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1000만 명을 움직이는 나' 인플루언서 시대] -‘가깝고 친근한 감정’의 힘…아마존·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도 적극 활용
소비자는 기업·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를 더 신뢰한다
[한경비즈니스=이승윤 건국대 경영대 교수·디지털 문화 심리학자] 지금 이 시점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뽑으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주저 없이 ‘아마존’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러한 아마존이 최근 가장 공을 들여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 디지털 세상에서의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 플랫폼이다. 아마존은 2017년 초 ‘인플루언서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인터넷 세상에서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선발된 인플루언서들은 아마존으로부터 본인만의 독립된 도메인 주소를 받게 되며 이러한 도메인 주소를 통해 본인의 콘텐츠 안에서 소개되는 제품을 직접 구매 장려할 수 있다.
이러한 도메인을 통해 판매되는 제품은 아마존이 인플루언서들에게 커미션 형태로 보상을 준다. 아마존은 인터넷 세상에서의 소비자들이 기업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들이 친밀하게 느끼는 일반인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컨설팅 업체인 브라이트로컬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소비자들의 88%가 친한 친구만큼 인터넷 세상에서 그들이 팔로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제품 리뷰를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이런 이유로 아마존은 외부의 인플루언서들을 아마존이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을 추천하고 홍보하는 주요한 판매 인력 파트너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이언맨’보다 더 강력한 케이시 네이스탯
물론 인플루언서들이 지나치게 아마존의 제품만 홍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이 프로그램 내에 인플루언서를 뽑는 과정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아마존이 인플루언서를 보유하고 있는 팬 규모, 그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 아마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와의 연관도 등을 따져 함께 일할 인플루언서들을 조심스럽게 선발한다.
그리고 그들의 독립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그들과 협력하는 최선의 방식을 탐구하고 있다. 섣부르게 프로그램을 론칭하기보다 베타 테스팅 방식으로 조심스럽게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정교한 보상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을 그들 제품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직접 판매하도록 장려하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앞으로 어떠한 전략을 통해 디지털 세계의 영향력자들을 ‘내부 판매 조력자(inner-sales force)’로 만들어 나갈지 고민해 봐야 한다.
최근 삼성전자에 일어난 가장 악몽 같은 사건은 2016년 말에 있었던 ‘갤럭시 노트7’의 연쇄 폭발 사고였을 것이다.
2016년 8월 24일 국내 첫 폭발 사례를 시발점으로 전 세계에서 수십 건의 배터리 폭발 사고가 보고되기 시작했다. 이후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갤럭시 노트7의 전량 리콜을 공식 발표했고 갤럭시 노트7은 안타깝게도 시장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2016년 악몽 같은 후반기를 보낸 삼성이 2017년 새로운 스마트폰을 내놓으면서 마케팅 캠페인을 만들 때 구원투수로 등판시킨 사람은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같은 전통적인 시각에서의 셀러브리티가 아니라 디지털 세상에서 수많은 팬들을 거느린 케이시 네이스탯과 같은 개인 인플루언서들이었다.
당시 삼성전자에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삼성 휴대전화는 위험하지 않아요’라고 신뢰감 있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들에게 신뢰를 다시 회복시켜 줄 사람이 인터넷 세상에서 영향력이 있는 일반인 인플루언서들이라고 봤다. 유명인들을 등장시켜 멋지게 영상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진정성(authentity)’ 있는 모습을 통해 신뢰감을 회복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배터리 폭발로 발생한 문제를 전통적인 셀러브리티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소비자들과 좀 더 친숙한 디지털 인플루언서들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많은 기업이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인플루언서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제 사람들은 기업이나 그들과 다소 거리감이 있는 전통적인 미디어 스타들보다 그들이 편하게 느껴지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과 같은 인플루언서들의 이야기를 더 신뢰한다. 그들이 편하게 콘텐츠 형태로 이야기를 시작할 때 사람들은 좀 더 편하게 경청한다.
소비자는 기업·연예인보다 ‘인플루언서’를 더 신뢰한다
이제는 ‘어떻게’를 고민할 때
CJ E&M의 다이아티비가 리서치 기관인 TNS를 통해 최근 발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인플루언서들이 일반 연예인들보다 훨씬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그리고 응답자의 95%가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이 이야기하는 것보다 인플루언서가 전달하는 정보에 더 신뢰가 간다고 응답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더욱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와 기업이 소통하는 것을 중간에서 돕는 조력자 역할을 인플루언서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과 삼성전자 등 앞서 언급된 사례들은 혁신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들이 ‘인플루언서’라고 불리는 슈퍼 개인들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제 기업의 마케터뿐만 아니라 기업의 명운을 가를 중요한 전략적인 그림을 그릴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할 대상이 인플루언서가 됐다.
‘인플루언서와 협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너무 당연한 이야기가 돼버렸다. 이제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인플루언서를 이용해 나갈 것인지 생각해야만 하는 시대다.
기업들은 이제 디지털 시대 마케팅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는 인플루언서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 심도 깊게 생각해 봐야만 한다.
앞으로 우리는 나이와 세대를 뛰어넘는 수많은 독창적인 슈퍼 개인인 인플루언서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디지털 세상의 혁명의 아이콘인 인플루언서들은 ‘개인의 삶’ 그리고 ‘기업의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나 좋은 콘텐츠만 만들 수 있다면 스스로 스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제 기업들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런 슈퍼 개인인 인플루언서들을 그들의 전략적인 밑그림을 그릴 때 포함해야 할 것이다.
개인들은 이제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관망자가 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참여자이자 스스로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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