 더 중요하다. 재무부·상무부·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닿을 수 있는 로비 라인을 강화해 IRA 관련 시행령을 만들고 수정하는 과정을 계속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유 교수는 IRA 통과 이후 개정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준’을 예로 들었다. IRA는 지난해 8월 통과됐다. 당시 기준으로 테슬라의 5인승 ‘모델Y’나 폭스바겐의 ‘ID.4’ 등은 보조금 기준에서 SUV가 아닌 세단으로 분류

    2023.09.19 07:33:02

    "큰 그림에 집착하는 문화가 한국 로비를 망친다"[왜 워싱턴인가④]
  • '바이든의 10년 꿈'…해외기업 빨아들여 이룬 제조업 르네상스[왜 워싱턴인가③]

    [편집자주]워싱턴이 하루아침에 한국 경제의 명줄을 쥔 도시가 됐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이후 세계화의 후퇴, 미국의 제조업 회복 전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맞물린 결과다. 미국은 지난 3년 간 자국우선주의를 강화하며 공급망을 재편했다. 해외 기업의 생산공장을 미국 내로 끌어들였고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했다. 2022년 한국은 미국에 3만 5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해외 기업 중 미국에 가장 많은 투자금을 쏟아 부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제조업 르네상스'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제조업 부흥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 5가지를 뽑았다.  #장면 1. 바이든의 첫 행선지, 삼성전자 두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방한 일정으로 경기도 평택을 찾았다. 목적지는 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평택 험프리스 미군 기지를 방문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2년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로 향했다. 반도체 공급망을 전략 자원화하 는 ‘경제 안보’ 기조가 깔린 행보였다.미국 대통령의 움직임 가운데 의미 없는 것은 없다. 하나하나에는 복선이 숨어 있다. 반도체 공급망을 전략 자원화하는 ‘경제 안보’ 기조가 깔린 행보였다. 첨단 시설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 그를 안내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노회한 정치인 바이든 대통령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이 훌륭한 기업이 미국에 이익이 되게 움직이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바이든 행정부에서 한국이 직면할 대응 과제를 명확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2023.09.18 07:20:01

    '바이든의 10년 꿈'…해외기업 빨아들여 이룬 제조업 르네상스[왜 워싱턴인가③]
  • 삼성·SK·현대차, 워싱턴 전초기지 강화하고 거물급 인사 영입[왜 워싱턴인가①]

    [편집자주]1997년 외환 위기 이후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미국의 도시는 뉴욕이었다. 국가 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러가 필요했고 기업들은 앞다퉈 뉴욕으로 달려갔다. 세계화 시대에 뉴욕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이자 경제 수도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한국인들의 관심은 뉴욕에 집중됐다. 주식의 시대, ‘서학개미’들은 밤잠도 줄이며 뉴욕 증시를 들여다봤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는 한국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쟁탈전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였지만 한국인들은 식상한 레토릭 정도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모든 것이 뒤집어졌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전면적 공세, 미국 우선주의가 현실적 모습을 보이자 워싱턴은 하루아침에 한국 경제의 명줄을 쥔 도시가 됐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이후 세계화의 후퇴, 미국의 제조업 회복 전략,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맞물린 결과다.  “워싱턴D.C.에서 문장 한 줄이 추가될 때마다 한국 기업의 수출 전략이 뒤집어진다”미국 정치 심장부가 한국 경제의 숨통을 거머쥐자 세계 기업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미국 내 다른 도시보다 워싱턴D.C.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공급망 재편에 속도가 붙자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의회와 각 부처에서 조항 하나, 문장 한 줄이 추가될 때마다 기업의 수출 전략을 바꿔야 할 뿐만 아니라 산업 경쟁력 자체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워싱턴D.C. 조직을 격상시키고 미국 헤드쿼터를 워싱턴으로 옮기

    2023.09.18 07:00:05

    삼성·SK·현대차, 워싱턴 전초기지 강화하고 거물급 인사 영입[왜 워싱턴인가①]
  • “반세기 전 뿌린 씨앗의 결실”…K-방산·우주 국가 대표로 [진격의 한화]

