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GS리테일, 간편 요리 세트 배송 시작…레시피 따라하다 보면 실력 ‘쑥쑥’
“요리 이렇게 하면 되겠쥬”…‘밀키트’ 뜬다
GS리테일의 밀키트 배송 서비스 ‘심플리 쿡’으로 완성한 요리.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쿡방(요리 방송)의 인기로 어려운 요리를 직접 시도해 보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밀키트(meal kit : 간편 요리 세트)’가 ‘잇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키트는 포장을 뜯고 데우면 되는 기존 가정 간편식(HMR)과 달리 동봉된 주재료를 레시피대로 조리해야만 요리가 완성된다. 따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요리 비법을 터득할 수 있다.

◆미국·일본 중심 밀키트 트렌드 확산

밀키트라는 용어는 미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2012년 스타트업 블루에이프런이 손질된 식재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아마존이 칼질조차 필요 없이 모든 준비가 완료된 밀키트 배송을 시작하면서 판이 커졌다.

KOTRA에 따르면 미국 내 밀키트 시장은 2016년 기준 1조7000억원 규모다. 일본의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과 로손도 최근 밀키트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GS수퍼마켓과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밀키트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 밀키트 전국 무료 배송 서비스 ‘심플리쿡’을 론칭했다.

심플리쿡은 요리에 필요한 육류·채소·소스·육수 등 모든 식재료를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상태로 포장해 레시피와 함께 제공하는 밀 솔루션(다양한 방식으로 식생활의 해결책을 제시) 브랜드다.

GS리테일은 감자탕·닭볶음탕 등의 한식과 큐브스테이크·빠네크림파스타·스키야키·월남쌈 등 16종의 밀키트를 판매 중이다. 가격은 2~3인분 기준 평균 2만4000원이다. 론칭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만여 개를 돌파했다.

주문 생산 방식을 통해 가장 신선한 상태의 식재료를 제공, 초반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GS리테일의 설명이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심플리쿡의 주요 고객층은 워킹 맘 위주의 30대 여성으로 조사됐다.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직접 조리한 한 끼를 가족에게 선사하고 싶은 니즈가 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양호승 GS리테일 밀키트 팀장은 “밀키트는 1차 집밥, 2차 외식, 3차 HMR에 이어 4차 식문화의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카테고리”라며 “최고 품질의 먹거리를 통해 국내시장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밀 솔루션 자체 브랜드(PB) ‘요리하다’를 선보이고 있다. 요리하다 제품군은 용기째 끓이기만 하면 되는 상품부터 밀키트 제품까지 다양하다. 최근엔 채소 등 부재료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 요리하는 재미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다. ‘요리하다 상하이 깐쇼새우(2~3인분 기준 7980원)’와 ‘요리하다 유산슬(2인분 기준 6980원)’이 대표적이다.

남흥 롯데마트 마케팅전략팀장은 “요리하다는 현재 100종류 이상의 제품이 출시돼 있다”며 “지난해 전년 대비 70.2%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인기”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홈 베이킹 믹스 PB 제품인 ‘피코크 베이킹 믹스’로 주부 등을 공략 중이다. 피코크 베이킹 믹스는 ‘소프트 쿠키’, ‘초코칩 쿠키’, ‘브라우니’ 등 5종으로 구성됐다. 달걀이나 버터 등의 재료만 준비해 레시피대로 따라 하면 집에서도 손쉽게 쿠키나 빵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염은미 이마트 피코크 팀장은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누적 매출 15억원, 월매출 1억50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매출 추이와 고객 반응을 바탕으로 상품 라인업에 변화를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요리 이렇게 하면 되겠쥬”…‘밀키트’ 뜬다
◆식품업계도 밀키트 시장 겨냥

식품업계도 밀키트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7월 밀 솔루션 브랜드 ‘백설 쿠킷’을 론칭했다. 백설 쿠킷은 찹쌀탕수육·크림리조또·오리지널팟타이·오꼬노미야끼 등 8종으로 구성됐다. 채소 등 요리별 부재료를 준비해 최대 20분 정도만 투자하면 누구든지 일정 수준 이상의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최효숙 CJ제일제당 FI마케팅 팀장은 “백설 쿠킷은 지난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또한 초코집 쿠키 믹스 등 22종의 제품을 바탕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홈 베이킹 믹스 시장점유율 1위(55%)를 유지하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온라인 반찬 마켓 ‘더반찬’을 통해 ‘스키야키(2인분 기준 1만7900원)’, ‘안심찹스테이크(1인분 기준 1만5500원)’ 등 10여 종의 밀키트 제품을 판매 중이다. 신한승 동원홈푸드 HMR사업부장은 “구매층을 세분화해 맞춤형 밀키트 제품의 구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리 이렇게 하면 되겠쥬”…‘밀키트’ 뜬다
지난해 7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반찬 배달 서비스 ‘잇츠온’을 론칭한 한국야쿠르트도 밀키트 제품을 확대 중이다. ‘프라임 스테이크(2인분 기준 2만7000원)’, ‘치킨라뚜이(2~3인분 기준 1만8000원)’, ‘비프찹스테이크(2~3인분 기준 1만8900원)’ 등 20여 종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프라임 스테이크는 최근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2억원어치 이상을 판매했다.

김동주 한국야쿠르트 마케팅 이사는 “집에서도 세계 각국의 고급 레스토랑 음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밀키트 제품을 다양화해 간편식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요리의 핵심인 소스만 유용하게 포장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 소스 제품 포장의 레시피를 참고해 별도의 주재료를 준비하고 조리하다 보면 어느새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대상 청정원의 메뉴 특화형 간편 소스 브랜드 ‘고메레시피’가 주인공이다.

대상은 지난해 9월 ‘나시고랭양념’, ‘탄두리치킨양념’ 등 10종의 제품을 선보인 이후 최근 ‘파닭양념’, ‘차슈볶음밥양념’ 등 신제품 6종을 추가했다. 이들 제품은 요리 초보자가 가장 만들기 어려워하는 소스에 대한 고민을 간단히 해결해 준다. 이른바 ‘비법 양념’인 셈이다. 가격은 모두 1980원이다.

이제중 대상 청정원 마케팅본부 차장은 “요리별 양념(소스)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주식·부식·안주·간식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세분화하는 등 브랜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