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Ⅰ: 준비 기간만 10년…‘연결·소통·공간·애정’의 철학 담아]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서울 도심의 풍경을 확 바꿔 놓은 건물이 탄생했다. 용산구 한강로 신용산역 인근에 화려한 외관으로 시선을 압도하는 아모레퍼시픽 본사가 우뚝 서 있다.
주변 건물과 확연히 구분되는 존재감을 뽐내며 단숨에 용산 랜드마크로 떠오른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을 두고 인근 부동산 시장에는 ‘아모레뷰’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진가는 내부에서 잘 나타난다. 설계안을 만드는 데만 4년이 걸렸고 건물을 완성하는데 총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1958년과 1976년에 이어 같은 장소에 신사옥을 열며 세 번째 ‘용산 시대’를 맞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신사옥에 담긴 가장 중요한 의미는 ‘연결’이다.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는 미학적 성취, 사무 공간 혁신, 사회적 의무를 사옥에 담았다. 수직적인 요소를 모두 없앤 사무 공간 혁신을 통해 직원 간 연결을 꾀했고 도시와 지역공동체, 고객과 임직원 사이의 교감과 소통이 사옥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10월 24일 찾은 아모레퍼시픽 용산 사옥은 다양한 사람들로 붐볐다.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방문한 지역 주민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맛집과 카페를 찾아온 젊은이들, 사옥 투어를 진행 중이던 인도네시아 공무원들까지…. 오피스라기보다 복합 문화 공간에 가까워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의 새 사옥은 2009년 3월 사옥 건립 계획을 수립하면서 시작됐다. 건축주와 자문위원이 국내와 해외를 포함한 49팀에 공모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공모를 통해 최종 당선자로 영국의 건축 거장인 데이비드 치퍼필드를 선정했다.

치퍼필드 디자이너는 한국의 고전미를 품은 ‘달항아리’를 현대의 건축으로 재해석했다. 정육면체의 큐브 형태로 설계했지만 달항아리가 가진 절제된 아름다움의 본질을 건축 디자인에 담았다.

치퍼필드 디자이너는 “백자에는 조용히, 그러면서도 당당히 빛나는 아름다움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한국적인 미를 표방하는 건물이 아니라 그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건물 곳곳에는 설명을 듣지 않으면 모를 디테일이 숨어 있다. 거대한 정육면체 건물의 내부의 요소들은 엄격한 대칭을 이룬다. 바닥과 천장의 무늬·조명·스프링클러·대피안내등과 같은 요소들도 집요할 만큼 대칭을 고수했다. 직원들이 출입하는 스피드게이트도 수직의 선을 살리기 위해 직접 디자인했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로 건물만을 위한 서체를 개발해 건물 내 안내표시 등에 적용했다. 건물 내부 전체에 사용된 노출 콘크리트의 색감과 질감의 통일성을 위해 한 곳의 레미콘 공장만을 지정해 납품받았다. 천장에는 와플 타입 구조물을 설치하고 흡음제를 넣어 소음을 완벽하게 잡았다.

이처럼 디자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와 함께 아모레퍼시픽 사옥 곳곳에는 사람을 향한 많은 노력이 숨어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의 의미를 키워드를 통해 파헤쳐 봤다.
◆키워드① 연결성의 극대화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은 로비 대신 ‘아트리움(중앙 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로비와 안내 데스크, 출입 게이트로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일반적인 사옥과 달리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부터 3층까지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건물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싸다는 ‘금싸라기 층(1~3층)’에 상업 공간을 최소화하고 공익적인 문화 소통 공간을 조성해 개방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다양한 공용 시설과 매장, 라이브러리와 미술관까지…. 아트리움은 시민 광장처럼 도시의 공공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사옥은 일하는 곳일 뿐만 아니라 회사가 사회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철학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다.

1층에서 3층까지 18m에 이르는 층고를 올려다보면 유리 천장에 물결이 비친다. 유리 천장은 5층 옥상 정원의 바닥이기도 하다. 유리 천장 위에는 물이 얕게 채워져 있다. 옥상 정원에서 보면 일종의 수변 공간이지만 아트리움에서 보면 잔잔한 물결에 흔들리는 자연광이 들어오는 통로다.

서경배 회장과 치퍼필드 디자이너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인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모든 디자인 요소에 반영됐다.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이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신용산이라는 알토란 땅에 단 22층 규모로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주변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과 달리 위압감을 주는 디자인은 최대한 배제했다. 높이는 낮지만 한국의 단일 빌딩 중 가장 큰 면적인 18만8926㎡(5만7150평) 규모다.

