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37호 (2017년 09월 11일)

“달라진 코스닥, ‘한국의 테슬라’ 키울 것”

[커버스토리]  인터뷰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외국인·기관 비율 20~30%로 확대


(사진) 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 서범세 기자

미국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2010년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할 때 실적은 2억6070만 달러(약 2943억원)의 적자였다. 하지만 테슬라는 현재 시가총액 535억 달러로 미국 자동차업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만약 테슬라가 한국 기업이었다면 코스닥에 상장해 지금처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바로 이 질문이 최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모색하는 변화의 방향성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9월 6일 정운수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를 만나 코스닥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이를 위한 선결 조건들을 들어봤다.

올해 1월 ‘테슬라 요건’이 도입됐습니다.

“몇몇 기업들이 ‘테슬라 요건’으로 예비상장 심사를 신청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입니다. 연내에는 ‘테슬라 요건 1호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요건은 당장은 적자를 내더라도 기술력이나 사업 아이디어 등 미래 성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코스닥시장 상장을 허용하는 특례 상장 제도입니다.

2005년 도입된 ‘기술특례 상장 제도’ 등과 함께 미래 성장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기업들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열어놓았다’는 데 의의가 큽니다.”

새로운 코스닥 MI도 발표했습니다.  

“코스닥 출범 21주년을 맞아 코스닥시장의 심벌마크와 슬로건 등을 새로 제정해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이 마켓 아이덴티티(MI)를 국내외 홍보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예정이에요. 이를 통해 코스닥시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성장·기술형 기업의 메인보드’를 지향하는 코스닥시장의 미래 비전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코스닥 대장주들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논란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의 참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코스닥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비율은 11% 정도입니다. 이 비율이 적어도 20~3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코스닥에 좋은 종목들이 많으니까 투자해 달라’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도 막상 코스닥시장에 관심이 많지만 ‘코스피200’지수처럼 코스닥시장의 수익률 척도가 될 수 있는 ‘기준(벤치마크) 지수’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아우르는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 개발을 검토 중입니다.

“미국만 하더라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같은 대표 지수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 종목을 다 아우르고 있지 않습니까. 다만 ‘코스피200’이라는 강력한 대표 지수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벤치마크 지수를 만든다는 게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최근 검토하고 있는 방안은 코스닥 종목을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와 내부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단계인데, 무엇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 등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분석’이 필요합니다.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지방에 흩어져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스몰캡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직접 기업 탐방 등을 진행하기에 비용이나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기업들을 한자리에 모아 애널리스트들을 초대하고 기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행사를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같은 산업군에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들을 한데 모아 콘퍼런스를 개최했는데 호응이 매우 높았습니다.”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변화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좋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가치를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기업 설명회(IR)죠. 기업들도 IR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한국거래소 또한 수시로 상장기업의 대표들을 만나 IR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중소·중견기업들은 IR에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굴 초빙해야 하는지, 어디에서 해야 하는지 등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습니다. 한국거래소에서 출자한 IR협의회 등을 통해 이와 같은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IR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IR과 관련한 교육부터 장소나 장비 제공까지 많은 부분을 한국거래소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신설되는 등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소·벤처기업의 육성’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기대가 큽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앞으로 이런 중소·벤처기업들을 ‘단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 검토한다고 밝혔고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코스닥시장에 직접적으로 지원하기보다 코스닥시장에 진입하는 상장기업이나 예비 상장기업들에 대해 지원하는 편이 자연스럽게 코스닥시장 지원으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정책 지원 등을 한다면 코스닥시장에도 투자자들이 유입될 수 있을 테니까요. 코스닥시장이 나스닥처럼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뿐만 아니라 기관투자가나 상장기업 등 많은 관련 기관들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 당사자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편에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잡고 시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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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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