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244호 (2019년 10월 02일)

피츠버그에 글로벌 기업·스타트업 모이는 이유

[특별기획-녹슨 도시를 바꾸는 힘, 러스트벨트 극복의 조건⑤ 미국 피츠버그]
-인재 수급·생활 인프라 경쟁력…구글·우버·스타트업 찾아오는 도시로 만든 비결

우버ATG는 피츠버그의 헤이즐우드 그린에서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앞으로 차량을 모니터하는 사람 없이 완전 자율주행 시험을 진행하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우버코리아 제공




피츠버그시는 인구 30만 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이지만 놀랍게도 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는 도시가 됐다. 도시가 대학을 품고 있어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에 최고의 입지를 갖췄기 때문이다.

그 결과 캠퍼스 인근에는 구글·우버 등 글로벌 기업들의 리서치센터·지사·연구소 등이 자리하게 됐다. 이들 기업의 엔지니어 상당수는 카네기멜론대(CMU)와 피츠버그대(UPITT) 출신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본사인 우버는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ATG를 피츠버그에 세워 카네기멜론대 출신을 대거 고용했다. 현재 ATG를 이끄는 에릭 메이호퍼 대표 역시 카네기멜론대 출신이다.

우버는 제조업의 쇠락으로 버려졌던 헤이즐우드 그린 공터에 자율주행 테스트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피츠버그대 사회·도시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브리엠 교수는 “우버의 경우 일자리가 사람과 재능이 존재하는 곳으로 따라온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에릭 메이호퍼 대표. /우버코리아 제공



메이호퍼 대표는 “피츠버그는 로봇공학·컴퓨터 과학뿐만 아니라 AI 분야에도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그 덕분에 ATG 프로그램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피츠버그의 까다로운 주행 환경도 자율주행이라는 혁신 기술이 학습과 발전을 거듭할 수 있는 훌륭한 테스트베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몇 달 전 우버는 최신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했다. ATG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장차 차량에 탑승해 운행을 모니터링하는 임무 전문가 없이도 완전한 자율주행 시험을 진행하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ATG는 2015년 초 출범 당시 언론에 보도된 내용처럼 지금은 카네기멜론대와 공식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는 않다. 메이호퍼 대표는 “물론 카네기멜론대가 ATG 직원으로 채용되는 학생들을 길러내는 최고의 학교 중 하나인 만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ATG가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한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버의 ATG 설립은 피츠버그 지역 일자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우버 측에 따르면 우버가 피츠버그에서 미국 최초로 시민에게 자율주행 운행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와 기계 엔지니어, 로봇공학과 AI 전문가들, 차량 정비 기술자 등을 포함한 7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미국 다른 도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교육·의료·문화 인프라가 잘 구축된 것도 피츠버그의 장점이다. 맥고완 재생 의학연구소의 윌리엄 와그너 소장은 “피츠버그에서 가정을 꾸리고 집을 장만하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도시의 5분의 1 수준”이라며 “교통 체증이 심각하지 않고 미국인들이 중시하는 스포츠 팀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샘 달시머 PR매니저. /안옥희 기자



[인터뷰] 샘 달시머 듀오링고 PR매니저

“인재 접근성, 실리콘밸리 부럽지 않아”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전 세계 90개 언어를 무료로 학습할 수 있는 듀오링고는 피츠버그에 뿌리를 둔 대표적인 혁신 스타트업이다.

듀오링고는 현재 무료 버전과 듀오링고 플러스라는 구독 기반의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 수입원은 듀오링고 플러스이며, 광고와 AI 기술 기반의 온라인 영어시험으로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이들의  2018년 매출액은 450억원에 달한다.

듀오링고를 만든 루이스 폰 안 대표는 카네기멜론대 컴퓨터과학대 교수이자 동시대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꼽힌다. 구글의 봇 방지 기술 캡차(CAPTCHA) 서비스인 리캡차(reCAPTCHA)를 최초 고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루이스 대표는 오는 11월 연세대 강연에 참석차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나 다른 지역에 본사를 둘 수도 있는데 피츠버그에 본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듀오링고는 피츠버그에서 시작했고 공동 창업자인 루이스와 세베린이 피츠버그를 사랑한다. 또 다른 하나는 카네기멜론대의 재능 있는 학생들에 대한 접근성이다. 이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그리고 둘째는 삶의 질과 생활비다. 피츠버그는 실리콘밸리나 뉴욕만큼 임금을 줄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물가가 낮아 삶의 질이 훨씬 낫다. 이런 이점이 재능 있는 사람들을 회사에 남게 만든다. 우리는 시애틀이나 실리콘밸리에 있는 페이스북·아마존 같은 곳에서 높은 생활비에 지친 사람들을 고용한다. 그들은 많은 돈을 벌지만 그곳에서는 집을 살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가능하다. 회사에서 도보 혹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는 거리에 살면서 삶의 질 또한 나아진다. 지난 몇 년간 때때로 실리콘밸리로 회사를 옮기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이 있었지만, 이것이 우리가 여기에 남은 이유이고 이건 매우 경쟁력 있는 장점이다.”

-인재 채용에 있어서 피츠버그의 장점은?

“카네기멜론대는 특히 신입 레벨의 개발자를 뽑는 데 있어 좋은 소스가 된다. 또 우리는 구글 피츠버그에서 사람들을 찾고 뽑는다. 우리의 엔지니어링 부사장도 구글 피츠버그에서 왔다. 다른 직원들도 구글 피츠버그  또는 우버와 같은 기업에서 고용했다. 피츠버그의 성장하고 있는 기술 생태계가 우리의 인재 영입에 혜택을 줬다.”

-한국 시장은 듀오링고에게 어떤 의미인가?

“한국은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듀오링고 시장 중 하나다. 높은 교육 수준과 영어 공부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고, 스마트폰과 고속 인터넷 망 보급이 잘 돼 있어 듀오링고와 같은 앱에게는 이상적인 시장 중 하나다. 11월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시장을 배우고 영어를 학습할 수 있는 듀오링고의 무료 옵션을 알릴 것이다.”

듀오링고는 카네기멜론대·피츠버그대 등 지역 대학 출신 직원의 비율이 높은 피츠버그 지역의 혁신 스타트업이다. 자유로운 조직 문화와 글로벌 기업 못지않은 복지를 자랑하기 때문에 최근 다른 지역에서도 인재들이 유입되고 있다. /안옥희 기자



피츠버그(미국) =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특별기획-녹슨 도시를 바꾸는 힘, 러스트벨트 극복의 조건⑤ 미국 피츠버그 기사 인덱스]
-대학이 성장 엔진’…AI·생명과학 키우니 기업 몰려
-피츠버그에 글로벌 기업·스타트업 모이는 이유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4호(2019.09.30 ~ 2019.10.0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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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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