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이 소라의 성공적 연기 안착

[영화]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도심 한복판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연이어 두 건 발생한다. 살인범은 만삭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내놓았고, 임산부는 과다 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방치됐다.

문제는 이 임산부들이 둘 다 경찰의 아내였다는 것. 바짝 긴장한 경찰들은 즉시 도로를 봉쇄하며 검문을 시작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찬 킷(주노 막 분)을 체포한다.

그러나 심문 도중 또 다른 임산부가 배가 갈린 채 발견되며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러면서 지능이 좀 떨어지지만 아름답고 착한 소녀 청윙(아오이 소라 분)과 만두가게 청년 찬 킷의 소박한 사랑이 짓밟혔던 6개월 전의 비밀이 점차 드러난다.

사랑하는 소녀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인의 부패와 이기심과 끔찍한 욕망 때문에 그 사랑이 산산조각 난 순간 ‘용서는 최고의 복수다’라는 격언이 그야말로 반어적인 유머처럼 들릴 정도로 잔혹한 복수가 시작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영화 초반부 임산부 살인 사건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았다. 진정한 복수의 대상은 따로 있었다.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는 1980년대 한국 비디오 시장을 뜨겁게 휩쓸었던 할리우드 B급 영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를 얼핏 연상시킨다. 스토리 자체는 꽤 단조롭고 거칠다. 뮤직 비디오 연출에서 명성을 떨쳤던 홍콩 감독 웡칭포는 이 스토리를 정직하게 들려주기만 한다면 약점이 너무 많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대신 보여주는 방식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스타일로서의 폭력을 추구한다. 그는 영화 전체를 총 6개의 장으로 나눈 다음 시간순에 따른 인과관계를 살짝 비틀어 놓음으로써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신체 훼손이 자주 등장하는 스플래터 영화 계열에 속하지만 푸른 기운이 감도는 세련된 화면 톤과 숨 가쁜 호흡의 편집을 통해 이런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의 거부감을 완화하려는 노력도 놓치지 않았다.

지난여름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당시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는 일본의 유명한 AV 스타 아오이 소라가 처음으로 진지한 연기에 도전했고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천사에서 악마로 변해가는 청년 찬 킷을 연기한 주노 막의 강렬한 이미지가 오래 남는다. 많지 않은 대사, 표정과 미묘한 제스처만으로 극단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했던 주노 막이 부천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당연하다.

김용언 영화 칼럼니스트 plath7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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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
감독 김상진 출연 김주혁, 김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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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18
감독 곤잘로 로페즈 갈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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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벤지, 미친 사랑 이야기
언피니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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