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을 찾아라…불꽃 튀는 신약 전쟁]
-동아에스티, 모두가 같은 출발선 ‘혁신 신약’ 도전…오픈 이노베이션 과제 공모도
윤태영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 “치매 치료 신약 개발 꿈이 아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1949년 설립된 동아제약은 2013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그룹의 투자 부문과 바이오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비상장 자회사인 동아제약은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을, 상장 자회사인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과 의료기기·해외사업 등을 맡는다.

동아에스티는 혁신적 신약 개발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5551억원) 대비 R&D 투자 비율을 14.2%(787억원)로 끌어올렸다.

동아에스티는 합성 의약품 5개, 천연물 의약품 3개, 바이오 의약품 1개 등 총 9개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보유 중이다. 다른 기업과 달리 다양한 분야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것이 강점이다.

윤태영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전무)은 “회사의 경쟁력을 더욱 키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디스커버리 엔진’이 되는 것이 목표”라며 “항암제와 천연물 파킨슨병 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의 기술수출 성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태영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 “치매 치료 신약 개발 꿈이 아니다”
약력 : 1962년생. 1985년 서울대 화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이학 석사. 1994년 미국 예일대 이학 박사. 1996년 뉴로젠 책임연구원. 2004년 노바티스 수석연구원. 2017년 동아쏘시오홀딩스 연구본부장 겸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장(전무, 현). /사진=동아에스티 제공

▶최근 성과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기존 ‘후발 신약(Fast-follower)’ 위주 연구에서 ‘혁신 신약(First Mover, First-in-class)’ 중심으로 동아에스티 연구본부의 체질을 바꾸면서 하나둘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뇨병 신약 ‘DA-1241’과 과민성 방광염 신약인 ‘DA-8010’에 대한 임상 1상을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성공적으로 마쳤고요.

올해 초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DA-9801’, 알츠하이머 치료제 ‘DA-9803’ 등의 천연물 신약을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성과도 있었습니다.”

▶R&D 부문의 핵심 전략은 무엇입니까.

“제품개발연구소는 개량 신약 등 국내시장을 겨냥한 차별화 제품을 위해, 연구본부의 디스커버리 조직에서는 세계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혁신 신약 연구·개발을 위해 꾸준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정된 자원과 역량으로 모든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는 만큼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질환 분야로는 항암제에 초점을 맞추되 투자 대비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초기 연구에 집중해 관련 역량을 키우고 그 전후 단계에서는 타사와의 협력으로 보완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기본 전략입니다.

R&D보다 사업화 연계 기술 개발 사업(R&BD)에 가까운 형태죠. 올해 초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면역 항암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이 좋은 예입니다.”

▶앞으로 기대를 거는 분야는 뭔가요.

“임상 과제 중에서는 당뇨병 치료제인 ‘DA-1241’의 미국 임상1b상이 내년 말께 종료될 예정입니다. 동아에스티가 가진 신규 메커니즘이 환자에게 과연 유용할 것인지 알아보는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의 임상이죠.

만약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하거나 스핀오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후속 임상 개발을 진행할 자신감을 얻게 될 겁니다.

이 밖에 연구 단계 과제들 중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분야가 다수 있지만 이미 글로벌 파트너가 있거나 글로벌 파트너링을 지향하는 성격의 과제들이어서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미리 말씀드릴 수 없는 점은 양해하기 바랍니다.”

▶최근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 과제를 공모하기도 했죠.

“산학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2월 ‘제1회 동아에스티 오픈 이노베이션’ 과제 공모를 진행했고 최근 심사를 모두 마쳤습니다. 양적 측면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호응을 받았고 질적으로도 기대 이상의 훌륭한 연구 과제가 많아 심사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이 동아에스티의 혁신 신약 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치매나 간질환 등 다양한 질환 영역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의 범위를 확장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연간 연구비 총 10억원 내외의 지원 예산이 책정돼 있지만 성과에 따라 그 규모를 더 확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5월부터 선정된 연구진을 대상으로 예산을 본격 지원할 예정입니다.”

▶치매 치료제 분야에서도 성과가 있죠.

“올 초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 자체 개발 천연물 의약품인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DA-9803’을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의 99% 이상이 실패하는 치매 치료제를 우리가 어떻게 개발할 수 있겠는가’ 하는 회의적 시각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첫째, 치매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인류 공통의 크나큰 위협입니다. 신약 연구를 하는 제약 기업으로서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외면해선 안 되는 분야입니다.

둘째, 지난 20여 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 노력을 주도해 온 아밀로이드 가설이 모두 실패했습니다. 아직 뚜렷한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란 것은 바꿔 말하면 모두가 같은 출발선상에 있다는 얘기죠.

셋째, 그간 치매 치료제 개발의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는 대단히 많은 진전이 있었습니다. 치매의 병인과 진행 과정 등에 대해 많은 연구가 축적됐고 그에 따른 새로운 치료 가설이 등장했습니다. 이제는 산업계에서 그 가설 하나하나를 약리적으로 검증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고 봅니다.

넷째,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파트너입니다. 동아에스티 스스로 글로벌 혁신 신약의 실패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는 단단한 과학적 증거가 뒷받침된다면 기쁘게 그 리스크를 안고 투자합니다.

글로벌 파트너링의 관점에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의 기술수출 가능성은 다른 질환 분야보다 오히려 더 높다고 봅니다.”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진행 중인 애브비·아스트라제네카와의 공동 연구를 계기로 모든 글로벌 제약사가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디스커버리 전문 연구소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음 목표는 혁신 신약의 글로벌 임상까지 직접 도전해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 가는 글로벌 신약 개발 전문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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