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93호 (2018년 10월 10일)

급등한 서울 집값, '버블 붕괴'의 신호탄 되나

[커버스토리 = '4대 핵심지표' 긴급 점검 : ④부동산]
- 지방 집값은 얼어붙으며 양극화
- ‘규제·허수·금리’ 3대 변수 고려해 대응책 찾아야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이 심각한 경제문제로 떠올랐다. 정부의 각종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걷잡을 수 없이 오른 2018년의 집값은 10년 전 부동산 시장 버블(거품) 붕괴 직전을 연상케 할 정도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버블 세븐(집값 거품이 낀 7곳)’이라는 신조어를 낳은 2006년부터 거의 3년여 동안 ‘부르는 게 값이 되는 불패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4년여 동안 부동산 시장에 나타난 역전세난·하우스푸어·깡통아파트 등은 ‘부동산 버블 현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순간에 집이 전부였던 서민들의 경제가 무너졌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2018년 10월 현재 일자리와 고용 감소로 경제 위기에 대한 경보음이 켜진 상황에도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은 고공 행진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에 추격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과연 이런 현상은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위험한 것일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변수를 알아봤다.



◆ 아파트 가격 급등에 규제

정부는 부동산 시장과 씨름 중이다. 벌써 여덟 번째 판이다. 가장 최근에는 ‘9·13 주택 시장 안정 대책’과 ‘9·21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부동산 수요 억제와 공급 대책을 동시에 쏟아냈다.

이에 따라 당장의 부동산 시장의 열기는 한풀 꺾였다. 강력한 세금·대출 규제로 주택 보유자의 추가 주택 마련을 차단하고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늘려 주택 마련에 따른 부담을 키웠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35% 올라 전주(0.51%)보다 0.16%포인트 상승 폭이 줄었다. 게다가 수도권 3기 신도시와 서울 중소 규모 택지 9곳의 위치를 확정하지 않으면서 이들 입지에 따라 시장이 영향을 받을 만한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은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가 회복되는 분위기였다.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세금 부담에 직면한 1주택자도 집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아파트 거래량은 74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반 토막이었는데 9월 아파트 거래량은 1만5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8230건)을 훌쩍 넘어섰다.

무엇보다 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수도권 택지 지정과 보유세 국회 통과 여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입지 좋은 수도권과 서울에 택지가 공급되면 강남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으며 다른 지역 집값도 과열 양상이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다.

보유세 개편안 국회 통과와 기준금리 인상도 시장의 투자 심리를 꺼뜨릴 만한 대형 이슈다.
공급 확대책을 내놓은 국토교통부는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 등 11곳에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 9곳(8642가구)은 나중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또 서울과 가까운 곳에 330만㎡ 이상 면적의 택지 4~5곳을 조성해 20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도 발표했다.

청약 조정 대상 지역에 있는 2주택자에 대해 종부세를 중과하고 고가 주택 종부세율을 올리며 임대 사업자의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보유세 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될지도 시장의 변수다.

정부·여당은 종부세 강화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여당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세금 인상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만약 보유세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강력한 세금 증가 효과로 주택 수요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높다.

◆ 양극화 허수에 혼란스러운 지표

부동산 양극화 현상과 부동산 관련 지표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과열 현상과 호황이 마치 국내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 지표만 놓고 보면 올해 정부의 시장 안정 목표는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마이너스 0.15%다.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아파트 값이 소폭 하락한 상태다.

이러한 부동산 지표가 나왔는데 그 누구도 집값이 안정됐다고 평가하지 않는 것은 통계의 착시 현상 때문이다. 전국 평균값은 나쁘지 않은데 개별 지역으로 들어가면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도 성남 분당, 과천, 하남, 대구 수성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한파’가 이어지고 있다.

경남과 울산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각각 마이너스 7.98%, 마이너스 7.86%다. 충남 마이너스 5.01%, 부산 마이너스 3.14% 등 지방 부동산 시장은 사정이 좋지 않다.