또한 본사 내부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인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물질이 주는 기본적인 아름다움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아트리움 공간은 언제나 개방돼 있다. 지하철 신용산역에서부터 연결 통로가 있고 1층에 정육각형 건물 네 면에 모두 문이 있어 그 어느 방면에서든 자연스럽게 아트리움 중앙으로 연결된다.

이 때문에 1층부터 3층까지는 지역 주민들과 이용객들로 북적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공간이자 문화 교류의 장이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1층에서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곳은 미술관이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1979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 이름은 태평양박물관이었지만 2009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꿔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미술관으로 발전했다. 상설 전시 없이 1년에 3번 정도 기획 전시만 하고 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미술관 건너편에는 수십 년간 전 세계 박물관과 미술관의 전시 도록만 모은 라이브러리(apLAP)가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전개하고 있는 녹차 브랜드 ‘오설록’과 ‘오설록 1979’, 꽃집 등을 제외한 상업 공간은 거의 지하 1층에 자리하고 있다. 휴식 공간에 놓인 가구는 모두 이광호·윤여범·최형문 등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다.

2~3층에는 450석 규모의 대강당 ‘아모레홀’이 있어 사내 임직원과 외부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에 활용하고 있다. 교육장 형태의 일반적인 회사 강당과 달리 공연장 형태를 띠고 있다.

전체적으로 무채색인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유일하게 원색으로 이뤄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 역시 치퍼필드 디자이너의 독일 사무소 DCA가 직접 디자인하고 공간을 완성했다. 웬만한 공연장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지만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 무대에서 맨 뒷좌석에 앉은 사람의 표정까지 보일 정도다.
◆키워드② 고객과의 소통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아모레퍼시픽 2층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70여 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아카이브’는 고객들이 자유롭게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건너편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아모레스토어’가 마련돼 있다. 아모레스토어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 브랜드를 한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특화 매장으로, 6800여 개의 제품을 모두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건설팀 관계자는 “아모레스토어는 판매를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유통 경로가 모두 다른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쇼 케이스’이자 본사 직원들이 고객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2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소는 바로 ‘고객연구센터’다. 고객연구센터는 아모레퍼시픽이 제품 개발 전 고객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평가·연구 시설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구단지인 연구·개발(R&D)센터는 용인에 있지만 신사옥이 생기면서 연구원들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직접 테스트하게 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1091㎡(330평) 규모의 고객연구센터에서는 크게 ‘향’과 ‘사용감’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다. 향과 사용감은 온도나 습도에 민감한 만큼 공간 설비와 자재도 온도·습도·조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으로 갖춰져 있다.

표준화 연구 시료를 준비해 사전에 테스트를 신청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제품에 대한 블라인드 평가를 실시한다. 평가와 토론뿐만 아니라 뇌파 측정 장비를 사용해 고객들의 객관적인 감정 변화와 반응을 읽어내기도 한다.

김영경 고객감성랩 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고객연구센터를 방문하는 고객들은 직접 평가에 참여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에 대한 전문성과 진정성을 경험하고 간다”며 “고객 외에도 매장 판매 직원이나 아모레퍼시픽 카운슬러 직원들도 고객연구센터 평가에 참여해 고객과의 접점에서 느낀 의견이나 고객 반응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워드③ 사무공간 혁신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사옥을 옮기는 것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서경배 회장이 지난해 신사옥 입주를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전한 말이다.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 서 회장은 신사옥을 통해 오피스 문화의 변화를 시도했다.

일반적인 업무 공간이 갖는 의미에서 탈피해 직원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협력해 그 어느 공간보다 생동감 있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자 했다.

아모레퍼시픽 사무공간은 지상 6층부터 16층까지 이어진다. 사무공간은 많은 사람이 더욱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수평적이고 넓은 업무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사무실은 임직원 간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칸막이를 없애고 6인용 책상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닫힌 창고나 소지품 보관실도 없다. 지정 좌석이 없고 직원들에게는 개인용 노트북이 지급된다. 6명이 넘는 팀은 다른 팀과 섞여 앉아 함께 일해야 한다. 경영진도 예외 없이 모든 구성원이 개방된 공간에서 일한다.

또 곳곳에 상하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내부 계단을 마련했고 회의실은 모두 투명한 유리벽으로 구성했다.

개인 업무 공간 외에 구성원 간 협업 시 활용하는 공용공간을 확대하고 집중적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1인용 워크 포커스 공간을 마련하는 등 업무의 성격, 개인의 필요에 따라 업무 공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제공한다. 오피스 1인당 전용면적은 11㎡(3.3평) 정도다.