    [커버스토리]한화는 2000년대 들어 시대 조류를 가장 잘 탄 기업 중 하나다. 기술과 산업의 변곡점에서 변화를 놓치지 않고 동물적인 감각으로 기회를 찾아냈다. 1952년 화약 제조업체로 시작한 한화가 70여 년간 고속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다. 2015년 삼성의 석유화학·방산 4개사를 인수한 빅딜은 방산과 항공 우주 사업 역량 강화의 밑거름이 됐다.최근 한화의 M&A 행보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마치 김승연 회장이 29세에 회장을 맡은 직후와 비슷하다. 1981년 회장에 취임한 그는 이후 5년간 전광석화처럼 회사를 키웠다. 한양화학·한국다우케미칼·정아그룹·한양유통 등이 1986년까지 인수한 회사들이다.최근 3년간 M&A도 그때 못지않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기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대규모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화는 화약 사업을 밑거름 삼아 방산·태양광·우주항공 등 오직 한화만이 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찾아 끊임없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M&A를 통해 주력 사업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국가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확보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발발로 주력 사업인 방산이 수주 잭팟을 터뜨렸고 3세 경영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미래를 내다보고 10여년간 이끌어 온 태양광 사업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글로벌 환경 규제와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오랜 축적의 시간을 거친 한화에 게임 체인저가 될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대 이은 M&A 승부수…한화오션 품었다김 부회장이 대를 이

    2023.09.11 07:06:02

    “반세기 전 뿌린 씨앗의 결실”…K-방산·우주 국가 대표로 [진격의 한화]
  • 변곡점마다 빅딜로 폭풍 성장…‘육·해·공 방산 완전체’ 완성 [진격의 한화]

    [커버스토리]한화그룹의 역사는 인수·합병(M&A)의 역사다. 1·2차 석유 파동, 외환 위기 사태,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중요 고비마다 동물적 감각과 과감한 결단으로 M&A를 통해 새로운 성장판을 열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창조적 M&A’는 대를 이어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는 37위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를 통해 자산 규모가 100조원에 육박하게 돼 재계 6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비 때마다 M&A로 위기 돌파1981년 29세의 나이에 그룹 총수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공격적인 M&A에 나섰다. 취임 이듬해인 1982년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현 한화솔루션 케미칼·첨단소재 부문)을 인수해 석유화학을 수출 효자 산업으로 키웠다.당시 두 회사가 적자를 내고 있어 그룹 경영진은 부실 위험이 크다며 강하게 인수를 만류했지만 김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알짜 기업을 싸게 사들일 수 있다”는 지론과 특유의 선구안으로 위기에 빠진 기업을 인수해 흑자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이를 계기로 한화는 10대 그룹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화약·기계·석유화학 등 중후장대형 사업 중심이던 한화는 레저·유통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1985년 정아그룹(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1986년 한양유통(현 한화갤러리아)을 인수했다.외환 위기의 고비를 넘긴 한화는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했고 글로벌 금융 위기가 지나간 2012년 독일 큐셀(현 한화솔루션 큐셀부문)도 사들이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채비를 마쳤다. 2014년에는 삼성그룹의 구조 개편

    2023.09.11 07:03:28

    변곡점마다 빅딜로 폭풍 성장…‘육·해·공 방산 완전체’ 완성 [진격의 한화]
  • 한화그룹을 움직이는 전문경영인들 [진격의 한화]

    [커버스토리] 한화그룹은 총 9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계열사가 매년 늘고 있는데 1년 만에 16개가 늘었다. 계열사의 증가는 신사업 진출과 기업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같이 인수되면서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직원 수도 5만 명을 돌파했다.한화그룹은 미래 준비를 위해 방산·우주항공·에너지·금융·유통·서비스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 확장하고 있다. 태양광 등 에너지 관련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해외 계열사는 469개에서 747개로 278개나 급증했다. 그만큼 필요한 전문 경영인도 많아진다는 의미다.최근 재계에선 총수들이 젊어진 데다 젊고 힘 있는 전문 경영인들을 대거 발탁하면서 이들 사이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오너 경영인과 조화를 이루며 한화그룹을 움직이는 주요 계열사 전문 경영인(CEO)들을 조명했다.  소폭 사장단 인사…“변화보다 안정”한화그룹은 9월 1일 한화갤러리아 신임 대표이사에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을 내정하고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겸 사장을 대표이사 겸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2022년 사업 재편과 신규 사업 진출에 맞춰 계열사 9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한 것에 비하면 소폭 인사다. 변화보다는 안정, 위기 속 기회를 잡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한화갤러리아 신임 대표에는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이 내정됐다. 김 대표는 1991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갤러리아 전략팀장·기획실장·전략기획실장 등을 역임했다. 한화그룹이 한화갤러리아를 제외한 모든 계열사 사장들을 모두 유임한 가운데 김 대표가 오너 일가 중 3남인 김동선 한화

