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네이버vs카카오]- 애널리스트·전문기자 3인 좌담…“라인·야후 통합, 한국 회사라는 거부감 불식 효과”
[한경비즈니스=정리=이현주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적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상반기뿐만 아니라 하반기 들어 굵직한 이슈들이 나오면서 주가는 연초 대비 50% 가까이 상승했다. 역동적 한 해를 보낸 두 기업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2020년 어떠한 관전 포인트를 주목해야 할까. 이를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 3인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래에셋대우에서 17년간 국내외 인터넷·게임 업종 분석을 맡고 있는 김창권 애널리스트(글로벌기업분석팀장), 한국투자증권의 인터넷·게임 업종 수석연구원 정호윤 애널리스트(CFA), 정보기술(IT) 분야의 오랜 취재력을 바탕으로 전문 미디어를 운영하는 심재선 바이라인네트워크 대표(기자)다. 한경비즈니스 본사에서 12월 4일 진행된 전문가 좌담회를 공개한다. 진행은 장승규 한경비즈니스 편집장이 맡았다.
“네이버도 카카오도 궁극적 지향은 인터넷 금융 플랫폼”
올해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에 대해 총평을 해본다면 어떠한 부분이 눈에 띕니까.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글로벌기업분석팀장(이하 김창권)

“카카오는 톡비즈를 시작하면서 카카오톡의 수익화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최근 큰 변화는 금융 부문에서 일어났죠. 바로투자증권 인수에 나서고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마무리되는 단계입니다. 또 타다에 밀리던 모빌리티 사업도 기류 변화가 엿보입니다. 정치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2분기를 기점으로 볼 수 있어요. 먼저 웹툰에서 큰 성과를 보여 줬고요. 우려했던 광고 부문이 부활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가시화되지 않았던 전자 상거래 분야의 가치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우려됐던 라인이 최근 야후재팬과의 경영 통합으로 긍정적 변수가 된 점도 눈에 띕니다. 두 기업 모두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기보다 기존 사업의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고 규모가 작아 눈에 띄지 않던 사업들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올라오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이하 정호윤) “두 기업에 대해 시장에서 기대와 우려가 있었는데 잘 해소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우선 네이버는 돈을 안정적으로 벌지만 특히 국내에서 신규 비즈니스들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죠. 일례로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고 새롭게 금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색 광고에서 유튜브와 인스트그램 등 새로운 플랫폼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을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올해 실적 발표를 통해 쇼핑 분야에서의 압도적 점유율과 검색 알고리즘 개선을 통해 검색 광고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시장에서 제기해 온 보수적인 태도들을 불식한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반대로 신사업을 많이 벌이는데 도대체 실적 개선이 언제 되느냐에 대한 걱정이 많았어요. 올해 톡비즈 광고를 통해 신규 사업의 성장과 실적 개선에 대해 자신감을 보여줬습니다. 두 기업의 주가가 긍정적일 수밖에 없는 한 해였습니다.”
