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지속…글로벌 자금은 꾸준히 들어오는 중

코스피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 채 하루하루 등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긍정적인 수급 여건, 주요국 경기 회복 지속 기대감 등의 긍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둔화되고 있는 2분기 국내 기업 실적 전망치, 101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 아르헨티나 디폴트 및 이라크 정정 불안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박스권 상단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경기와 통화정책은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은 경제 여건에 따라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유럽의 유럽중앙은행(ECB)은 추가 경기 부양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유동성 증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3주 동안 이머징 주식형 펀드에 51억1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최근까지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만 유입됐던 자금이 점차 아시아(일본 제외) 펀드로 확대되고 있어 국내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 시 ‘투자 비중 확대’ 추천
미국 경제는 회복 강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9%로 잠정치였던 마이너스 1.0%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다우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 달러 인덱스 또한 소폭 하락에 그치는 등 예상 밖의 국내총생산(GDP) 부진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2분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의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전망치는 3.6%로 1분기 대비 큰 폭의 반등을 예상하고 있어 미국 경기 둔화를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 지표도 점차 개선되며 변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투자의 맥] 긍정과 부정이 공존하는 코스피
중국의 6월 홍콩상하이은행(HSBC) 구매관리지수(PMI)는 50.7을 기록해 4개월 연속 개선되며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부양책 효과가 점차 경제 개선 효과를 높이고 있어 3분기까지 중국 경제지표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0조80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5.6% 증가가 예상된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4월 2.4% 하향 조정된데 이어 5월과 6월에는 각각 2.8%, 3.2% 하향 조정되는 등 실적 전망 둔화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투자 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1010원을 밑도는 강세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국내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을 늘리고 있다. 또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률(PER)은 10.4배로 높아져 역사적 평균인 10.0배를 웃돌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정정 불안 지속, 아르헨티나 디폴트 가능성, 이란 내전 확산 등 신흥국 내 정치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은 주식시장 상승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신흥국 내 정치적 불안감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과 국내 2분기 기업 실적 둔화 우려를 감안할 때 주식시장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개선되고 있는 선진국 경제지표가 코스피의 급격한 조정을 억제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 2분기 국내 기업 실적 발표, 원·달러 환율 약세 등이 변동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내 주가 하락 요인은 환율, 국내 밸류에이션, 일부 신흥국 정정 불안 등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하반기 주요국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이머징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돼 유동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아람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