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245호 (2019년 10월 09일)

세코닉스, 선행 기술 개발로 신사업 개척…자율주행차 시대 앞서간다

[커버스토리=자동차 부품업계 미래 찾기]
-자동차 판매 줄지만 장착 카메라는 증가…‘차로 인식’ ‘800만 화소’ 등 매출 4.7% R&D 투자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지난 10월 1일 경기도 평택시 세교산단로의 세코닉스 평택 공장. SRT 지제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세코닉스 광전자사업부의 전진기지다. 무인 자동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자동차용 카메라를 2006년 개발해 상용화하고 국내 자동차용 카메라 시장의 개척자 역할을 한 곳이다.

8626㎡ 규모의 평택 공장에는 전자광학연구소(Electronic Optics R&D Center)가 들어서 있다. 390명의 직원들이 차량용 카메라 렌즈와 모듈, 카메라 부품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광학 렌즈를 생산한다. 평택 공장 이외에도 동두천 본사와 아산 공장, 중국·베트남·폴란드 법인에서 스마트폰용을 비롯해 다양한 광학 렌즈를 취급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자동차의 ‘눈’ 역할을 하는 카메라가 중요해진다. 세코닉스는 지난해 3억6500만 달러(약4367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55%가 자동차 부문에서 나왔다. 기존 주력인 스마트폰을 넘어선 액수다. 플라스틱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1988년 설립된 세코닉스는 어떻게 자율차 부품으로 미래를 찾게 됐을까.

자동차 부문 매출이 스마트폰 넘어서 
세코닉스 평택 공장에선 몇 가지 ‘청정 수칙’을 지켜야 한다. 입구에서부터 신발을 갈아 신고 작업장 앞에서는 방진복으로 무장한다. 그렇게 찾은 현장은 한눈에도 쾌적하다. 365일 상온 섭씨 영상 21도에서 22도로 유지되는 클린룸은 온도뿐만 아니라 공기의 질도 관리된다.

자동차 사이드미러용 카메라의 생산 공정을 따라가 봤다. 자동차용 카메라는 이미지를 보기 위한 렌즈, 이미지 센서와 부품 소자로 이뤄진 인쇄회로기판(PCB), 렌즈를 고정하는 보디, 차체에 연결하고 붙이는 케이블과 브래킷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순서에 맞춰 조립하고 라벨을 부착해 출하하는 과정이다.

“예전엔 차의 종류에 따라 매번 다른 형태로 조립해 왔다면 지금은 표준화 작업을 통해 단 4개의 모듈로 100여 개의 품목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람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고 차단하도록 자동 설비 시스템과 정량적 관리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는 게 관건입니다. 공통된 모듈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비결이죠.”

설명을 담당한 세코닉스 평택 공장의 생산 책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자동’ 그리고 ‘검사’다. “휴대전화는 부품 하나가 고장 나면 AS센터에서 고치고 또 쓰지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자동차는 부품 하나의 불량이 곧 자동차의 불량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매우 민감하게 관리된다”고 말한다.

일례로 렌즈 경화 과정은 경화 전후의 바코드를 등록해 관리하고 있다. 온도와 시간도 명확한 기준점이 있어 시간이 완료되기 전에는 문이 열리지 않는다. 조립 과정은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차량에 구동 가능하도록 정밀하게, 또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에 맞춰 일관되게 생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동차용 카메라는 후방·전방·측면에서 사용된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대부분이 후방 카메라를 장착하며 고급 품목일수록 사방을 비추는 ‘서라운드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이때 카메라 렌즈는 해상도가 성능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또 외부에 노출돼 있어 공기저항이나 온도 변화를 견뎌야 하고 비나 눈이 오더라도 고장이 없도록 방수 기능을 갖춰야 한다.

이상록 세코닉스 광전자사업부 전무는 “현재 탑재되는 카메라는 100만 화소인데 200만 화소의 카메라를 개발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할 계획”이라며 “카메라의 화소 수가 늘어나야 자율 주행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고화소 카메라 개발에 방향을 두고 강점을 키워 왔다”고 말했다.

중국발 위기에 맞서 고객 다변화, 기술 개발 
사업 초창기 노트북 CD롬 렌즈를 생산하던 세코닉스는 렌즈 단품 하나로 기지개를 펴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왔다. 2000년대 초반 프로젝터와 모바일용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다가 2005년 준비를 시작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동차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GM대우에 첫 납품하고 현대차그룹을 주 고객으로 만나면서 꾸준히 성장했고 차량용 카메라 렌즈와 모듈의 국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성장세를 유지하던 세코닉스도 자동차 부품업계에 몰아닥친 위기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중국 현대차·기아차 공장을 중심으로 영업 경쟁이 치열해졌다.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가 대규모 설비투자와 가격 경쟁력을 무기 삼아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다. 급기야 세코닉스 제품 가격의 약 70% 수준에 공급하면서 물량을 빼앗기는 일이 발생했다. 더욱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사태 이후 중국에서 현대차·기아차의 생산 대수가 줄어들면서 부품 업체들이 담당하는 물량도 줄어들고 가격 압박이 거세져 왔다.

세코닉스는 크게 세 가지 대응책을 세웠다. 첫째, 해외시장 개척. 둘째, 고급화 전략. 셋째, 제품 다변화가 그것이다. 먼저 전체의 약 90%로 절대적이었던 국내 완성차 업체의 비율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고객사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국제적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의 한 업체가 국내시장에 새롭게 들어와 세코닉스의 안방에 진입했다. 세코닉스도 역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해 수주 영업 전략을 폈고 계약 성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고급화 전략은 고화소를 앞세워 펼치고 있다. 독자적 기술 개발을 통해 200만 화소 시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미국 엔비디아에 200만 화소 카메라를 독점적으로 공급해 왔고 향후 자율주행을 위한 카메라 개발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해상도가 요구된다. 세코닉스는 현재 800만 화소 카메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 광학 기술(DLP) 등을 적용한 다양한 상품군도 선보일 예정이다. 자동차용 카메라의 용도는 점차 변화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물체를 알아보는 인지 기능이 전부였다면 점차 안전의 개념이 중요해졌고 자율차 시대에는 인식의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물의 종류뿐만 아니라 특징까지 구별해 내는 카메라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코닉스는 자체 기술을 통해 스마트카와 관련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관련 부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차로 인식(LDWS), 차로 유지 지원(LKAS),  전방 추돌 경고(FCW), 하이빔 어시스트(HBA), 운전자 상태 인식(DSM), 사이드미러리스 등의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졸음 방지 카메라, 사이드미러 대체 카메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AR·VR 광학 렌즈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연구·개발(R&D) 투자에 있다. 세코닉스는 전체 매출액의 4.7%를 R&D 투자에 쓰고 있다. 2007년 당시 자동차 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선행 기술 개발을 진행했고 이것이 적중해 시장 진출 초창기부터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과거의 경험을 되살려 다가오는 자율차 시대에 대비해 이미 2011년부터 투자해 왔다.

박용호 세코닉스 광전자사업부 영업전무는 “국내외적 영업 환경이 녹록하지 않지만 자동차 대수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대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게 새로운 기회이며 앞으로 고화소 카메라와 DPL 기술, AR·VR 광학 렌즈의 강점으로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charis@hankyung.com



[커버스토리=자동차 부품업계 미래 찾기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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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자동차 부품 업체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5호(2019.10.07 ~ 2019.10.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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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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