심재석 바이라인네트워크 대표(이하 심재석) “올해 네이버가 창립 20주년을 맞았죠. 사람이 20세에 성인이 되는 것처럼 네이버도 비즈니스적으로 성숙한 단계에 진입한 것 같습니다. 작년에 주가가 좋지 않았다면 올해는 개선됐고 또 성인이 돼서인지 부끄러움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쇼핑을 하는데 안 하는 것처럼 감추고 금융에도 소극적으로 했다면 이제는 달라졌죠. 야후재팬과의 통합은 소프트뱅크와 손정의 회장이라는 글로벌에서의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는 하는 사업은 많지만 돈을 버는 분야가 없어 문제였잖아요. 톡비즈가 나오면서 수익화가 시작됐는데 사실 이것만으로는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핵심이 되는 검색 광고가 없는 상황에서 모바일 화면에서 얼마나 광고를 확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완전히 털어낸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올해 가장 중요한 분야는 모빌리티였던 것 같아요. 올해 초 카풀을 놓고 싸우는 모습을 보이다가 결국 포기했죠. 최근 택시와 손잡고 오히려 타다 등을 압박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중요한 선택에 따라 앞으로 택시 시장을 비롯해 모빌리티 분야에서 큰 변화를 일으킬 것 같아요.”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인터넷 기업들이 몇 개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라졌습니다. 구글·인스타그램·페이스북이 제패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례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크게 선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재석 “그 배경에는 한국어라는 특징이 자리하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의 비즈니스의 핵심은 검색이잖아요. 한국에서 검색이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는 한국 사람들이 정보를 주로 한국어로 검색하기 때문이죠. 또 구글이 한국 시장에 늦게 들어오면서 네이버가 시간을 벌 수 있었죠. 저는 네이버의 전략이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검색 시장이 뜰 때 네이버는 검색 기술을 좋게 만드는 노력보다 검색할 수 있는 문서를 만드는 노력을 더 많이 했거든요. 기존 기술 업체들이 하지 않았던 전략이었고 꽤 성공적이었죠. 가두리 양식장이라고 하긴 하는데 그 가두리 양식장을 만들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카카오도 진입이 빨랐던 거죠. 한국에 아이폰이 들어온 지 4개월여 만에 카카오톡이 나왔거든요. 그 누구보다 빨리 움직였기 때문에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플랫폼 사업은 우선 선점하면 대체가 어렵잖아요. 그래서 생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정호윤 “절반은 운이었고 절반은 대처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인터넷 서비스의 특징이 한 번 자리 잡으면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게 발생하는 비즈니스라는 것이죠. 네이버는 검색 시장에서 초반 점유율을 지켰고 이후 국내에 특화된 서비스를 잘 만들어 왔습니다. 블로그·지식인·카페 등 그 당시 인터넷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중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네트워크 효과가 되면서 구글의 진입을 막는 배경으로 자리한 것 같고요. 카카오도 마찬가지로 네트워크 효과로 페이스북의 유입을 막았습니다.”
김창권 “한국 사람들의 인터넷 서비스 기획력이 훌륭한 것 같습니다. 재밌는 부분은 네이버 검색 대부분을 엔터테인먼트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죠. 심심할 때 사람들이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혹은 연예 뉴스를 보기 위해 검색해요. 구글은 대개 학습에 좋은 도구이지 노는 공간은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네이버가 기획을 잘한 것 같아요. 한국이 작은 시장이고 언어가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확대를 하지 못했을 뿐 경쟁력 있는 서비스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국 내에서 규모를 키워 왔습니다.”
올해 하반기 큰 뉴스는 라인과 야후재팬의 통합 추진입니다. 일본에서 야후재팬의 존재감이 그렇게 크지 않은 상황에서 통합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정호윤 “야후재팬이 좀 더 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야후가 검색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0% 정도인데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모습이었고 핵심 비즈니스인 광고와 커머스가 약간 위기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를 한 단계 진화시켜야 하는데 라인과의 경영 통합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심재석 “일본은 포털과 검색 시장이 있습니다. 검색은 구글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야후의 검색 엔진도 구글의 것을 쓰면서 다른 콘텐츠를 통해 광고를 붙이는 서비스를 했던 것이고요. 그런데 모바일상에서 야후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모바일 시장은 라인의 독주죠. 야후가 페이페이로 커머스를 공략하고 있는데 중국을 보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가 처음엔 높은 점유율로 시작했지만 결국 텐센트가 치고 올라왔거든요. 그것이 모바일 플랫폼의 힘이죠. 라인과의 경영 통합이 야후엔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네이버 시각에서 보면 라인의 글로벌 확산이 정체된 상태잖아요. 마케팅 비용을 너무 많이 쓴데다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야후를 새로운 돌파구로 판단한 것 같아요. 사실 서비스 측면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창권 “네이버나 카카오뿐만 아니라 라인·야후 모두 궁극적 지향은 인터넷 금융 플랫폼이 되는 것이죠. 일본에서도 라인과 야후의 비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둘의 힘을 합치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또 정치적인 판단도 있었을 겁니다. 일본에서 라인은 아무래도 한국 회사라는 인식이 있죠. 금융 인프라를 한국 회사가 차지하는 데 일부 거부감이 있을 겁니다. 