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포커스]
-텀블러·밀폐 용기에서 소형 가전까지 진출…종합 생활 문화 기업으로 탈바꿈
‘사모펀드 2년’ 락앤락의 새로운 도전, 라이프스타일 강자 노린다
[한경비즈니스=안옥희 기자] ‘밀폐 용기의 대명사’ 락앤락이 글로벌 생활 문화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급변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맞춰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의 매장을 선보인 데 이어 소형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2017년 8월 사모펀드(PEF)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올해 사모펀드 체제 2년을 맞았다. 락앤락은 신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쏟으며 종합 생활 문화 기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 ‘야심작’ 플레이스엘엘, 새로운 락앤락 도약대
‘사모펀드 2년’ 락앤락의 새로운 도전, 라이프스타일 강자 노린다
락앤락은 기존 주방 생활용품에서 탈피해 소형 가전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라이프스타일 분야를 강화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8년 11월과 올해 2월 각각 경기도 안산과 서울 송파에 야심작인 플레이스엘엘을 선보였다.

‘사람 중심의 생활 혁신’이라는 브랜드 원칙을 적용한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밀폐 용기를 넘어 종합 생활 문화 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의지가 담겼다.

그동안 락앤락 매장이 단순히 제품 판매에만 그쳤다면 플레이스엘엘은 소비자 니즈를 보다 면밀하게 반영하는 소통 공간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구매뿐만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라이프스타일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다.

플레이스엘엘은 락앤락 제품만 있는 곳이 아니다. 소비자 취향과 트렌드를 반영해 발뮤다·샤오미·무명잡곡 등 50여 개 브랜드 제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다.

락앤락에 따르면 플레이스엘엘 매장을 열면서 찾아오는 방문객도 젊어졌다. 기존 매장의 주 고객이 40~50대 주부층이었던 반면 플레이스엘엘은 20~30대의 비율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락앤락은 제품뿐만 아니라 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플레이스엘엘을 통해 최근 오래된 텀블러를 새것으로 교환해 주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투고(to go) 텀블러 캠페인 등을 전개해 호응을 얻었다.

환경을 위해 텀블러 사용을 제안하는 친환경 캠페인은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지속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고민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했다는 평가다.

락앤락 측은 “라이프스타일과 관련해 다양한 콘텐츠를 한곳에서 접할 수 있고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게 한 결과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현재 두 곳뿐인 플레이스엘엘 매장을 계속 늘려 나가 소비자 접점을 높일 계획이다.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미니공기청정기 출시를 시작으로 소형 가전 시장에 진출했다. 4월에는 칼도마살균블럭을 선보였다. 주방 생활 분야에서 쌓은 수십 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주방 위생을 챙기는 소형 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락앤락은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텀블러·쿡웨어·수납 용품을 비롯해 각종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카테고리 제품을 선보여 왔다. 국내 1위 밀폐 용기 업체 락앤락이 소형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배경에는 1~2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트렌드 반영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의 성공 경험이 한몫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베트남 매장에서 소형 가전이 매출을 견인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에어프라이어·전기포트·그릴 등 다양한 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국내에서도 품목 다변화를 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꾸준한 제품 다변화 노력으로 매출 구조에도 뚜렷한 변화가 생겼다. 국내 매출에서 플라스틱 밀폐 용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1%에서 2018년 26%로 5년 만에 확연히 줄어들었다. 그 대신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들이 고르게 빈자리를 채웠다.

2013년 전체 매출의 1.9%에 불과했던 쿡웨어는 2018년 17.7%로 대폭 성장했고 리빙웨어 등 기타 생활용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8%에서 30%대로 껑충 뛰었다.

◆ 매출 70%가 해외시장…판로 개척 박차

‘사모펀드 2년’ 락앤락의 새로운 도전, 라이프스타일 강자 노린다
국내시장 포화 속에서 해외시장으로도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락앤락은 지난해 독일 최대 홈쇼핑 채널인 QVC에 패더라이트 텀블러 2만4000개를 시범 판매해 완판을 기록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에 따라 오늘의 특선 상품(TSV)에 선정돼 올해 하반기 중 12만 개를 선보이게 된다. 유럽 QVC에서 텀블러 TSV를 대량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밀폐 용기 위주의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앞서 4월에는 미국 최대 쿡웨어 유통 기업인 마이어와 향후 2년간 밀폐 용기를 독점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미 119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락앤락은 중국·베트남·미국·독일 등 주요 국가에 법인을 두고 국가별 맞춤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락앤락은 매출의 7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할 만큼 해외시장의 비중이 큰 편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견고한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지역별 전략을 더 세분화해 선진 시장과 잠재 가능성이 높은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은 온라인 시장 환경에 맞는 운영 체계를 확립해 견고한 위상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베트남은 2018년 온라인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년의 약 3배로,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 중 하나다. 온라인 채널의 성장 추세에 따라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힐 예정이다.

미국은 마이어를 비롯해 홈쇼핑과 오프라인 유통 채널 등 유통망을 확대할 방침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의 우량 거래처는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포스트 베트남을 발굴하겠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러시아·인도·브라질 등 대형 시장을 새롭게 개척해 해외에서 본격적인 브랜드 빌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2년’ 락앤락의 새로운 도전, 라이프스타일 강자 노린다


[돋보기] ‘국내 1위’ 밀폐 용기 업체, 락앤락은 지금 변신 중

-체질 개선 집중…‘미래 먹거리’ 찾기 분주


락앤락은 1978년 창업자인 김준일 전 회장이 설립했다. 신개념 4면 결착 밀폐 용기 락앤락과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주방 생활용품을 만들며 밀폐 용기 시장에서 국내 1위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전 세계 1500여 건의 특허·상표·의장을 통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매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세계 11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2010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충남 아산·안성에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해외 생산 공장은 중국 쑤저우 지역과 베트남 붕따우에서 가동 중이며 미국·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태국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세계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2017년 8월 김 전 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 63.56%(6300억원)를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2016년 60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7년 516억원, 2018년 365억원으로 떨어지면서 실적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최대 주주인 어피니티는 2017년 12월 전문 경영인(CEO)인 김성훈 대표를 선임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밀폐 용기뿐만 아니라 소형 가전 등으로 제품군을 다각화해 종합 생활용품 기업으로 거듭나고 차별화된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의 매장인 ‘플레이스엘엘’을 선보이며 라이프스타일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등 견고한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국가별 전략을 세분화해 선진 시장과 잠재 가능성이 높은 신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4호(2019.07.22 ~ 2019.07.28)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