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22선]
14. 인사조직 컨설팅
[포스트 코로나 유망 비즈니스 22]코로나19 시대, 인력 관리도 ‘양보다 질’…성과로 증명 못 하면 도태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는 기업의 인력, 조직 관리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침대에서 노트북 앞으로 출근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침대로 퇴근하는 재택근무 등 원격 근무 문화가 정착되면서 ‘새로운 일상(뉴노멀)’에 맞는 조직과 성과 관리 방법이 필요해졌다.

기존의 방식대로 조직을 관리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폐기되면서 기업들은 코로나19 시대 조직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새로운 경영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컨설팅업계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산성 저하를 막고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려는 기업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

◆ ‘월급 루팡’ 설 자리 없는 언택트 시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이 기존 방식의 비효율을 절감하면서 불필요한 직무를 없애고 군더더기 인력을 제거하며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는 등 조직 슬림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백기복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불필요한 인력도 안고 가는 ‘밀식형’ 조직 문화를 가지고 있었는데 언택트 시대를 계기로 앞으로는 불필요한 인력을 정리하는 ‘소식형’ 조직 문화로 바뀌면서 결국 ‘간벌 경영’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직에 남길 사람과 내보낼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단연 업무 성과다. 직책이 높다고 일은 하지 않고 보고만 받으려고 하거나 종일 신문만 읽고 가던 중간 관리자는 코로나19 이후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월급 루팡’이었던 중간 관리자도 코로나19 시대에는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백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직무급 제도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시대의 달라지는 기업 문화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백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조직 변화를 좋지 않게만 보기보다 기존에 해소하지 못했던 조직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조직 합리화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기업들은 언택트 근무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구성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책임감과 책무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계기로 ‘고용 불안’을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히 재택근무로 직원 개개인의 업무량과 역량이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동료보다 업무량이 적거나 보조적인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직장인 1만98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절반 이상(55%)의 직장인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로 고용 불안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IT 분야와 엑셀·포토샵 등 직무 관련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열공’하는 직장인들이 늘었다. 성인 실무 교육 플랫폼 패스트캠퍼스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직장인들의 수강 신청이 20.25% 늘었다.

직장인들의 수강 신청이 몰린 강의는 비즈니스(엑셀·PPT·문서 등 소프트 스킬) 분야가 42%로 가장 많았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프로그래밍·데이터 사이언스 분야의 수요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직장인 일반을 대상으로 한 엑셀 실무 등 일반적인 과정이 더 잘나간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온라인 강의 등을 통해 업무 능력을 높이려는 이유는 직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패스트캠퍼스 관계자는 “급변하는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 시대,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가 업무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 내부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 교육 기관을 통해 개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고 업무에 적용하려는 직장인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기업 내부에서도 인원 감축 등의 분위기가 퍼지면서 프로그래밍·데이터사이언스 등을 평소 배워두면 혹시 모를 정리 해고가 있더라도 빠르게 재취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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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77호(2020.05.16 ~ 2020.05.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