    2023.09.11 07:01:43

    한화그룹을 움직이는 전문경영인들 [진격의 한화]
  • 위태로운 상승, 아파트 시장의 5가지 지표[스페셜 리포트]

    “서울은 이미 반등한 지 오래다”, “더 이상의 상승 여력은 없다”, “바닥을 찍고 회복기에 돌입할 것이다.” 올해도 부동산 시장, 그중 아파트 시장은 시끄럽다. 몇 달 사이에 “수억원씩 떨어질 것”이라는 공포와 “저점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뒤섞이며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몇몇 숫자는 상승을 가리키고 다른 숫자는 하락을 가리킨다.우선 올해 아파트 실거래가는 작년에 비해 올랐다. 특히 서울 아파트는 상반기에 10% 가까이 올랐다. 수도권 전체 실거래가지수는 상반기 동안 6.44% 상승했다. 올해 지방에서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시의 실거래가지수는 8.43% 상승했고 울산(3.06%), 대전(2.87%), 부산(1.98%), 광주(1.76%) 등도 지수가 올랐다. 각 지역의 랜드마크 아파트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8월 전국 시가 총액 상위 50위권 아파트의 매매 가격은 1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월 대비 1.22% 올랐다. 이는 2021년 10월(1.42%)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아파트 가격은 다양한 변수의 결합이다. 하나의 지표를 두고도 하락론자와 상승론자의 의견이 엇갈린다. 수많은 지표 중 부동산 시장을 읽을 수 있는 핵심 숫자는 무엇일까.   1. 이자보다 무서운 심리최근 난리가 난 금융 상품이 하나 있다. ‘5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주담대)’이다. 8월 한 달 동안 50년 만기 주담대 잔액은 5대 은행에서만 2조원 넘게 급증했다.5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한정으로 월 대출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택금융공사를 통해 내놨

    2023.09.04 07:30:02

    위태로운 상승, 아파트 시장의 5가지 지표[스페셜 리포트]
  • [special] “식품업계 ‘지재권 침해’ 잦아…핵심은 독창성”

    “사실 원조 기업이 승소한 케이스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다.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중간에 합의하는 케이스도 많아 소송에서 승소 판결이 선고된 사례는 더더욱 적다.” 지식재산권 전문가인 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의 말이다.식품 업계에서는 너도나도 서로를 모방하는 ‘미투(me too)’ 제품이 관행화됐다. 법적 분쟁을 겪더라도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기 쉽지 않고, 애초에 고유의 레시피나 디자인의 독창성을 인정받는 경우도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다만 식품 업계에서 식음료 제품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소비자들도 권리 침해를 예민하게 바라보는 만큼 시장의 분위기는 조금씩 달라지는 추세다. 김해주 법무법인 창경 변호사와 함께 식품에 적용될 수 있는 지식재산권에 대해 알아봤다. 지식재산권은 굉장히 다양한 개념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각 지식재산권 종류와 차이점은.“쉽게 구분하자면,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을 해야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와 ‘등록하지 않아도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로 나뉜다. 먼저 ‘기술적 사상’은 특허청에 등록해 특허권과 실용신안권으로 보호할 수 있다. 또 ‘상표, 브랜드 등의 표지’는 상표권으로, 제품의 ‘디자인’은 디자인권으로 특허청에 등록하는 것이 가능하다. 꼭 특허청에 등록을 해야만 모든 상표와 디자인이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상표나 상호, 디자인이라면 등록을 하지 않아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을 통해 보호받기도 한다.”식음료 업계에서 맛, 모

    2023.08.28 13:24:45

    [special] “식품업계 ‘지재권 침해’ 잦아…핵심은 독창성”
  • 어딘가 수상한 중국 경제…중국인들은 왜 ‘지갑’을 닫았을까 [중국의 추락]

