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루시아 Despues de Lucia
[영화] 충격적인 ‘왕따’이야기, 애프터 루시아
감독 미셸 프랑코
출연 테사 라, 헤르난 멘도자, 모니카 델 카멘

‘왕 따 문제’가 단순히 성장기의 통과의례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정부나 수사기관, 학교조차 책임지지 않는 왕따 문제가 곪으면 과연 어떤 지점까지 파국을 초래할 수 있을까. ‘애프터 루시아’는 그 끝 간 데 없는 불행을 보여준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로베르토와 그의 딸 알레한드라는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원래 터전을 정리하고 멕시코시티로 이사한다. 레스토랑의 셰프로 일자리를 찾은 아버지나 학교에서 적응하기 바쁜 알레한드라나 나름대로 각자의 생활에 적응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어려움을 딛고 이들이 평온해질 것이라는 예상은 알레한드라가 파티에서 남학생과 찍은 섹스 동영상이 휴대전화로 유출되면서 빗나간다. 이 사건으로 알레한드라는 학교 내에서 공공연한 놀림의 대상, 즉 왕따로 낙인찍힌다.

이 영화를 지켜보는 게 유독 끔찍한 이유는 알레한드라를 죽도록 괴롭히는 이들이 다름 아닌 또래의 어린 학생들이라는 점에 있다. 남학생들은 화장실까지 쫓아와 그녀의 벗은 몸을 찍어 가며 폭력을 행사하고 여학생들은 ‘창녀’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으며 그녀에게 비난의 시선을 멈추지 않는다. 한번 찍히면 구제가 불가능한 ‘왕따’라는 영원의 굴레. 알레한드라에게 학교는 더 이상 교육을 위한 장소가 아닌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기피하고 싶은 생지옥이 된다.

십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애프터 루시아’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도대체 얼마나 자극적 방식의 영화일까’하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알레한드라가 처한 불행을 보여주는 방식은 침묵에 가까울 정도로 고요하다. 어머니의 부재, 이사 온 집이 주는 생소함, 세간들이 정리된 휑한 집 안의 공기, 사소한 다툼조차 없는 부녀의 소통 방식.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외적인 것들은 아픔을 안으로만 삭이는 알레한드라의 내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관객에게 묵직한 슬픔을 전달한다.

영화 말미에 실종된 딸을 위해 내린 아버지의 과격한 결론에 대해 무작정 비난을 가할 수 없다는 점은 이 영화가 건네는 문제 제기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 될 것이다. 멕시코의 젊은 감독 미셸 프랑코의 작품. 두 번째 연출작인 이 작품으로 작년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호평을 얻었다. 국내에는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블루 재스민
[영화] 충격적인 ‘왕따’이야기, 애프터 루시아
감독 우디 앨런
출연 케이트 블란쳇, 알렉 볼드윈, 샐리 호킨스

뉴욕 사교계에서 상위 1%의 삶을 영위하던 재스민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여동생 진저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정반대의 생활에 처한다. 오랜만에 뉴욕으로 돌아온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깊이 있는 드라마, 날카로운 풍자로 ‘우디 앨런 최근작 중 가장 훌륭하다’는 평을 얻었다.



퍼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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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출연 콜린 파렐, 테렌스 하워드, 누미 라파스

아내와 딸을 잃게 된 남자 빅터. 가족의 죽음에 뉴욕 최고의 범죄 조직이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조직에 접근해 조직 내 최고의 엘리트로 성장한다. ‘밀레니엄 제1부·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감독이 연출한 액션 드라마.



히든카드
[영화] 충격적인 ‘왕따’이야기, 애프터 루시아
감독 브래드 퍼맨
출연 저스틴 팀버레이크, 벤 애플렉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작, ‘오션스 13’의 제작진이 뭉친 범죄 스럴러. 연간 44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인터넷 도박을 소재로 손쉽게 돈을 버는 화려한 삶과 그 이면의 어두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벤 애플렉이 갬블계의 거물 아이반으로 첫 악역에 도전한 화제의 작품.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