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ㄱ(2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차에 치인 피해자 중 아내는 사망했고 남편은 약 8개월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며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남편은 여전히 거동과 의사 표현에 현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의 자녀들은 중·고등학생이어서 부모의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하지만, 이 사고로 인해 어머니를 하루아침에 잃었다"며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으로 화목했던 한 가정이 송두리째 무너져 파탄에 이르렀다. 이는 음주운전이 야기할 수 있는 가장 불행한 결과"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ㄱ씨가 1심에서 6천만원, 항소심에서 4천만원을 각각 형사 공탁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 측 변호인과 합의금에 관한 협의를 하던 중 일방적으로 공탁금을 냈다"면서 "피해자 측이 이 공탁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의사를 표현했고, 피고인은 공탁금 성격을 '위자'(피해 변제)로 명시했으므로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줘야 할 손해의 일부를 지급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고의 내용 및 결과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상·정신적 손해배상금 합계는 1억원을 상당히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중 일부인 1억원만을 공탁한 것은 원심의 형을 감경할 만한 유리한 정상으로는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ㄱ씨는 지난해 5월 1일 오후 4시 5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도롯가에서 길을 걷던 40대 부부를 차로 들이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뒤에서 갑자기 달려드는 차를 피하지 못한 남편은 크게 다쳤고, 아내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 당시 ㄱ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를 훌쩍 넘는 0.169%였다.
1심 재판부는 ㄱ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으나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 피고인은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이유를 들어 각각 항소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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