아모레퍼시픽 사옥건설팀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 조직이 커지면서 다른 팀과의 소통에 벽이 생기거나 교류가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며 “신사옥은 아이디어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바로 옆 사람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이 수월해지고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얻는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건물 디자인도 직원들을 철저하고 세심하게 배려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은 통창 유리 건물이지만 외부에서 볼 때는 흰색 건물처럼 보인다. 햇빛을 가리는 2만여 개의 수직 차양막(루버) 때문이다.

8면으로 이뤄진 루버는 방향에 따라 굵기와 각도가 모두 다르다. 1년간 사계절 채광 시뮬레이션을 통해 직사광선을 가리면서도 채광이 고르게 들어올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덕분에 직원들의 책상을 모두 창가로 배치하고 자연 채광 아래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상단 노출 천장에도 격자무늬 구조물을 설치해 소음이 멀리 전달되는 것을 막았다. 몇몇 오피스 내부에 있는 방들은 벽면이 ‘소프트셀’이라는 친환경 패브릭으로 마감돼 있다. 이 벽 역시 흡음과 습도 조절 역할을 하고 있다.
◆키워드④ 구성원을 향한 애정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아모레퍼시픽 사옥에서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곳은 오직 임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다. 건물의 하이라이트인 5층 ‘루프가든(옥상 정원)’ 중앙에는 8cm 깊이의 연못이 있다.

깊이는 얕지만 물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누수 감지와 방수 등 고난이도의 작업을 위해 전 세계 유명 엔지니어들이 달라붙어 구현해 냈다. 주변은 4층까지 뿌리내린 청단풍으로 조경해 한국 정원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옥상 정원 너머로는 서울 도심과 용산공원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5층뿐만 아니라 11층, 17층에 5~6개 층을 비워 내고 마련된 건물 속 정원을 통해 임직원들이 건물 내 어느 곳에서 근무하더라도 자연과 가깝게 호흡하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치퍼필드 디자이너는 이를 두고 “공간의 연결성은 업무 효율이나 성과를 내는 공간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과와 관련이 없는 아트리움과 루프가든 같은 독립된 공간들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5층은 루프가든 이외에도 직원 전용 복지 공간으로만 꾸려졌다. 직원 전용 식당에서부터 카페·피트니스센터·마사지센터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마사지센터에는 국가 공인 안마사 자격증을 소지한 8명의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상주해 있다. 임직원은 한 달에 두 번 업무 시간에 예약할 수 있다.

피트니스센터에서는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뿐만 아니라 필라테스·요가·줌바 등 다양한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여성 임직원들을 위한 별도의 배려 공간도 있다. 여성 휴게실인 ‘레이디스 라운지’는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라운지 공간과 워킹맘을 위한 수유실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아플 때에도 사옥 내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 ‘AP-세브란스 클리닉(16층)’은 가정의학과 종합 진료뿐만 아니라 산부인과·이비인후과 등 요일별 특화 진료도 진행하는 사내 병원이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개선을 위한 운동치료·물리치료를 위한 시설도 마련돼 있다.

3층에는 992㎡(300평)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가구는 모두 가공을 거치지 않은 원목을 사용했고 아이들의 창작 욕구와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대형 아틀리에(작업 공간)를 보유하고 있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박스 인터뷰-권구상 고객감성랩 연구원 :
“고객 목소리 직접 듣는 것은 연구원에게 큰 자산”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의 혁신 키워드4

▶고객연구센터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실제 다양한 고객을 모집해 솔직한 의견을 듣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신사옥에서 고객연구센터가 본격적으로 활용된 것은 올해 초부터다. 용인연구소에도 고객감성랩이 있었지만 이 정도 규모는 아니었다. 서울 중심부에 있어 고객들의 접근성이 용이해졌고 더 다양한 패널을 섭외할 수 있어 활발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현재 고객연구센터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무엇인가. “향과 사용감에 대한 고객 감성과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 평가나 설문 조사처럼 주관적인 평가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뇌파 분석을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뇌파를 통해 이완·각성·흥미 등 반응에 대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내 연구 분야는 수면과 피부의 상관관계를 뇌인지 과학을 통해 분석하는 일이다. 지금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뇌파 연구의 적절성과 신뢰성을 확인한 후 다른 영역으로도 뇌파 연구를 확장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인 목적은 고객들에게 새롭고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용산 사옥 이전 후 고객연구센터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나.“일차적으로 연구원과 마케터 간 긴밀한 소통이 가능해졌다. 우리의 연구 결과를 마케터에게 전달함으로써 내부 교육 자료나 마케팅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어 더 큰 시너지가 생겼다. 이곳에서 제품 평가를 하고 제품이나 우리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는 이들이 많아졌다. 집에 가는 길에 아모레 스토어에 들러 제품을 구경하거나 알지 못했던 브랜드에 노출되면서 자연스럽게 홍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196호(2018.10.29 ~ 2018.11.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