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비타민C 국제심포지엄’서 발표…암·치매 예방·고혈압 등 효과 있어
하루 한 알 비타민C ‘수명 연장’ 돕는다
(사진) 프레드 스티븐스 오리건주립대 라이너스폴링연구소 교수가 비타민C가 체내 발암물질 생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 수명은 82.2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80.6세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이 고혈압에 해당되는 등 건강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한국인의 암 발생률은 감소하고 있지만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암 유병자다. 2025년에는 한국인 2명 중 1명이 만성질환 보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타민C, 고혈압에도 효과

국내외에서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수명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연구되는 가운데 비타민C가 암을 예방하는 등 수명 연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 더 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3월 20일 열린 ‘제6회 비타민C 국제 심포지엄’에서 국내외 석학들이 ‘비타민C를 통한 건강한 삶’을 주제로 분야별 연구 성과 발표와 토론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모색했다.

‘비타민C 국제 심포지엄’은 한국식품과학회(회장 황재관)가 주최하고 광동제약(대표이사 최성원)이 후원하는 국제 학술 행사다. 2008년 제1회 행사 이후 2년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의료와 식품과학 등 관련 분야의 국내외 연구자들이 비타민C의 새로운 효능 등을 발표하고 논의했다. ‘비타민C를 통한 건강한 삶’을 주제로 △비타민C의 건강 수명 연장 효과 △비타민C의 질병 예방 효과 △비타민C의 삶의 질 향상 효과 등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비타민C가 질병 예방 및 항피로 효과 등을 통해 건강 유지를 돕고 노년기에 건강하게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프레드 스티븐스 미국 오리건주립대 라이너스폴링연구소 교수는 ‘질산염 내성 예방을 위한 비타민C 보충’이라는 주제로 비타민C가 체내 발암물질 생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 연구는 협심증과 심부전 치료에 많이 이용되는 글리세릴 트리니트레이트(GTN)가 유발하는 질산염에 대한 내성에 대해 비타민C의 보호적 역할을 규명한 것이다. 질산염은 체내 발암물질 생성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스티븐스 교수는 “비타민C를 보충하는 것은 단순하면서도 저렴한 인체 내 질산염 내성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븐스 교수가 속한 라이너스폴링연구소는 두 차례나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라이너스 폴링의 비타민C 연구 업적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폴링 박사는 각종 질병에 대한 비타민C의 효능 및 고용량 요법 등을 발표하고 평생 관련 연구를 지속해 비타민C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날 행사에서는 박지호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동서의학과 교수가 ‘비타민C가 본태성 고혈압 쥐의 혈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비타민C의 혈압 강하 효과를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박 교수는 “본태성 고혈압 쥐에게 10주간 비타민C를 투여해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을 모두 떨어뜨리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논문은 인체 내에서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는 ‘ACE 1 단백질’에 비타민C가 관여해 혈압 완화 효과를 내는 과정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4년 4회 심포지엄에서 비타민C 결핍이 알츠하이머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강연으로 주목받았던 피오나 해리슨 미국 밴더빌트대 교수도 올해 강연자로 다시 나섰다.

해리슨 교수는 ‘비타민C 결핍과 시냅스 글루탐산염 독성의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이라는 후속 연구를 통해 “비타민C 부족이 학습과 기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실험 결과 알츠하이머 질환을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될 가능성도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비타민C 부족, 알츠하이머의 원인
하루 한 알 비타민C ‘수명 연장’ 돕는다
안정희 건국대 식품생명과학부 교수는 ‘조골세포에서 BMP-2·RUNX2·SMAD5 신호 활성화와 TRAP 신호 전달 억제를 통한 비타민C의 골 개선 효과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비타민C의 골다공증 개선 효과를, 존 윌슨 미국 버펄로대 운동영양학과 교수는 ‘패혈증과 비타민C’를 주제로 비타민C의 체내 염증 완화 효과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또한 강주섭 한양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는 ‘만성피로증후군에서 타우린과 비타민C 항피로 효능 연구’를 주제로 비타민C가 각종 질병에 영향을 주는 피로 현상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옌스 라이케스펠트 덴마크 코펜하겐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최적의 비타민C 섭취량은?’이라는 주제로 국가 및 보건 당국에 따라 달라지는 비타민C 최적 섭취량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황재관 한국식품과학회 회장(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은 개회사에서 “비타민C는 건강한 삶을 위한 핵심 성분이지만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식품이나 식이보충제로 섭취해야 한다”며 “이번 심포지엄은 비타민C가 줄 수 있는 국민의 건강한 삶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는 축사를 통해 “비타민C는 피로를 개선하고 우리 몸에 활력을 주며 노화를 예방한다는 점에서 ‘청춘’이라는 말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며 “연구 성과로 발표된 다양한 효능이 앞으로도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광동제약도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