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116호 (2017년 04월 19일)

“똑같은 공간 싫다” 아파트도 맞춤 시대

[부동산 인사이드]
각기 다른 입주자 니즈 공략한 ‘특화 설계’로 진화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아파트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키워드는 ‘입주자 맞춤’이다. 같은 84㎡의 아파트라도 누가 사느냐에 따라 집 안 구조가 확 바뀐다.

방을 두 개, 세 개 만들 수도 있고 방을 한 개만 만들 수도 있다. 거실이나 주방도 필요에 따라 넓히거나 줄일 수 있고 위치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변경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건축 기술이 진보하며 아파트도 진화한 것이다. 기존 아파트의 설계는 대부분이 획일화돼 있다.

이 때문에 각각의 가정이 가진 다양한 욕구를 한 채의 집에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식구가 많은 가구는 무조건 넓은 아파트를 찾아야 했고 1인이나 2인 가구는 넓은 아파트를 사치로 여겼다.

아파트를 구매할 때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정해진 평면 타입 중 하나를 고르거나 발코니 확장 정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아파트 계약자들은 원하는 주거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입주할 때 새집임에도 불구하고 많게는 수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아파트들은 1·2인 가구는 물론 대가족까지 가족 구성원 모두를 만족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다양한 평면 구조를 내세워 원하는 평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셀렉티브(selective) 평면’이나 같은 평수라고 하더라도 높고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특화 설계 아파트’를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 직접 평면 구성하는 아파트 인기

건설사들은 아예 최소한의 구조벽만 남겨두고 남은 공간을 입주자가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구획할 수 있도록 하는 신평면을 내놓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 분양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에 방 배치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는 신평면 ‘디하우스(D.House)’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 모았다. 대림산업은 이 아파트에서 구조벽을 최소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방·화장실과 같은 습식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원룸처럼 오픈해 방 배치를 자유롭게 구성하도록 해 인기를 모았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시흥’과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에도 디하우스를 적용해 좋은 분양 성과를 냈다. e편한세상 춘천 한숲시티의 1회차 물량 1412가구는 계약 5일 만에, 2회차 물량 1413가구는 계약 8일 만에 완판됐다.

셀렉티브 평면이 인기 있는 이유는 가족 구성원 유형이 점차 다양화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부부와 자녀 2명으로 이뤄진 4인 가족 구성원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1~3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 가구원수별 조사에 따르면 2005년 △1인 가구 19.96% △2인 가구 22.16% △3인 가구 20.93% △4인 가구 27% △5인 가구 이상 9.96%로 4인 가구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인 가구 27.23% △2인 가구 26.13% △3인 가구 21.46% △4인 가구 18.78% △5인 가구 이상 6.4%로 1~3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 ‘정밀 설계’로 숨겨진 공간 찾아

그런가 하면 최근 분양되는 아파트에는 다른 아파트와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숨겨진 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설계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넓고 높은 아파트 만들기’다. 넓고 높은 아파트 만들기는 건설사들이 법정 기준보다 높은 층고를 설계하거나 광폭 주차장, 광폭 싱크대 등 한정된 공간 안에서 공간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cm 단위로 공간을 확대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아파트 선택의 기준에서 설계 비중이 높지 않았다. 교통편과 주거 인프라 등 입지 여건에 비해 중요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수요자들은 보다 합리적이고 살기 좋은 집을 찾기 시작했고 그중 특화 설계를 갖추고 있는 단지가 특히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다양한 특화 설계를 갖춘 단지는 그렇지 않은 단지에 비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나고 경우에 따라 같은 면적이더라도 실사용 면적이 더 넓기도 하다. 세심한 배려를 통해 입주 후 만족도를 높이는 곳도 많다.

이 같은 전략은 실수요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분양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분양된 ‘다산지금지구 신안인스빌 퍼스트리버’는 기존 주차장보다 10cm 넓은 광폭 주차장과 함께 모든 가구의 층고를 기존 층고보다 5cm 높여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단지가 들어선 다산신도시는 11·3 부동산 대책의 규제 대상 지역으로 사실상 투자 수요가 제외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5.3 대 1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을 기록해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실수요자 우위의 분양 시장을 만들기 위한 부동산 정책을 잇달아 내놓음에 따라 향후 분양 시장에서 특화 설계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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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4-1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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