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153호 (2018년 01월 03일)

금융쇄신 밑그림 그리는 '최·최 ‘투 톱’'

[스페셜리포트 = 대한민국 신인맥 :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최종구 금융위원장 “금융 덕분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흥식 금감원장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과 기본에 충실”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조선업·해운업 구조조정, 가계 부채 대책 등 각종 경제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금융이 문제’라는 지적이 뒤따랐다.

금융정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더 높은 전문성이 요구된다. 문재인 정부는 금융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금융 쇄신’의 책임을 맡겼다.

정통 금융 관료 출신인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금융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풍부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새 정부의 금융정책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갈 적임자다.”

2017년 7월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수장에 최종구 당시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낙점됐다.

박수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은 “경제·금융 분야에 정통한 관료 출신”이라며 그가 △가계 부채 문제 해결 △기업과 산업의 구조조정 지원 △서민 생활 안정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금융의 기능을 활성화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환율 매파 4인방의 귀환

청와대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국내·국제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대표적인 금융 관료라는 점을 높이 샀다.

1957년 강릉 출생의 최 위원장은 강릉고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외화자금과장·국제금융과장을 거쳤다. 2008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에 올랐을 때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졌다. 

그에게 위기는 기회였다. 당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차관,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글로벌 금융 위기를 헤쳐나가는 데 일조하면서 ‘환율 매파 4인방’ 으로 이름을 알렸다. 국제금융 분야에서 ‘환율 주권론자’로 유명해진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2010년 5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으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라는 민감한 사안을 다뤘고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거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하지만 행시 동기이기도 한 당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KB 사태’ 징계 수위를 놓고 엇박자를 내면서 퇴진, 이후 1년여간 야인 생활을 하다가 2016년 1월 SGI서울보증 대표에 선임되며 금융계에 컴백했다.

최 위원장은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청와대에 그를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8년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후배들이 뽑은 ‘닮고 싶은 상사’ 국장급 4인에 당시 임종룡 기획조정실장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사례도 유명한 일화다. 2017년 3월 수출입은행장에 임명됐을 때도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 없이 취임한 유일한 은행장이었다.  
  
최 위원장은 ‘금융이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는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합니다.

‘금융 때문에 못한다. 금융이 가장 문제다.’ 우리 함께 희망을 걸어봅시다. 금융 덕분에 할 수 있도록 해봅시다.” 최 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설계자에서 사령탑으로

“감독 당국이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책임도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 금융감독원은 초심으로 돌아가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 감독’을 실천하자고 제안합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보다 2개월 늦은 2017년 9월 금융감독원의 수장에 오른 최흥식 금감원장도 금융 쇄신을 강조한다.  

제11대 금감원장에 오른 최흥식 원장은 금감원의 뼈대를 그린 설계자로 통한다. 1998년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원 시절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의 제안으로 감독기구경영개선팀장을 맡아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의 설계 도면을 완성한 이가 바로 최 원장이기 때문이다.

19년 만에 금감원 사령탑으로 귀환한 최 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금감원이 초심을 잃었다”며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질타했다.

업계 일각에선 그의 발언이 금융 감독 체계의 개편 필요성을 내비친 작심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현재 시스템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정책과 금융 감독을 총괄하고 금감원이 금융위 하위 기관으로 자리해 있다. 이전에는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금융정책을 맡고 금융 감독은 금감원이 담당하는 구조였다.

금융 감독 체제 개편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금감원의 ‘원조 설계자’인 최 원장의 취임으로 금융 감독 체계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최 원장은 2017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금융정책과 금융 감독은 분리해 놓는 게 좋다”며 감독 체계의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그 대신 금융위원회와의 갈등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양 기관의 관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의 법과 제도에서 (두 기관에) 권한이 위임된 것이 있다”며 “월권행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라는 점도 문재인 정부의 '금감원 개혁' 의지를 보여준다. 금감원장은 그동안 금융위 퇴직 관료들이 주로 차지해 왔다. 최초의 민간 출신 금감원장, 최 원장의 임기는 2020년 9월까지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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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1-02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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