    세계가 인플레이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예외다. 중국에서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시작된 위기가 경제 전방위로 확산 중이다. 부동산 개발 업체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는 중국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실업률·수출·내수 등 어느 것 하나 멀쩡한 구석이 없어 보인다. 갑자기 추락 신호를 보내는 중국 경제에 대한 궁금증을 다섯 가지 질문으로 풀어 봤다.   질문1-전업자녀 급증, 중국 경제 얼마나 나쁘길래?글로벌 투자은행 JP모간은 8월 15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4.8%로 예측했다. 지난 4월 6.4%였던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5월 발표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5.2%에 그쳤다.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을 5%로 발표했다. 이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기간을 제외하고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IMF가 발표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다. 미국은 1.4%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5%는 그렇게 낮은 수치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중국 경제의 위기’를 말한다. 이유가 있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중국은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다. 1991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고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07년에는 경제성장률이 14%에 달했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했다.과거 중국 경제 성장 속도와 비교하면 ‘경제성장률 5% 목표치’는 매우 낮은 수준이고 이마저 달성 여부가 불확실

    2023.08.21 09:03:33

    어딘가 수상한 중국 경제…중국인들은 왜 ‘지갑’을 닫았을까 [중국의 추락]
  • “14억 인민의 투심 붕괴되자 트리플 악재 왔다”…중국 호황 끝났나[중국의 추락④]

    시나리오가 빗나갔다. 엔데믹(주기적 유행) 시대가 도래하고 중국이 봉쇄를 풀면 세계 경제는 활성화돼야 했다. 세계 경제 성장의 40%를 책임져 온 중국이 돈을 쓰면 한국의 수출이 늘고 경기도 회복돼야 했다.그러나 중국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가 심상치 않다. 회복보다 침체를 말하는 단어투성이다. 소비자 물가는 하락하고 수출은 1년 전보다 14.5% 줄었다.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고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에 놓였다.중국이 어려워지자 한국도 난감해졌다. 중국 경제가 반전의 발판이 아닌 불확실성을 키울 변수로 떠올랐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를 ‘심리’에서 찾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봉쇄와 산업 규제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고 부동산과 증시에 돈이 돌지 않아 경기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다. 전 소장은 “중국은 현재 먹고 마시는 데만 돈을 쓰고 내구재 소비는 하지 않는 ‘립스틱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하반기까지 내수 경기 부양에 목숨을 걸 것”이라고 예측했다.  Q. 팬데믹 종식 후 중국 경제가 부활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소비가 살아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A. “14억 인민의 투자 심리가 붕괴됐다. 중국 정부의 국정 ‘어젠다’가 문제였다. 2022년 시진핑 3기 집권을 위한 어젠다인 ‘공동부유(共同富裕)’가 경기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같이 잘살자’며 부동산·플랫폼(기업)·사교육 규제를 강화하고 관련 기업인들을 잡아들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강력한 봉쇄가 이어지자 인민들의 불만이

    2023.08.21 07:40:01

    “14억 인민의 투심 붕괴되자 트리플 악재 왔다”…중국 호황 끝났나[중국의 추락④]
  • 태양광 탄소 저감 벌집으로 멸종 위기 꿀벌 지킨다

    [케이스 스터디]한화그룹은 다양한 친환경 사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와 탄소 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2050년 탄소 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추진 중인 여러 프로젝트 중 주력 사업인 태양광 기술을 활용해 기후 변화 위기에서 꿀벌을 지키는 ‘솔라 비하이브(Solar Beehive)’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한화가 꿀벌에게 주목한 이유는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꿀벌은 수분과 작물 생산을 도와 ‘화분 매개자’로 불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 활동으로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꿀벌은 전 세계 야생 식물 90%의 번식을 도와 지구의 탄소 흡수원을 늘려 주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후 행동가’로도 불린다.문제는 최근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등으로 꿀벌 개체수와 종 다양성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꿀벌의 개체수 감소는 기후 변화에 따른 생태계 파괴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2006년 미국에서는 꿀벌의 ‘군집 붕괴 현상(CCD : Colony Collapse Disorder)’이 처음 보고됐다. 꿀과 꽃가루를 채집하러 나간 일벌 무리가 돌아오지 않아 여왕벌과 애벌레만 남은 벌집이 다수 발견된 것이다.군집 붕괴 현상은 꿀벌이나 개미처럼 무리를 지어 사는 군집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따르면 2006년 이후 매년 평균 28.7%의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유럽·남아프리카·중국 등에서도 벌집이 집단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꿀벌 개체수 감소가 인류의 식량 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2023.08.14 07:00:02

