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085호 (2016년 09월 14일)

[특별 기획] 씨만 뿌리면 상추가 무럭무럭 ‘24시간 불 켜진 식물공장’

[새로운 미래 금맥, 첨단 농업의 최전선을 가다 ①]
일본 교토의 ‘스프레드’…자연재해 걱정 없이 안정적 공급 가능

[글·사진 교토(일본) = 차완용 한경비즈니스 기자,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농업과 첨단 기술이 만나고 있다.

태풍·가뭄·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보호되는 도심 속 건물이나 공장에서 식물이 재배되고 농장의 하늘에는 드론이 날아다닌다. 보다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농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빅 데이터가 활용되는가 하면 인공지능 등 첨단 정보기술(IT)들이 지원되고 있다.

이런 첨단 기술이 적용된 농업 시설에서 생산되는 채소나 채소의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일반 농가의 서너 배가 넘는다. 그런가 하면 미래 먹거리 개발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식물성 고기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선진국은 기업 자본이 선두에 서는 첨단 농업시대를 열고 있다.


(사진) 일본 교토 가메오카시에 자리한 스프레드 식물 공장 전경. /스프레드 제공

일본 교토를 지나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가메오카시 인터체인지(IC)로 내려오자 넓게 펼쳐진 논과 밭이 눈에 들어온다.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 볕 아래 익어 가는 벼들을 보니 영락없는 농촌의 모습이다. 소규모 가공 시설과 단층의 단독주택들이 띄엄띄엄 눈에 띌 뿐이다.

전형적인 일본 농촌 마을을 한 바퀴 돌다 보니 16m 높이의 하얀색 고층 공장이 눈에 들어온다. 넓은 주차장 뒤쪽에 자리 잡은 공장의 모습은 영락없는 물류 회사나 일반 공장의 모습이지만 이곳은 스프레드(Spread)가 운영하는 식물 공장이다.


(사진) 스프레드 식물 공장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 /스프레드 제공

◆ 365일 24시간 동일한 재배 환경

공장 내부에는 16층짜리 선반식 재배장이 빼곡히 설치돼 있고 하루 평균 2만1000포기의 상추가 재배되고 있다. 이 상추들은 매일 일본 전역 2100여 곳에 공급돼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런데 공장 내부에 일하고 있는 근무자의 모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스프레드의 식물 공장에는 50~60명 정도가 일하고 있지만 상추를 재배하기 위해 직접 하는 일은 많지 않다. 농작에 필요한 물 뿌리기, 온도 조절 등의 일이 모두 자동화돼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 대부분은 일정 시간에 맞춰 씨를 뿌리고 재배한 후 세척과 포장 작업 등 간단한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업에 대한 이해나 경험이 없어도, 나이가 많이 들어도 누구나 일정 품질의 상추를 재배할 수 있다.

오오이와 나오히로 공장장은 “작업 공정을 표준화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스태프가 작업해도 일정 품질의 계획적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자동화를 통한 재배 시스템과 인력 활용의 효율성을 갖춘 스프레드의 공장은 24시간 가동된다. 오히려 스프레드의 식물 공장은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두워질수록 형형색색 빛을 낸다. 사람이 없어도 컴퓨터로 빛과 온도 등의 환경 조건을 자동제어해 시설 안에서 작물을 생산한다.

이는 스프레드의 큰 장점 중 하나다. 자연적 변화에 대한 재해에 대해 자유롭기 때문이다. 일조량이 적거나 가뭄·홍수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스프레드의 환경 조건은 1년 내내 동일하다.



◆ 수확률 97%…5년 연속 흑자 행진


물론 스프레드가 처음부터 이런 생산 체제를 갖춘 것은 아니다. 2007년 식물 공장을 설립하고 이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지만 초기 생산량은 하루 평균 6000포기에 불과했고 30%대에 이르는 폐작률은 3년간 적자를 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꾸준한 연구·개발과 시행착오를 거치며 최적화된 지금은 97% 재배 생산율을 보이고 있다. 물론 최근 5년간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흑자의 폭도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스프레드의 식물 공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또 다른 진보를 준비 중이다. 고령화 사회인 일본에서 농업 노동력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인간 대신 로봇이 농사를 짓고 채소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스프레드는 2017년 중반부터 일본 교토부 기즈가와시 간사이 과학도시에 4400㎡ 규모의 로봇 식물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 로봇 식물 공장에서는 상추 재배 전 과정을 통틀어 사람이 하는 일은 맨 처음 씨를 뿌리는 작업과 솎음질, 포장 작업뿐이다. 이 밖의 작업은 모두 로봇이 떠맡는다.


(사진) 방진 위생복을 입은 직원이 식물 공장에서 자라는 상추를 살펴보고 있다. /스프레드 제공

◆ 식물 공장의 진화, 로봇 그리고 LED

로봇이라고 해서 작업복을 입고 밀짚모자를 쓴 휴머노이드형 로봇을 연상하면 안 된다. 로봇 팔을 장착한 컨베이어벨트가 이 농장의 로봇 농부다. 이 로봇이 상추에 모를 이식하고 나중에 수확까지 책임진다.

이와 함께 첨단 센서들이 습도와 이산화탄소·조명·온도를 점검해 상추들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실내 기후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스프레드는 씨앗 관목 같은 작업은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하지만 거의 모든 과정은 전자동으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스프레드가 추진하고 있는 이 로봇 식물 공장이 가장 큰 이점은 인건비 절감이다. 이 회사는 상추 생산에 필요한 인력이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수익성을 보장해 주는 큰 주춧돌이다. 자동화는 생산성도 높여 준다.

새 농장의 생산량은 하루 3만 포기로 예측하고 있다. 기존 실내 농장의 2만 포기보다 1.5배 많다. 전기·물 등 자원에 들어가는 비용도 저렴하다. 스프레드는 자체 개발한 농장용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존 실내 농장보다 에너지 비용이 3분의 1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일본의 첨단 농업을 이끌고 있는 스프레드는 식물 공장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미래 농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cwy@hankyung.com

[첨단 농업 기사 인덱스]
(1) 식물 공장 : 일본 편
 - 씨만 뿌리면 상추가 무럭무럭 ‘24시간 불 켜진 식물공장’
 - 이나다 신지 스프레드 사장 인터뷰
(2) 식물 공장 : 미국 편
(3) 식물성 고기
(4) 스마트 팜 : 유럽 편
(5) 스마트 팜 : 미국 편
(6) 국내의 미래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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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6-09-0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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