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국산차 대응]
현대 G70·기아 스팅어 출격, “벤츠 C클래스·BMW 3시리즈 잡는다”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수입차 공세로 국산차에 비상이 걸렸다. 수입차의 국내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표정 관리가 안 되는 수준이 됐다.

2010년 7%였던 수입차 국내 시장점유율은 올해 10월 15%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3년 후에는 수입차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국산차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대응책도 내놓고 있다. 현대·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5개 국산 브랜드들은 수입차의 공세에 맞서 차량 품질·성능 향상, 고객 만족도 제고 등을 통해 수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한판 붙자”…국산차 반격 본격화
(사진) G70./ 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 고성능 라인업으로 맞불

우선 현대차는 간판 차량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통해 내수 시장을 다잡는 한편 특정 수입차 맞춤형 전략 차종을 내세우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간판 차량인 그랜저와 쏘나타를 통해 내수 시장 다잡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10월 국내 완성차 5사가 같이 경쟁하는 승용차(세단·RV)급에서 점유율 42%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현대차의 내수 시장점유율(승용 기준)은 38.5%에 머물렀지만 하반기 들어 점유율 공세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기아차(약 35%)까지 포함하면 현대·기아차의 10월 시장점유율은 약 77%에 달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그랜저 판매량이 작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내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한판 붙자”…국산차 반격 본격화
(사진) 스팅어./ 기아차 제공

품질과 성능을 앞세운 전략 차종도 반응이 좋다. 5월 선보인 기아차의 스팅어가 불을 지폈다면 10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70는 시장 경쟁을 가열시키고 있는 분위기다.

G70는 출시 첫날에만 2100대의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팅어 또한 매달 1000대 안팎의 판매 실적을 올리며 프리미엄 차량의 이미지를 굳히는 분위기다.

G70와 스팅어가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는 모델은 벤츠 C클래스와 BMW 3 시리즈다. 차 크기에서 보면 BMW 3 시리즈와 스팅어가 다소 우위를 점한다. 전체 차 길이는 스팅어가 4830mm로 네 개 차종 중 가장 길다.

배기량을 기준으로 볼 때 G70 가솔린 2.0 터보 모델(배기량 1998㏄, 최고 출력 252마력)은 벤츠 C200(배기량 1991㏄, 최고 출력 184마력), BMW 320i M스포츠패키지(배기량 1997㏄, 최고 출력 184마력)와 비슷하다.

하지만 가격은 G70 가솔린 2.0 터보가 3750만~4295만원인 반면 C200와 BMW 320i M스포츠패키지는 4970만원에서 시작된다. 벤츠 C클래스와 BMW 3 시리즈를 가격대가 비슷한 G70 가솔린 3.3 터보 모델(G70 스포츠)과 비교하면 성능에서는 G70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70는 최저 가격이 스팅어보다 250만원 비싸지만 BMW 3 시리즈나 벤츠 C클래스보다는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70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명성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내·외관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Q900에 적용됐던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 카카오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카카오 I(아이)’의 음성인식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 등을 장착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수입차 한판 붙자”…국산차 반격 본격화
(사진) 카마로SS./ 한국GM

◆ 가격과 성능 앞세운 GM과 쌍용

한국지엠은 지난해 9월 들여온 미국 정통 스포츠카 카마로SS로 국내 고성능 수입차와 맞붙고 있다. 카마로SS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등장해 국내에 잘 알려진 차량이다.

최대 출력 455마력에 62.9토크를 발휘하는 V8 6.2L 엔진을 장착해 고성능을 자랑한다. 성능은 유럽 프리미엄 스포츠카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가속력에서는 오히려 우월할 정도다.

카마로SS는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4초로 포르쉐 911 카레라와 BMW M3의 4.1초,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스포트의 4.8초와 비교해도 앞서는 수준이다.

이들 유럽 프리미엄 스포츠카들은 모두 1억~2억원대를 호가하는 차들로, 5098만원인 카마로SS 대비 2배에서 4배 이상 비싼 차들이다. 카마로SS의 가격 대비 성능이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마로SS는 지난해 출시 4개월 만에 653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올해도 매달 40여 대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수입차 한판 붙자”…국산차 반격 본격화
(사진) G4 렉스턴./ 쌍용차 제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명가 쌍용자동차는 G4 렉스턴을 앞세워 대형 SUV 수입차들과 겨루고 있다.

상대는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와 포드의 익스플로러다. G4 렉스턴은 2001년 1세대 렉스턴 출시 후 16년 만인 지난 5월 완전 변경 모델로 새롭게 출시됐다.

3350만~455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세계 최초로 초고강도 기가 스틸을 적용하고 쿼드 프레임 차체 구조와 다양한 첨단 기능을 갖췄다.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2412대를 판매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르노삼성은 아직 고성능 모델은 없지만 르노그룹의 고성능 차량인 클리오RS나 메간RS 등의 수입·판매를 검토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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