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마윈’ 꿈꾸는 중국의 신흥 ‘IT 부자들’]
‘메이드 인 차이나’로 글로벌 시장 장악…‘기술력·투자 감각’으로 자수성가
(3) 자웨팅 러에코 회장, TV부터 동차까지 ‘러스왕

[글 이정흔 한경비즈니스 기자, 사진 한국경제 DB·연합뉴스]
“중국의 백만장자 숫자가 미국을 앞질렀다.” 지난 2월 후룬글로벌리서치가 발표한 ‘2016 세계 백만장자 리스트’에 따른 결과다.

중국에 이토록 많은 백만장자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은 단연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눈부신 성장’이다.

평범한 영어 교사에서 글로벌 1위 전자 상거래 최고경영자(CEO)가 된 알리바바의 마윈을 비롯해 농사꾼의 아들이었던 리옌훙 바이두 회장, 엔지니어 출신인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은 이미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수많은 성공 신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의 ‘신흥 IT 부자들’은 누가 있을까.
(붙임) (3) 자웨팅 러에코 회장, TV부터 동차까지 ‘러스왕
자웨팅 러에코 회장
설립연도 2004년 러스왕 설립
창업 나이 31세
현재 나이 43세(1973년생)
주요 사업 온라인 스트리밍 동영상·콘텐츠 제작. 스마트TV·전기차 등
성공 포인트 젊은 시절부터 쌓아 온 다양한 창업 경험과
미래를 보는 투자 안목
개인 자산 528억 위안(약 10조원)

◆ 자웨팅 러에코 회장, TV부터 동차까지 ‘러스왕

‘중국판 넷플릭스’라고도 하고 ‘중국판 유튜브’라고도 한다. 2004년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스왕(LeTV)으로 시작해 온라인 콘텐츠, 스마트 TV, 친환경 자동차, 가상현실(VR)까지 무섭게 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다.

러스왕은 최근 러스의 생태계를 만들자는 의미로 사명을 ‘러에코’로 변경했다. 러에코는 중국 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절대 강자다. 현재 중국 내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순방문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 TV 프로그램 10만 편, 영화 5000편 등 막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에는 16편의 영화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자웨팅(賈躍亭) 회장은 1973년 중국 산시성 린펀의 시앙펜현 출신이다. 대학에서 세무학을 전공한 그는 안정적인 삶을 살기 원했던 부모의 뜻에 따라 1995년 산시성의 세무 공무원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모험을 즐기는 자 회장은 1년 만에 부모 몰래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러스왕을 창업하기 전 다양한 창업 경험을 쌓았다. 퇴사 직후인 1996년 설립한 석탄회사 ‘줘웨스예’가 그 시작이다. 대부분의 석탄 회사가 석탄 채굴 작업을 중심으로 할 때 자 회장은 과감하게 ‘석탄 세정’을 핵심 사업으로 내걸었고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그가 선택한 사업 아이템은 통신기지국 설비 회사였다. 산시성 타이위안에서 ‘시베이얼퉁신커지’를 설립했다. 러스왕은 2004년 시베이얼퉁신커지의 이동통신사업부가 독립 회사로 분사한 기업이다.

자 회장은 ‘미래를 보는 투자 안목’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에 불법 복제물이 만연하던 시절 자 회장은 매우 싼값에 열심히 인터넷 판권을 사들였다. 이후 문화 콘텐츠 시장이 성장하면서 정부가 콘텐츠 불법 유통에 규제를 가하기 시작하자 자 회장은 그때 사들였던 인터넷 판권을 비싼 값에 되팔아 대규모 사업 자금을 마련했다.

‘콘텐츠=공짜’라는 중국인들의 인식을 역이용해 돈을 마련한 자 회장은 현재 이 같은 인식을 변화시켜 가며 또다시 사업을 키워 가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 가전제품을 원가에 판매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러에코의 ‘유료 회원’을 모집했고 지금은 콘텐츠별로 가격을 책정해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장에도 손을 뻗고 있다. 자 회장이 바로 2014년 미국에 설립된 패러데이퓨처스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테슬라 킬러’로 유명한 이 회사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가전 박람회(CES)를 통해 영화 ‘배트맨’ 속 배트맨을 닮은 콘셉트 카를 공개하며 단숨에 화제에 올랐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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