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작년부터 이어진 조선업 주가 상승은 시작에 불과할 뿐




[정리= 김정우 한경비즈니스 기자] 위기에 빠졌던 한국 조선업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실적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위기를 견딜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조선업을 둘러싼 환경이 보다 긍정적이다. 운임과 선가 모두 패턴이 잘 유지되고 있고 국제 유가도 예측 범위에서 맴돌고 있다.

수주 역시 계속해 회복세인 상황이다. 수주가 잇따르는 가운데 3분기와 4분기 신규 해양 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략 15년마다 반복된 조선 산업의 상승기(빅 사이클)가 또 한 번 다가오고 있다고 내다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조선업 10년 불황기 탈출 조짐

조선업은 항상 실적이 좋아질 수는 없다. 조선업은 5년 호황, 10년 불황 주기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즉 조선 및 해운 업종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5년 내외에 수익을 내고 10년간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조선업의 모습을 보면 10년 불황기를 탈출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주가 나올 수 있느냐고 질문해야 할 단계가 아니라 언제 성장이 재개될 수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물론 최근 들어 조선사의 주가가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작년부터 올해까지 조선업 주가 상승이 매서웠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간 2배 가까이 올랐다. 그런데 주가의 2배 상승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투자자들 역시 2017년 조선사들의 경영 환경이 지난해 혹은 2년 전과 무척 다르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산업 사이클은 분명 다가오고 있다.

운임 동향만 좋은 것이 아니라 선가 동향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선박건조가격지수는 앞으로 80~100%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벌크운임지수(BDI)는 과거 호황기 기준 1287%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조선업, 15년 주기 호황기 맞는다
유가 또한 배럴당 45~50달러 수준으로 연초 기대보다 다소 미흡해도 예전보다 해양 유전 투자에 적합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발주가 증가된 상황이고 한국 조선사는 탱커선과 가스선을 통해 안정적인 수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2년간 전혀 들려오지 않던 해양 플랜트 수주 및 입찰 진행 소식이 들려오는 것이 명백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조선사는 수주 확보를 통한 발주의 증가 효과와 선가 상승을 통한 신조선가 시세의 증가 효과 등을 통해 무서운 주가 상승을 보일 수 있다. 조선업은 수주 산업이고, 수주 산업은 수요자 중심 시장이다. 일단 발주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발주의 증가 효과가 먼저 두드러지겠지만 충분한 일감이 확보되면 조선사들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선가를 올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누구라도 조선업을 낙관적으로 보게 될 것이고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0배 수준을 훌쩍 넘어갈 것이다. 과거 PBR이 1.8배까지 도달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숨겨진 수주 존재 가능성도

따라서 만약 이번이 빅 사이클의 초입이 맞는다면 향후 5년간 엄청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 만약 빅 사이클이 아니더라도 현재 지표가 상황의 악화를 암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크지 않다. 숨겨진 수주 물량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공시되지 않은 것들 중에도 연초 혹은 중순에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는 물량이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외신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이 다수의 해운사들과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혀 왔고 그 대부분은 시간이 흐를수록 확정적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미 상당한 수주 물량이 확보돼 있다고 봐도 무방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기에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조선주 모두 추천하는데 부담이 없는 환경이지만 투자자들이 조선업 개별 종목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검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우선 수주의 양과 질을 봐야 한다. 가장 양질의 수주는 가스선이고 차선은 탱커선이 될 수 있다.

해양 플랜트는 발주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지만 수익성은 상선보다 안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 업황에서는 수주는 많을수록 좋고 비슷한 규모라면 상선 규모가 클수록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 것이다.

시추선 사업은 현재 위험 요소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시추선 수주는 생산 설비보다 이익이 안정적인 편이었지만 최근 주요 시추사들이 모두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이미 그들이 발주한 물량에서도 잡음이 발생하는 상황이므로 신규 수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각각의 조선주 회계 지표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차입금과 현금 흐름을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아직도 조선사들의 공시나 회계 지표에 의구심을 가지는 투자자들이 있다. 여전히 조선사들의 실적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면 회계 지표에서 현금 흐름의 건전성을 살피는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전략도 추천할 만하다.
조선업, 15년 주기 호황기 맞는다
조선주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곳은 현대중공업이다. 기업분할을 통해 순수 조선 해양 기업으로 변모해 간판 조선주로서의 순수성이 분명해졌다. 시황이 살아날수록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현대삼호중공업 기업공개(IPO) 추진 시에도 수혜가 예상된다.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