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193호 (2018년 10월 10일)

건물에서 다치면 누구에게 책임 물어야 할까

-관리 소홀 때는 임차인이 아니라 임대인이 손해배상 책임



[이승태 법무법인 도시와 사람 변호사] 최근 아파트 시세가 무섭게 오르면서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졌다. 하지만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아파트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관심이 수익형 부동산, 그중에서도 특히 상가주택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상가주택은 소유자가 직접 주택에 거주하면서도 상가를 통해 임대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투자처다. 

그런데 상가주택은 아파트와 달리 건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책임을 소유자가 직접 부담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아파트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소장을 두고 자치관리하거나 주택관리업자를 두고 위탁 관리하는 방식으로 공동주택을 관리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의 구분 소유자는 관리비를 납부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아파트의 관리에 대해 책임을 부담하는 일은 없다. 하지만 상가주택은 다르다. 만일 상가주택 소유자가 건물 관리를 소홀히 하면 막대한 금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 

◆인기 있지만 관리 까다로운 상가 건물 

최근 발생한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4층 규모의 상가주택 소유자 갑은 지하 1층을 노래방 영업을 하는 임차인 을에게 임대했다. 갑은 을에게 임대료 외에 관리비로 월 2만원을 받고 있었다. 

그러던 중 A는 밤 11시쯤 지인들과 함께 노래방을 방문했다. A는 술에 취한 채 노래방에 들어가기 위해 상가 계단에 올랐고 손잡이가 설치되지 않은 계단을 내려가던 중 왼쪽 발을 헛디디면서 무게중심을 잃고 계단 아래쪽으로 넘어져 외상성 지주막하출혈과 우측 편마비, 인지기능 저하 등의 큰 상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A는 식물인간이 됐고 A의 가족들은 을을 상대로 병원 치료비, 일실 수익, 간호비와 위자료 등으로 8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노래방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던 을로서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다. 전 재산을 다 모아도 몇 억이 되지 않고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터라 앞날이 막막할 뿐이었다. 

한편 건물의 소유자 갑은 자신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려 3년의 소송 끝에 최근 서울지방법원은 A가 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하면서 A에게 패소 판결했고 판결 내용에서 오히려 A에 대한 배상책임이 소유자인 갑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건축법상 건축물을 법령의 규정에 적합하도록 유지·관리해야 할 의무는 건축물의 소유자나 관리자인 갑에게 있는 바, 노래방 업자 을은 이 건물의 지하층만 임차했을 뿐이고 이 사건 건물 외부에서 지하층으로 연결되는 이 계단은 이 건물의 공용 부분으로 을이 이 사건 건물 소유자인 갑에게 매월 건물 관리비 명목으로 금전을 입금해 준 점에 비춰 볼 때 이 계단은 을이 임차한 부분에 직접 포함되지 않아 을에게 이 계단을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위 사안에서는 A가 노래방 업자인 을을 상대로만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바람에 패소했지만 만일 건축물의 유지·관리 의무를 부담하는 건물의 소유자인 갑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면 A는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가끔 동전의 한쪽 면만 보고 이면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상가주택에 투자할 때 얻을 수 있는 여러 이익이 있을 수 있지만 상가주택이나 상가건물 등의 소유자는 그 건물에 대해 지속적인 유지·관리 의무를 지고 있다. 

이를 소홀히 하면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 책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차인에 대한 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3호(2018.10.08 ~ 2018.10.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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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10-10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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