그러한 종합적인 판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심재석 “네이버·카카오·라인·야후의 목표는 텐센트가 되는 것이거든요. 그 길을 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카카오도 최근 SK텔레콤과 지분 제휴를 했습니다. 혈맹이라는 표현도 나오는데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정호윤 “지금 인터넷 사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서비스 통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아이디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면 소비자 편의성 등에서 용이해지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가 많이 연결되는 게 좋은 거잖아요. 또 두 기업이 생각보다 겹치는 비즈니스가 많습니다. 음원이나 택시 분야가 대표적이죠. 장기적으로는 언젠가 통합이나 서비스 연결 쪽으로 큰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창권 “지금 세상은 거의 모든 것의 인터넷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자 상거래와 금융을 비롯해 하나씩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을 옮기고 있어요.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모든 기업들은 인터넷에 대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습니다. 반면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한국에 딱 두 개밖에 없습니다. 네이버 그리고 카카오죠. 이러한 합작은 오프라인 기업엔 급한 것이고요. 앞으로 이런 일이 더 많아질 겁니다. 인터넷 기업은 필요에 따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손을 잡겠죠. 결국은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통하는 세상이 오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심재석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비슷한 분야에서 싸우고 있는데 이길 수 없다면 같은 편이 되는 게 제일 좋잖아요. 카카오로선 SK텔레콤이라는 한국 최고의 기업과 손잡아 손해 볼 게 없다는 판단도 있었을 테죠. 또 5G 시대에 들어섰을 때 콘텐츠 업체로선 통신사 우대를 받는 게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을 겁니다.”
올해 카카오에선 광고 부분의 성과를 주목해 볼 수 있습니다. 성공 요인을 어떻게 봅니까. 또 내년 톡비즈 매출 1조원 전망도 나오는데 현실성이 있을까요.
김창권 “전 세계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한국이 미국·영국·중국에 비해 아직 낮은 편으로 여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넷 광고 쪽에서 매체로서 역할을 하는 곳이 네이버 하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튜브와 카카오톡 광고창이 생기면서 광고주로선 다양한 광고 상품을 다양한 형태와 가격에 선보일 수 있게 된 셈이죠. 경쟁이 심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비중을 높이는 계기가 된 것 같고요. 인터넷 기업들의 광고 매출액은 내년까지 계속 좋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호윤 “아무것도 없던 채팅방에 광고가 들어가면 유저들의 불만이 생길 수 있다는 고민을 카카오에서도 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익숙한 게 바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잖아요. 원래 무료였는데 유료화를 잘못해 망한 케이스가 인터넷 산업에서도 꽤 있죠. 생각보다 유저들의 불만이 크지 않은 상태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안착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허들을 넘었다고 봅니다. 또 기술적으로도 광고를 클릭했을 때 구매와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한 점에서 광고 효과, 소비자 편의성 측면에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심재석 “의미 있는 것은 맞는데 과도한 기대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과거 인터넷에서 배너를 시작할 때 엄청난 광고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잖아요. 이것도 큰 틀에서의 배너 광고죠. 지금까지의 성과는 좋지만 단순 배너 광고만 가지고 1조원 정도의 큰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지켜봐야겠죠.”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됐고 증권사 인수에도 나섰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할해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요. 금융 분야에서의 양 사의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김창권 “진출은 카카오가 빨랐죠. 네이버페이는 송금으로, 카카오뱅크는 대출을 통해 빨리 성장할 수 있었는데 둘 다 지향하는 것은 인터넷 종합 금융 플랫폼이고요. 네이버가 늦게 시작하다 보니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해 몇 단계를 건너뛰고 빠르게 인프라 구축을 완료했어요. 2020년의 관전 포인트는 실제 금융 소비자들이 얼마만큼 자신의 주거래 은행·증권·보험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꿀 것인지에 있습니다.”
정호윤 “금융은 사람들의 현상 유지 편향 성향이 강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저만 하더라도 어릴 때 개설한 은행 계좌를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어요. 반면 기대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접근성이나 편의성 등에서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양 사의 경쟁력이 다른 금융사에 비해 점점 부각될 것으로 봅니다. 셋째는 우려되는 부분인데, 최근 핀테크라는 용어를 많이 쓰지만 아직은 단어로서만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핀테크에서 추구하는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화된 서비스, 또 더 나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등이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핀테크로 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 누적과 기술 발전이 선행돼야 할 것 같습니다.”
