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영업이익률 30%’ 숨은 고수익 기업의 비밀]
-국내시장 히터블록 점유율 80%…국내 첫 지르코늄 전구체 양산도 성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메카로는 반도체 장비의 핵심 부품인 히터블록과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박막 증착에 사용하는 화학물질인 전구체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매출액 1187억원, 영업이익 50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2.46%로, 지주사를 제외한 매출액 500억원 이상 상장사 중 8위다.

메카로의 올 1·2분기 기준 매출 비율은 전구체 77.21%, 히터블록 21.65% 등이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0%다.

◆100% 수입하던 반도체용 전구체 양산 성공

메카로의 창업자는 정태성 사장과 장혁규 연구소장(전무)이다. 두 사람은 SK하이닉스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2000년 메카로의 전신인 메카로닉스를 창업했다. 수입에 의존하던 히터블록과 전구체(precursor)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로 창업했지만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 메카로를 이끌고 있는 이재정 대표는 2006년 회사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1997년부터 반도체·액정표시장치(LCD) 부품 소재 업체인 솔믹스(현 SKC솔믹스)에서 영업 등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대표는 “회사의 경영과 기술 부문을 각각 분리해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 달라”는 두 사람의 간곡한 부탁에 2006년 메카로 대표에 취임했다.
메카로 “반도체 공정 필수 소모품 ‘히터블록’ 국산화했죠”
약력 : 1986년 건국대 행정학과 졸업. 1990년 일본 아사히신문사. 1993년 무역업(NASAN INTERNATIONAL). 1997년 솔믹스(현 SKC솔믹스) 영업·연구소 총괄. 2006년 메카로 대표(현).

이 대표의 취임과 함께 메카로는 솔믹스의 자회사가 됐다. 이 대표는 솔믹스 시절 구축했던 영업망 등을 활용해 메카로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2008년 모회사인 솔믹스가 SKC에 매각되면서 메카로는 SKC의 손자회사가 되고 말았다.

이 대표는 “2006년 메카로에 합류하면서 임직원과 약속했던 2020년 1조원 매출, 영업이익 30% 달성 목표를 꼭 지키고 싶었다”며 “사비를 들여 2009년 SKC가 보유 중이던 메카로 지분을 인수해 분리, 독립했다”고 말했다.

이후 메카로의 주요 제품인 히터블록과 전구체를 찾는 기업이 늘면서 회사도 안정을 찾아갔다. 2015년 1월 메카로닉스에서 지금의 메카로로 사명을 바꿨다. 201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메카로는 2000년 창업과 동시에 국내 최초로 히터블록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히터블록은 반도체 기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열에너지를 균일하게 공급하는 기능성 부품이다. 국산화 이후 국내 점유율 70~80%로,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메카로의 히터블록은 세트당 1000만원 정도로, 수입 제품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을 비롯해 중국·일본·미국·싱가포르·대만·유럽 등 해외 기업들에 납품한다. 본사가 있는 평택 공장에서 일괄 생산한다.

이 대표는 “히터블록은 반도체 경기에 관계없이 반도체 공장에서 꾸준히 사용되는 소모품”이라며 “3차원 수직 구조 낸드플래시(3D Vertical NAND, 3D V낸드) 등 4세대(64단) 이상 디바이스용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부 기능을 고도화한 히터블록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카로의 주력 품목인 전구체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박막 증착에 사용되는 액상 화학물질이다. 히터블록 위의 웨이퍼에 기화기를 통해 전구체를 뿌리면 웨이퍼에 얇은 막이 형성된다. 이 막은 마이너스 전하를 잡아주거나 잡아주지 않는 역할을 해 반도체 기판이 정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메카로는 국내 최초로 지르코늄 계열 전구체 양산에 성공하며 설계 박막 증착, 합성 정체 및 분석 등 관련 전구체 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북 음성에 있는 제2사업장에 일괄 생산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원자재는 해외에서 들여오지만 합성 등의 모든 공정을 국내에서 진행하는 만큼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품목이라는 게 메카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전구체 매출 비율이 SK하이닉스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은 개선해 나가야 할 과제”라며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으로 고객사를 다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순이익의 20% 임직원 성과급으로 지급

메카로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반도체 부품 소재 연관 분야로의 제품 및 사업 확장을 통해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젬 포일 등이 대표적이다.

초대형 입자가속기 미립자 검출에 활용되는 젬 포일에는 한 장에 수십만 개의 미세 홀을 가공하는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다. 유럽 경쟁사 대비 검출 능력을 2배 향상시켰음에도 공정 단순화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라는 게 메카로의 설명이다.

전구체와 히터블록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CIGS(구리·인듐·갈륨·셀레늄) 박막 태양전지도 메카로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힌다.

메카로는 또한 인수·합병(M&A)과 외부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영업·마케팅 능력을 강화하는 등 약점으로 지적되는 단일 제품·단일 고객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개선해 나간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히터블록과 전구체의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 성장해 고객사와 주주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영업이익률을 더욱 끌어올려 임직원에게 보다 많은 성과급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메카로는 매년 순이익의 20%를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돌려준다.

그는 노동시간 단축 등 정부 차원의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260여 명이 근무 중인 메카로는 300명 이하 중소기업으로 분류돼 2020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 대표는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가 밤낮없이 땀 흘려 이룬 결과물인 경제 발전의 성과물을 단지 기적으로 둔갑시켜 버리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표현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 경제의 버팀목인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지는 못할망정 최저임금 인상과 인력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노동시간 규제라는 짐을 하나 더 얹어준 꼴이라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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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6호(2018.10.29 ~ 2018.11.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