수도권도 서울 변수를 제거해야 부동산 시장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인천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은 마이너스 0.65%, 경기도는 1.09%로 조사됐다. 수도권인 인천은 서울과 달리 아파트 값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경기도 역시 특정 지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사정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평택은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변동률이 마이너스 5.80%를 기록 중이다. 반면 분당은 13.08%라는 전국 최고의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을 이어 가고 있다. 과천도 12.14%에 달한다.

하남도 9.24%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였다. 서울에서는 용산이 처음으로 10% 벽을 넘어 10.33%를 기록 중이다. 9·13 부동산 종합 대책이 발표된 이후 서울은 조정 국면을 맞고 있지만 아파트 값이 이미 많이 뛴 상황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부동산 양극화 문제 해소다. 문제는 부동산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남이나 울산이 전국에서 아파트 값 하락률이 가장 높은 것은 지역 산업 위축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지역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부동산 한파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방 쪽에 몰려 있는데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 주담대 금리 연내 ‘5% 벽’ 뚫리나

금리도 앞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을 움직일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금융권 대출금리도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미 기준금리가 오르면 한국은행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채권시장 등을 통해 국내 시장금리가 올라간다. Fed가 오는 12월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금리는 연내 5%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 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는 지난 8월 말 잔액 기준 1.89%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 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을 고려해 은행연합회가 산출하는 금리다.

잔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8월 1.59%에서 1년 연속 상승했고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시장금리는 미 기준금리 인상 흐름에 연동하는 구조다.

미 Fed는 2016년 12월 0.5~0.75%에서 이달 2.00~2.25%까지 거의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해 왔다. 이 영향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은행권 혼합형 주담대 가이드 금리(5년 고정, 이후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AAA 등급 5년물’ 금리도 지난해 초 연 2% 안팎에서 현재 2.4%대까지 올랐다.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여파로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잔액 기준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현재 4%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미 Fed가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면 주담대 최고 금리는 연내 5%를 넘어설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0%포인트 오르면 ‘고위험 가구’ 비율이 지난해 3월 기준 전체 부채 가구의 3.1%(34만6000가구)에서 3.5%로 0.4%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포인트 상승하면 고위험 가구 비율이 4.2%로 1.1%포인트 오른다. ‘고위험 가구’는 소득의 4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팔아도 빚을 상환할 수 없는 가구를 말한다.

◆ 쏟아지는 ‘경고음’

국내 주요 경제 연구 기관들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우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글로벌 부동산 버블 위험 진단 및 영향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 일부 지역에 국지적 과열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한국 부동산 시장의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KIEP는 과거 부동산발 금융 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버블 위험이 존재한다고 예상했고 이에 따라 한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버블 위험의 경착륙이 현실화한다면 한국 경제는 실물경제 부진이 오래갈 위험이 크다고 봤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주요국 재정 건전성이 취약해진 데다 정책금리가 낮은 수준이고 통화정책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아 정책 여력이 과거보다 약해졌기 때문이다.

건설투자 둔화가 국내 경제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KDI 경제 전망’을 통해 건설투자 부진을 국제 경제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았다.

KDI는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각각 2.9%와 2.7%의 성장률을 기록해 지난해(3.1%) 회복됐던 3%대에서 다시 멀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16년과 2017년 각각 10.3%와 7.6%였던 건설투자는 올해 마이너스 0.2%, 내년 마이너스 2.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LG경제연구원도 ‘2018년 국내외 경제 전망’에서 올해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이 계획대로 시행돼도 주택 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4.9%에서 올해 2% 내외로 뚝 떨어진다며 분양 계획이 모두 실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주택 투자는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연구원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지난해보다 20% 줄어들었고 지자체의 토목건설 투자 지출 비율도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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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금리 : 벌어지는 한미 금리 차…올리자니 1500조 가계 부채 '발목'
-③반도체 : '위태로운 수출 버팀목'…D램 낸드플래시 가격 '흔들'
-④부동산 : 급등한 서울 집값, '버블 붕괴'의 신호탄 되나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3호(2018.10.08 ~ 2018.10.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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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10-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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