    태양광 탄소 저감 벌집으로 멸종 위기 꿀벌 지킨다
  • “이게 되네?”…전 세계가 'LK-99' 초전도체 검증 나서[노벨상일까 신기루일까]

    “초전도체 이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원“이게 사실이면 모든 반도체 회사가 망한다”-차마스 팔리하피티야 벤처 투자자“초전도체는 아니지만 대체 가능한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미국 메릴랜드대 CMTC“상온에서 초전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특징이 있다”-미국 콜로라도대한국이 쏘아 올린 ‘LK-99’이 전 세계로 향했다. ‘꿈의 물질’이었던 상온 초전도체의 실마리를 한국 연구진이 찾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전 세계 과학계가 들썩이고 있다.지난 7월 말 퀀텀에너지 측이 상온 초전도체를 만들 수 있는 일종의 ‘레시피’를 공개한 이후 전 세계 대학 연구소와 과학자들이 이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연구에 들어갔다. 과학계는 아직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컴퓨팅 시뮬레이션을 통한 결과가 ‘낙관적’이라는 연구도 존재하지만 이 물질이 확실하게 ‘초전도체’라는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 발표한 레시피대로 ‘LK-99’ 재현에 성공한 연구 기관은 아직 없다. 사실이면 노벨상 프리패스 초전도체는 쉽게 말해 전기 저항이 사라지고 물건을 공중에 띄울 수 있는 물질이다. 고려대와 퀀텀에너지 등 한국 연구진이 이번에 공개한 ‘LK-99’은 이런 초전도 현상을 ‘상온’과 ‘상압’에서 구현할 수 있는 물질을 만들었다.사실이라면 ‘노벨 물리학상’은 물론 전 세계 에너지 패권이 재편될 수 있다. 지금까지 초전도 현상은 섭씨 영하 200도 정도의 극저온이나 초고압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졌다.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연구진이 이번에 공개

    2023.08.04 06:29:01

    “이게 되네?”…전 세계가 'LK-99' 초전도체 검증 나서[노벨상일까 신기루일까]
  • "푸바오 유지비 15억원?" 사실은…판다효과 상상초월[판다의 정치경제학②]

    #푸바오가 대나무를 먹기 시작하자 100여 대의 스마트폰이 일제히 올라갔다. 아이돌 콘서트장에서만 보던 대포 카메라도 여럿 등장했다. 푸바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관람객들은 귀엽다는 탄성을 내뱉었고 연신 사진을 찍었다. 푸바오가 앉아 있다가 얼음판에 배를 깔고 눕자 동그란 엉덩이가 관람객들을 향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귀여움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푸바오의 귀여움은 무더위도 이겨냈다. 땡볕이 내리쬐는 오후 2시의 에버랜드. 7월 24일 찾은 에버랜드는 최고 섭씨 영상 32도까지 오른 무더위에 비교적 한산한 풍경이었다. 다섯 걸음만 걸어도 땀이 줄줄 나는 날씨에도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곳이 있었다. 푸바오 가족이 사는 ‘판다월드’다. “푸바오를 보러 1년 반 동안 매주 에버랜드에 왔어요.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귀여운 게 푸바오의 매력이죠.” 판다월드에서 만난 박지영 씨는 푸바오가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귀여운 모습을 눈에 담는 게 새로운 취미가 됐다고 말했다. 이날 판다월드에서 마주친 관람객 중 4분의 1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일본·중국·베트남·카자흐스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판다월드를 찾았다. 여자 친구와 함께 방문한 베트남인 레밍 씨는 “판다를 보러 에버랜드에 왔다”며 “베트남에서는 판다를 볼 수 없어 직접 보니 신기하고 생각보다 더 귀여운 데다 판다월드가 시원해 나가기 싫다”고 말했다. "푸바오 보러 매주 와요"굿즈 판매 4배, 방문객 2배 늘었다푸바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에버랜드 판다월드 방문객 수는 2배 늘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성수기 기준 하

    2023.07.30 08:04:01

    "푸바오 유지비 15억원?" 사실은…판다효과 상상초월[판다의 정치경제학②]
  • “쥐 아니야?” 푸바오 동생 왜 작을까?…판다에 대한 6가지 질문[판다의 정치경제학④]

