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임상 결과 ‘란셋 온콜로지’에 실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유한양행은 기존 항암제에 내성을 보이는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레이저티닙’의 임상 1·2상 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됐다고 4일 발표했다.

란셋 온콜로지는 논문 인용지수(IF) 35.4의 대표적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다. 국내 초기 개발 단계 신약의 임상시험 결과가 이 학술지에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논문에는 2017년 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모집한 환자 127명을 대상으로 임상 1·2상의 용량 증량 및 확대 시험을 통해 레이저티닙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의 크기가 30% 이상 감소해 객관적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T790M’ 돌연변이 양성의 모든 환자에게 57%로 나타났다. 이 중 120㎎ 이상의 용량을 투여한 환자군은 감소율이 60%까지 높아졌고 암이 완전히 사라진 환자도 3명이나 됐다.

레이저티닙 투여 이후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의 중앙값은 T790M 돌연변이 양성의 모든 환자에서 9.7개월로 나타났다. 120㎎ 이상 투여 시에는 생존 기간이 12.3개월까지 길어졌다.

레이저티닙 투여와의 관련성을 배제할 수 없는 3등급 이상의 약물 이상 반응도 3%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논문 제1저자인 안명주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종양학 연구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에 국내 초기 개발 단계 신약의 임상 결과가 게재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 저자인 조병철 연세암병원 교수는 “레이저티닙의 이번 임상 1·2상 시험 결과가 향후 글로벌 임상 3상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레이저티닙은 지난해 11월 다국적제약사 얀센 바이오테크에 기술수출됐다. 유한양행은 현재 한국에서 임상 2상 환자 모집을 완료하고 시험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 3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은 임상 1상에 대한 환자 모집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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