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2019 대한민국 모빌리티 혁신 지도]
-매핑 서비스 : 모빌테크
모빌테크, ‘오차율 10~15cm’…고정밀 3D 지도 매핑 기술로 세계시장 도전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하루가 멀다고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는 만큼 이들이 가진 경쟁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가늠할 때 흔히 누구에게 투자받았는지 들여다본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자율주행 3D 지도 및 인지 분야 스타트업 ‘모빌테크’는 해당 분야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빌테크는 2017년 4월 설립됐다. 회사가 출발한 지 약 2년 반이라는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유망 스타트업들을 ‘족집게’처럼 찾아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대기업들의 선택을 받았다.

현대차·네이버·우리은행 등이 모빌테크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 투자했다. 미래의 모빌리티 기반의 맵 혁신을 주도할 기업으로 모빌테크를 꼽은 이유다.

◆드론에서 자동차로 방향 선회


모빌테크는 연세대 대학원(제어공학연구실)에 재학하며 ‘드론’에 대해 연구하던 김재승 대표가 함께 공부하던 이들과 합심해 설립했다.

창업 준비 과정도 흥미롭다. 김 대표는 주요 연구 대상이었던 드론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드론의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3D 지도 개발 또한 자연히 각광받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도심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 평면 지도에서 높이 개념을 포함하는 3D 지도와 경로 계획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모빌테크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시장조사 등을 진행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아직 자율주행 드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그 대신 드론에 앞서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 시대가 올 것이라는 확신이 섰다. 이후부터 김 대표는 드론 대신 자율주행차로 눈을 돌려 관련 분야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에서는 자율주행에 활용할 수 있는 고정밀 공간 정보 업체들이 손에 꼽힐 정도로 부족하다는 것을 파악했다. 경쟁이 덜 치열한 만큼 시장에 먼저 들어가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확신도 들었다. 그렇게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한 뒤 모빌테크를 세상에 내놓았다.

관련된 기술을 개발해 낼 자신도 충분했다. 당시 함께 창업을 시작한 이들이 공간을 디지털·데이터화할 수 있는 측량 센서인 ‘라이다(Lidar)’를 비롯해 ‘3D 지도 제작’, ‘3D 공간 정보 활용’, ‘영상 처리’ 등을 연구한 석·박사 인재들이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설립된 뒤 김 대표를 필두로 내부 인력들은 빠르고 정확하게 고정밀(HD) 공간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개발(R&D)을 진행했다.

특히 라이다·카메라·위성항법장치(GPS) 등을 융합해 도심 지역 지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였다. 물론 개발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기술 스타트업들이 가장 힘든 부분은 단연 R&D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이다.

◆‘레플리카 시리즈’ 선보이며 주목


특히 모빌테크는 센서와 카메라 등 실험을 위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어려움이 더욱 컸다. 다행히 이들의 행보를 주목한 대기업들이 있었다.

모빌테크는 2018년 현대차와 네이버 등에서 자금을 수혈 받는 데 성공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기업들에서 국내시장에서의 자율주행과 공간 정보 수요에 대한 정보들도 얻을 수 있었다.

모빌테크 관계자는 “이를 통해 상용화가 가능한 공간 정보 수집과 활용 기술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모빌테크는 라이다 센서를 활용한 3D 정밀 지도 매핑에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며 업계에서 이름을 알려 나가고 있다.

특히 자체 기술로 개발한 3D 스캐닝 제품 ‘레플리카 시리즈’는 그간의 노력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레플리카 시리즈는 라이다와 카메라를 활용해 3D 지도 정밀 데이터를 수집하고 딥러닝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통합 솔루션이다.

레플리카 시리즈를 탑재한 차량은 라이다를 통해 주변 환경 데이터를 모아 정밀 분석을 거친 뒤 3D 지도화를 진행한다.

라이다와 카메라에 GPS까지 접목해 자율주행의 핵심 중 하나인 차량 위치 파악도 가능하게 한다. 모빌테크에 따르면 오차율은 10~15cm 정도에 불과하다.

기술 개발에 대한 욕심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센서, 고정밀 지도(HD맵), 인지 프로그램 등을 하나로 합친 자율주행용 인지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그간 축적해 온 기술력을 뽐내기 위해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해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의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 참가할 계획이다.

모빌테크 관계자는 “CES 참가를 통해 모빌테크가 가진 기술력과 서비스를 홍보할 예정”이라며 “CES를 계기로 모빌테크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완벽한 자율주행은 여러 기술들이 합쳐 비로소 완성된다. 모빌테크는 이 중 하나인 3D 지도 제작과 자율주행 인지 분야의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고 있다.

▶인터뷰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
“모빌리티 산업은 ‘기회’…실시간 정밀 도로 지도 업데이트 시스템 만들 것”
모빌테크, ‘오차율 10~15cm’…고정밀 3D 지도 매핑 기술로 세계시장 도전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출신이기도 한 김재승 모빌테크 대표는 안정된 직장을 가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 험난한 스타트업 창업을 결심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 가며 모빌테크를 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만들어 냈다.

-모빌테크만이 갖고 있는 최대 무기는.

“3D 지도를 구현해 내는 고정밀 ‘라이다 매핑’ 기술이다. 어느 기업이든 우리가 만든 3차원 데이터를 보면 ‘정말 정밀하다’고 감탄한다. ‘지금까지 본 3차원 데이터 중 가장 정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이 커질수록 매핑 기술의 세밀함이 요구될 것이 분명한데 그만큼 모빌테크의 기술력도 더욱 돋보일 것이라고 믿는다. 구성원들도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전기전자·건축·수학·자동차·컴퓨터·자율주행 등 정말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모였다. 그러다 보니 매핑 차량 세팅,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 등 내부에서 못 해내는 일이 없다.”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 기술 수준이나 시민 의식이 신기술에 대해 굉장히 열려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산업이 발전하기에 매우 적합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자율주행 셔틀버스, 퍼스널 모빌리티 등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등이 어떻게 국내에서 자리 잡을지 매우 기대가 크다. 서울 상암동 또는 세종시 등 특정 지역에 정부와 기업이 집중해 신규 모빌리티 기술과 서비스를 사업화해 나가면 미국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 한국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이런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토종 기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부 정책이 나오고 ‘통 큰 투자가’ 더 활발해졌으면 한다.”

-향후 계획은.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곧 ‘모빌테크’의 경쟁력이다. 그래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서울시의 3차원 스캔 데이터를 모두 확보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추가 투자 유치금으로 스캔 장비와 차량 등을 확충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도를 제작할 인력도 충원했다. 내년에는 세계 가전 전시회(CES)에 참가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할 계획이다.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정밀 도로 지도 실시간 업데이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기도 하다.”

enyou@hankyung.com

[스페셜 리포트=2019 대한민국 모빌리티 혁신 지도]
- ‘내 차 소유’에서 ‘이동 서비스’로…다가오는 모빌리티 시대
-카카오모빌리티, 택시·내비·주차 넘어 ‘라스트 마일’로 확장
-토르드라이브, ‘4레벨’ 자율주행, 웨이모·GM크루즈와 경쟁
-매스아시아, ‘대중교통 빈틈 채운다’
-모빌테크, 고정밀 3D 지도 매핑 기술로 세계시장 도전
-국내 주요 '모빌리티 혁신 기업' 지도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8호(2019.10.28 ~ 2019.1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