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기업 성장의 두 가지 조건은
코카콜라 글로벌 혁신 책임자가 밝히는 130년 성장의 비밀
[한경비즈니스=황혜정 한경BP 출판편집자] 지금처럼 예측이 어렵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규모(scale)와 민첩성(agility)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규모를 갖추면서도 회사의 포지션을 재조정하고 제품을 개량하며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 문화와 속도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대기업은 빠른 의사결정과 새로운 시도를 어려워하고 스타트업은 수익성 확보를 위한 규모를 키우는 데 90%가 실패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책은 코카콜라 글로벌 혁신 부문 부사장이 코카콜라가 어떻게 ‘규모’와 ‘민첩성’을 적재적소에 맞게 활용해 성장해 왔는지,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어떻게 소비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왔는지 공개한다.

기업 생존법, 규모·민첩성과의 투쟁

코카콜라가 글로벌 기업으로 규모를 키우고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다양성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던 강력한 수단으로 저자는 ‘디자인’을 지목한다.

코카콜라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로고·색상·포장 용기 같은 전통적이고 가시적인 요소 이상을 뜻한다. 코카콜라 음료수, 광고, 포장 용기, 음료수용 냉장고를 디자인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요소들이 매출 신장을 촉진하도록 서로 연결하는 방법을 디자인한다. 이것이 코카콜라가 전략을 설계하고 시장과의 연결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코카콜라는 단순화·표준화라는 통합 시스템을 디자인해 제품 판매량을 늘리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규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은 코카콜라 같지 않다. 기업이 수십 년에 걸쳐 선도한 시장에 스타트업이 성큼성큼 들어와 하루아침에 판을 뒤엎어 버리는 일이 발생한다.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속도에 경탄한다. 그것은 스타트업이 애초부터 빠르게 움직이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태생적으로 속도 지향적 조직이다. 민첩성을 목표로 디자인할 때는 규모의 성장을 목표로 디자인할 때와 목표도, 프로세스도, 나오는 제품 종류도 완전히 달라진다.

2000년 초반 코카콜라는 탄산음료 기업에서 생수·커피·주스를 포함하는 종합 음료 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었다. 이런 전략 변화는 경영진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인 ‘극도의 복잡성’을 낳았다. 그동안 규모의 성장을 목표로 했던 코카콜라의 전략·시스템·디자인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어졌다. 그들은 과거 시스템을 버리고 민첩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코카콜라는 민첩성을 높이기 위해 레고를 조립하는 듯한 모듈 시스템을 디자인했다. 민첩성 지향의 디자인 방식을 통해 코카콜라는 더 빨리 학습하고 빨리 실패한 뒤 더 영리해져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전략 재설계는 코카콜라의 비전을 이끌었고 코카콜라는 18분기 연속 성장하며 5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창업자는 매일 규모와 투쟁하고 기업은 매일 민첩성과 투쟁한다. 살벌한 생존 싸움에서 승리하는 방법이 이 책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