    대한민국이 ‘푸바오’로 들썩거리고 있다. 어린이부터 20~30대, 중·장년층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 최초의 자이언트 판다 새끼인 ‘푸바오’에 입덕했다. 일명 푸바오 덕후 ‘푸린이’들이다. 에버랜드 유튜브 채널인 ‘에버랜드’의 구독자 수는 7월 25일 판다 인기에 힘입어 100만 명을 돌파했다. 판다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눈에 보이는 순간이다.자이언트 판다 부부가 한국에 온 지는 2016년, 그 후 4년이 지난 2020년 7월 20일 한국 최초로 자이언트 판다 새끼 푸바오가 태어났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푸바오는 한국의 슈퍼스타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 푸바오를 보기 위한 인파가 에버랜드에 몰려들고 있다.푸바오에 대한 관심은 판다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진다. 판다가 1000분의 1크기로 태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푸바오는 왜 '분노의 앞구르기'를 하는지 파헤쳤다.  1. 푸바오 동생 왜 작을까얼마 전 푸바오의 쌍둥이 동생이 태어났다. 세 살인 푸바오는 96kg, 엄마인 아이바오는 120kg이다. 그런데 쌍둥이 판다는 각각 180g, 140g으로 태어났다. 비누 1개 정도의 무게다. 생긴 것도 판다보다는 쥐에 가까웠다. 털 한 오라기 없이 태어나 눈도 뜨지 못하는 작은 생명체다. 인간보다 무거운 판다가 왜 자기 몸의 0.1%에 해당하는 새끼를 낳는 것일까. 정동희 에버랜드 주토피아 팀장(동물원장)은 “판다는 수정란 착상 후 한 달 만에 새끼를 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착상 후 출산까지 10개월이 걸리는 인간이나 착상 후 출산까지 2개월이 걸리는 개과나 다른 곰과 동물보다 빠르게 새끼를 낳는 것이다. 정 팀장은 “판다는 생후 4개월이 지나

    2023.07.30 08:00:02

    “쥐 아니야?” 푸바오 동생 왜 작을까?…판다에 대한 6가지 질문[판다의 정치경제학④]
  • [Special] 일본, 30년 만에 경제 패권자로 부활할까

    ‘연오랑세오녀(延烏郞細烏女)와 일본(日本).’경북 포항 영일만(迎日灣)에서 차로 쭉 타고 올라가면 맞은편 끝에 ‘호미곶’이라는 동해안 끝단이 나온다. ‘태양을 마중한다(迎日)’는 뜻의 영일만을 감싸고 있는 모양이 마치 ‘호랑이 모양 한반도의 꼬리 같이 생겼다(虎尾)’고 해서 예로부터 이곳을 ‘호미곶’이라고 불렀다.호미곶 일출의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년 365일 빠짐없이 일출을 마중하는 한 쌍의 부부가 있다. 태양을 마중하는 영일만의 호랑이 꼬리, 호미곶의 태양은 언제나 서로 마주보고 있는 한 쌍 청춘 남녀의 조각상을 부처의 보살처럼 은은하게 비추면서 떠오른다.이들 조각상은 다름 아닌 <삼국유사(三國遺事)>에 나오는 신라 설화 속 주인공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다. 일본으로 떠내려가 일본의 태양이자 왕이 된 연오를 좇아 세오마저 따라가 왕비가 되니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었으나, 세오가 직접 정성으로 짠 비단으로 제사를 지내니 신라에 빛이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다.일본이 자신의 ‘근본으로 생각하는 태양(日本)’이 신라에서 유래했다는 이 설화에서 보듯이, 한국과 일본은 천년 이상 매우 오래전부터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은 한국전쟁과 신냉전 시대의 특수를 잘 이용하고, 1960년에는 도쿄 올림픽도 유치하는 등 빠른 경제 발전을 이룩한다. 그래서 1955년부터 1980년 초반까지 약 30년 동안을 일본의 고도경제성장(高度經濟成長) 기간이라고 부른다.특유의 근면성과 높은 기술력, 자신보다 조직을 우선시하는

    2023.07.28 07:01:01

    [Special] 일본, 30년 만에 경제 패권자로 부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