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코레일, 고속·장대 화물열차 도입…“파업피해 보상제 시행”
‘내리막길’ 철도 물류…속타는 시멘트업계
(사진) 코레일 열차.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철도 물류 시장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갈수록 줄고 있는 철도 물류 수송량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코레일 노조의 사상 최장기 파업까지 겹쳐 화주들의 볼멘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올해 코레일은 철도 물류 사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카드를 내놓고 있다.

◆장기 파업 따른 ‘이미지 회복’ 급선무

철도 물류는 내륙 운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철도 물류는 중량물 수송에 특화돼 있다.

컨테이너·시멘트·석탄·유류·광석·철강·황산·프로필렌을 비롯해 자동차·종이·비료·군화물 등이 철도로 수송된다. 코레일의 주요 화주사는 삼익물류·세방·성신양회·한일시멘트·서강에스앤티 등이 있다.

철도 물류는 여러 가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정시성이 보장된다. 가장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물류 수단이라는 장점도 있다. 철도의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은 화물자동차의 14분의 1,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화물자동차의 13분의 1에 불과하다.

또 중량물이나 위험물 등 도로 운송에 부적합한 화물 수송도 가능하다. 의왕 컨테이너내륙통관기지(ICD)나 철도 컨테이너 야적장(CY)을 통해 컨테이너 장치도 보관할 수 있다. 물론 역에 도착해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해선 또 다른 이동 수단이 필요하다.

이처럼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철도 물류 시장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도를 통해 수송된 화물의 양은 3255만5000톤으로 2015년 3710만 톤보다 약 12% 감소했다.

철도 화물 수송량은 2013년부터 4년간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2008년 4680만 톤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은 후 급감하는 추세다. 2014년 기준 전체 화물 수송 중 철도 물류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2%(톤 기준)다.

수익성 역시 악화되고 있다. 2015년 코레일의 물류 부문 영업 손실은 2259억원에 달했다.
또한 코레일은 지난해 ‘사상 최대 파업’으로 물류 수송에 차질을 입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74일간,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코레일 노조가 최장기간 파업에 돌입하며 화물열차 수송률이 정시의 4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철도 물류를 이용하는 화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화물 부문의 수익성 강화는 현재 코레일 앞에 놓인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그전에 장기 파업에 따른 철도 물류의 ‘이미지 회복’도 필요하다.

파업 피해 재발을 막기 위해 코레일은 지난 2월 27일 철도 물류 고객을 위한 상생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코레일은 파업으로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물류 고객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15일째부터 미수송 화물 물량 운임의 20%를 보장하는 ‘파업피해 보상’을 실시한다. 또 하반기부터는 화물열차가 2시간 이상 지연 수송되면 화주에게 보상하는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다.

전반적인 물류 수송량도 늘린다. 코레일은 4월부터 일반 화물열차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 화물열차를 현재 6대에서 두 배인 12대로 늘린다. 일반 화물열차가 시속 90km의 속도로 달리는 반면 고속 화물열차는 시속 120km까지 달릴 수 있다.

코레일은 고속 화물열차를 확대 시행해 운행 시간 단축, 물동량 적기 수송 등 철도 물류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대 화물열차도 도입할 예정이다. 길이만 500m에 달하는 장대 화물열차는 노선 활용도가 일반 열차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코레일은 이미 지난 3월 7일과 8일 이틀에 걸쳐 부산신항역과 경기 의왕시 오봉역 구간에서 시범 운행했다.

4월부터 운영될 장대 화물열차는 두 대의 열차를 정기 운행하며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장대 화물열차 운영으로 물류 수송량과 효율성이 증가하고 철도 물류의 수송 분담률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화물열차 수익성 개선에 큰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리막길’ 철도 물류…속타는 시멘트업계
◆물류 자회사 분리설 ‘솔솔’

한편 화물 부문의 자회사 분리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1일 발표된 정부의 제3차 철도 산업 발전 기본 계획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코레일 측은 “현재 운영 중인 책임사업부제에 대한 성과 평가를 거쳐 2017년 세부 추진 계획을 마련한 후 자회사 분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 물류 시장이 침체됐다고는 하지만 한 줄기 빛은 있다. 2020년부터 195개국에 적용될 파리 기후변화 협약으로 한국 역시 온실가스 배출량을 차츰 줄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친환경적인 철도 교통을 물류의 새로운 대안으로 삼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철도 물류업계 관계자는 “물류에 친환경 패러다임이 도입되면 철도수송이 각광받게 될것이므로 미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