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올뉴쏘렌토’ …5년 4개월 만의 풀 체인지 모델

[시승기] 편의사양·주행능력 모두 합격점
지난 9월 선보인 올뉴쏘렌토는 5년 4개월 만에 선보인 3세대 모델로, 시간의 간격이 보여주듯 기존 모델과 풀 체인지돼 완전히 다른 모델에 가깝다. 특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덩치부터 눈에 띄게 커졌다. 차체 길이와 휠베이스(앞·뒷바퀴 간 거리)가 각각 4780mm와 2780mm로, 이전 모델에 비해 각각 95mm, 80mm 더 늘어났다.

당당한 풍채가 SUV 특유의 강인함을 보여준다면, 아기자기한 편의 사양과 실내 인테리어는 고급 세단이나 글로벌 경쟁 차종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시승하기 위해 탑승한 모델은 R2.2 E-VGT 디젤엔진을 장착한 풀 옵션 차량이었다. 올뉴쏘렌토에는 야간 운행 시 앞서가는 차량 등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상향등의 밝기를 제어하는 ‘하이 빔 어시스트(HBA)’가 국산 SUV 중 최초로 적용됐다. 또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테일게이트 주변에 3초 이상 머무르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스마일 테일게이트’도 고급스러운 편의를 더한다. 이 밖에 버튼식 사이드 브레이크, 2·3열 냉난방 공조 시스템, 스마트폰·태블릿 PC 사용이 가능한 USB, 220V 전원 코드 등 아기자기한 편의 사양이 매력적이다.


ISG, 시내 주행에서 진가 발휘
안전을 책임지는 옵션도 강화됐다. 먼저 앞선 차량과의 거리를 감지해 충돌 위험을 경고하는 ‘전방 추돌 경보 시스템(FCWS)’이 눈에 띈다. 주행 중 앞 차량과 위험 거리에 다다랐을 때 미리 알려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콘솔박스 앞부분에 자리한 뷰(view) 버튼을 누르면 8인치 내비게이션 화면이 차량 주변 상황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화면으로 바뀐다. 외부 탑재 카메라로 사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시스템’이다. 차로 변환 시 뒤 차와 거리가 위험 범위에 있으면 사이드미러 한쪽에 경고등이 깜빡이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과 방향 지시등 조작 없이 차로 이탈 시 경보음을 울리는 ‘차로 이탈 경보 시스템(LDWS)’ 같은 옵션도 안전 운행에 도움을 준다.

시동을 걸면 디젤 차량 특유의 엔진음이 전해져 온다. 그렇다고 정숙함을 방해할 정도의 진동이나 소음은 아니다. 차체에 흡차음재를 보강하고 엔진 블록 흡차음 커버를 적용했다는 소개에서 짐작하듯이 정숙도는 기대 이상이다. 특히 주행거리가 툭툭 끊기는 시내 주행에서 올뉴쏘렌토의 진가가 발휘되는데, 국산 SUV에 최초로 적용된 ‘ISG(Idle stop&go)’ 기능 덕분이다. 정차 시간이 길어지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면 다시 자동으로 시동이 켜지는 시스템이다. 오토 스톱 기능이 실행될 때에는 진동이나 엔진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고속도로 주행에선 시속 160km 이상에서도 디젤 SUV 특유의 떨림이나 불안감을 느낄 수 없었다. 지면 소음이나 풍절음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어서 옆 사람과 대화 중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없었다.

올뉴쏘렌토의 판매 가격은 2.0 디젤 모델이 딜럭스 2765만 원, 럭셔리 2845만 원, 프레스티지 2985만 원, 노블레스 3135만 원, 노블레스 스페셜 3320만 원이다. 2.2 디젤 모델은 럭셔리 2925만 원, 프레스티지 3067만 원, 노블레스 3219만 원, 노블레스 스페셜 3406만 원이다(2륜 구동, 5인승 기준).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