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사업 다각화로 업계 매출 1위 우뚝…중국 공략도 ‘드라이브’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소잘’로 우유시장 판 바꾼다
(사진)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매일유업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폴 바셋’이 국내 커피전문점업계 위기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커피전문점업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2013년 이후 유업계 매출 1위(연결 기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우유 시장점유율은 약 13%로,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에 이어 3위다. 분유 시장점유율은 약 35%로, 남양유업의 뒤를 잇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해 지주회사 전환과 유당 분해 우유(이후 락토프리 우유) 마케팅 강화, 분유 제품 중국 수출 드라이브 등을 통해 본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는 방침이다.

◆분유 수출 10년 만에 300배 이상 성장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소잘’로 우유시장 판 바꾼다
폴 바셋은 2003년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 우승자인 폴 바셋과 매일유업이 제휴해 2009년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폴 바셋은 바리스타 폴 바셋이 세계 커피 산지 등에서 직접 엄선한 최상급 생두와 그의 기술을 전수받은 전문 바리스타가 제공하는 프리미엄 커피다.

폴 바셋에서는 아메리카노 대신 ‘룽고’를 판매한다. 기존 아메리카노는 원두를 에스프레소 방식으로 내린 커피를 물과 섞어 만든다. 룽고는 에스프레소보다 두 배 긴 시간 동안 추출한 커피다.

룽고는 주문 뒤 커피가 나오는 시간이 다소 길지만 그만큼 깊은 맛을 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피 애호가들이 4700원짜리 룽고에 지갑을 여는 이유다. 폴 바셋에서 아메리카노가 보이지 않는다고 당황했다가는 ‘아재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

폴 바셋은 신세계 강남점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2014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에 돌입하며 전년 대비 57.5% 상승한 27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엔 전년보다 169.7% 늘어난 484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매장 수는 2014년 말 40개에서 2017년 2월 현재 77개로 늘었다.

엠즈씨드 관계자는 “무분별한 출점보다 브랜드의 특성을 살려 점진적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고객이 어떤 매장을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맛과 품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소잘’로 우유시장 판 바꾼다
(사진) 소화가 잘되는 우유 190mL. /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은 올해 락토프리 우유로 불리는 ‘소화가 잘되는 우유(이후 소잘)’를 바탕으로 국내 우유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소잘’은 우유만 마시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하는 등의 소화기 증상(유당불내증)을 지닌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이 개발 과정은 물론 마케팅 등에도 특별히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잘은 영양소와 우유 본래의 맛을 살리면서 유당불내증을 부르는 유당만 제거해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2005년 우유 속에 들어 있는 유당의 분자 크기를 계산해 이를 막(膜) 여과 기술로 걸러내는 ‘울트라 필터 여과법’을 활용, 국내 최초 락토프리 우유인 소잘을 선보였다.

이후 2011년엔 지방 함량을 일반 우유 대비 2분의 1로 줄인 저지방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5월엔 실온에서도 보관 가능한 190mL들이 멸균 제품을 선보이며 소잘의 대중화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전체 우유 시장에서 락토프리 우유가 차지하는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하지만 관련 시장은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93% 성장한 82억원 규모를 형성하며 쑥쑥 크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낙농업이 발달한 해외에선 유당불내증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며 “라테나 카푸치노를 주문할 때 우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폴 바셋을 통해 소잘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지주사 전환으로 경쟁력 더 키운다
매일유업, 소화가 잘되는 ‘소잘’로 우유시장 판 바꾼다
(사진) ‘애사락 금전명작’. /매일유업 제공

매일유업은 중국 수출 분유 품목인 ‘금전명작’을 바탕으로 해외 분유 시장점유율 확대에도 나선다.

매일유업은 2007년 영유아 조제분유 ‘매일 금전명작’을 출시하며 중국 수출에 나섰다. 중국 시장에선 애보트·네슬레 등 글로벌 조제분유 회사들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3년 ‘프리미엄 매일궁’을 출시하는 등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5년엔 중국의 분유 수출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 엄마들의 모유 성분 등을 연구하는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를 만들기도 했다.

매일유업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중국 수출 분유 ‘애사락 금전명작’은 이 연구소의 결실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2007년 80만 달러였던 중국 분유 수출 실적이 2015년 3800만 달러로 늘었다”며 “지난해 4200만 달러(예상)에 이어 올해엔 전년 대비 1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올해 지주사로 전환해 유업 본연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1월 자회사의 지분 관리 및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지주회사 부문과 유가공 제품 개발·생산 등을 담당하는 유가공 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을 공시했다.

분할존속회사인 ‘매일홀딩스(가칭)’는 지주사 역할을 하고 분할신설회사인 ‘매일유업’은 유가공업 부문에 대한 사업회사 역할을 맡게 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1일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 부문과 사업 부문의 분리로 투자에 대한 리스크가 사업회사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사업회사가 본연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