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주거 투자' 증가 "미 경기 침체는 없다"
미국 경기 침체의 선행지표는 명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차와 1인당 실질 민간 주거용 투자다.

글로벌 증시가 연초부터 변동성 확대 국면을 지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엔 2008년과 같은 경제 위기가 찾아오지나 않을까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미국·중국·중동 지역에 대한 우려들이 서로 어지러이 엮인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글로벌 증시의 주도주 역할을 했던 미국 주식과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혹시 또다시 침체 국면을 맞지 않을까’하는 우려다.

주가 선행지표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 여러 지표들이 있지만 명확하게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 투자자들마다 생각하는 핵심 지표가 제각각이다. 주가가 아니라 미국 경기 침체의 선행지표는 명확하게 꼬집어 말할 수 있다. 두 가지가 있다. 장·단기 금리 차와 1인당 실질 민간 주거용 투자(이하 1인당 주거용 투자)다.

장·단기 금리 차는 미국 10년 국채 금리와 2년 국채 금리 사이의 단순 차를 의미하며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를 밑돌아 해당 지표가 0% 포인트 이하로 하락하면 경제는 침체를 맞게 된다. 1989년, 2000년, 2007년에 장·단기 금리 차는 0% 포인트 이하로 하락했었다.

1년이 지난 시점에 미국 경제는 침체를 맞이했다. 저축 대부조합 사태,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리먼브러더스 사태다. 1월 중순 기준 미국의 장·단기 금리 차는 1.1% 포인트로 아직 0% 포인트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1인당 주거용 투자도 경기 침체의 선행지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과거 경기 침체기를 살펴보면 직전에 1인당 주거용 투자가 항상 감소했었다. 2015년 3분기 현재 1인당 주거용 투자는 1660달러다. 2010년 3분기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전 분기 대비 1.8%, 전년 대비 8.6% 증가해 국내총생산(GDP)보다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장·단기 금리 차와 1인당 주거용 투자를 감안하면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미국 증시 움직임이 하락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향 돌파는 당장 힘들겠지만 박스권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