심재석 “카카오와 네이버가 자본력과 막강한 인프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면 이쪽 시장에서는 토스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향후 삼자 구도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어요. 당장 내년에 결판 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당분간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하는데 특히 기성세대에서 얼마나 빨리 많이 움직일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토스도 젊은 세대는 공략했지만 기성세대는 못했죠. 누가 먼저 그 시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사람들을 이끌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입니다. 몇 년 더 성숙돼야 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적 요인을 제외하고 네이버와 카카오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내적 강점이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요.
심재석 “네이버가 사내 독립 기업(CIC) 체계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 떠오르는 기사가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내부 강연에서 야근을 하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는 기사가 IT업계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어요. 중요한 기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네이버는 스타트업이 아니라 대기업이 됐는데 어떻게 DNA를 바꿀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을 것 같고 그 방법 중 하나가 CIC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조직에서는 파괴적 혁신이 되지 않기 때문에 쪼개서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죠. 네이버웹툰이나 스노우가 다 그렇게 나온 서비스들이잖아요. 좋은 판단이었다고 봅니다.”
김창권 “이런 흐름은 글로벌 트렌드입니다. 원조는 텐센트라고 볼 수 있죠. 2014년부터 이미 그런 식으로 성장해 왔고 미국에선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을 통해 A부터 Z까지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죠. 어느 정도 성장한 인터넷 기업들이 새로운 중간 동력을 얻기 위한 보편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정호윤 “두 회사가 추구하는 전략적 방향성이 갈렸다고 봅니다. 네이버는 글로벌로 눈을 많이 돌리는 모습들이 확인됩니다. 카카오는 많은 서비스들이 점점 인하우스화되고 있어요. 네이버가 금융에서 미래에셋대우와 제휴한다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설립하고 바로투자증권을 직접 인수하잖아요. 카카오는 또 콘텐츠 부문에서도 영화 제작사와 소속사 등을 인수했죠. 네이버는 반대로 아웃소싱을 비롯해 맡기는 전략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둘 다 장단점이 명확해 현시점에서는 승자를 판단할 수 없고 앞으로 어떻게 성과가 나타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재석 “카카오도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죠. 패스도 인수했고 또 인도네시아 웹툰 회사도 인수했습니다. 그런데 기대만큼 성공하지는 못했죠. 일본에서 의외로 카카오 픽코마가 잘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콘텐츠 분야에서 한류 흐름을 타고 해외로 뻗어나가려는 시도들을 하는데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픽코마의 성과가 네이버웹툰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동안 해외에서 열심히 맨땅에 헤딩하던 것보다는 성공적인 형태로 보입니다. 인도네시아 시장도 실패로 단정하기는 이른 것 같고요. 다양한 시도를 하는 만큼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두 회사의 내년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김창권
“그동안 두 회사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가 있었다면 2020년은 제대로 한판 붙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카카오의 비즈톡은 네이버의 배너 광고와 중첩되고 금융도 네이버파이낸셜 설립으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웹툰도 둘 다 글로벌 시장에서 싸우고 있고요. 두 기업의 경쟁의 강도가 최근 몇 년 사이 높아지는 국면입니다.”
정호윤 “주식 관점에서 볼 때 지난 2년간은 두 기업의 실적이 악화된 시기였다면 내년부터는 다시 실적이 좋아지는 구간에 진입할 겁니다. 또 핀테크 분야에서 두 기업의 얼마나 빠르게 행보를 보일 수 있을지 기대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심재석 “두 기업 모두 기술에 대한 우위가 더 세져야 할 것 같습니다. 서비스 차원에서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는데 구글이 국내에 기술적으로 강하게 도전하는 현 상황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과연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지 봐야 할 것 같아요. 인공지능(AI)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 획기적인 성과를 이뤄낸 게 없고요. 투자하는 단계인데 내년 즈음에는 조금씩 성과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꽤 오래 했거든요.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charis@hankyung.com




[커버스토리: 검색·광고 이어 금융·콘텐츠 분야서 격돌, 네이버vs카카오 기사 인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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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눈에 보는 네이버카카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4호(2019.12.09 ~ 2019.12.1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