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62호 (2018년 03월 07일)

[커버스토리] ‘취임 2년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올해 우선 순위는 ‘재벌 개혁’”

[커버스토리=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개혁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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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터뷰
-“최적의 정책 조합 찾아 하반기 입법 나설 것”
-“주요 그룹 경영진 한 차례 더 만난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취임 9개월을 맞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 세종대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있는 집무실에서 2월 23일 만난 김 위원장은 올해는 ‘재벌 개혁’에 우선순위를 둘 것을 분명히 했다.

그는 상반기까지 공정거래법 개정의 기본 골격을 잡고 하반기에 확정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는 세부 일정도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과 관련해 ‘최적의 정책 조합’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김 위원장은 “재벌 개혁은 공정위나 공정거래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며 “상법 개정, 금융그룹 통합 감독 시스템 도입, 세법 개정,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등 연관된 제도적 장치들의 진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법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법 개편과 관련해서는 “PC 통신 시절의 법으로 5G 시대의 거래를 규율하고 있는 격”이라며 “그대로 방치하면 감당할 수 없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력 : 1962년생.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93년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1994년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현). 1997년 노사정위원회 경제개혁소위 책임전문위원. 2000년 재정경제원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2001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2006년 경제개혁연대 소장.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현). /사진=서범세 기자

▶지난 9개월간의 성과는 무엇입니까.

“취임 이후 집중한 단기 과제는 갑을관계 개혁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애초부터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문제가 새 정부 들어 개선되고 있다는 기대를 국민들이 가질 수 있게 노력했죠.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개혁에 대한 높은 기대와 관심, 요구가 있는 게 사실이죠. 올해 재벌 개혁 과제가 좀 더 부각될 수 있지만 이미 발표한 과제들의 내용이나 접근하는 방법론이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해 4대 그룹 또는 5대 그룹 경영진과 두 차례 만났는데, 올해도 계획이 있습니까.

“희망 사항이긴 하지만 주총 시즌이 끝나면 4~5월쯤 한 번 더 만나고 싶습니다. 그동안 노력해 온 부분을 평가하고 좀 더 많은 자발적인 노력을 기대한다는 정도의 이야기가 되겠죠.”

▶지난해 주요 그룹이 자체적인 이행 계획을 냈고 공정위도 긍정적인 평가를 했는데요.

“매우 긍정적인 출발이었다고 생각해요. 3월 주총 시즌에는 각 그룹에서 발표한 내용이 주주총회를 거쳐 기업 차원에서 제도화되길 기대합니다.

하지만 기업들이 제시한 내용만으로는 공정위나 국민들이 기대하는 대기업의 모습이 완성됐다고 보기 어려워요. 기업들의 계속적인 노력이 필요하죠.

아직까지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그룹들은 좀 더 빨리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필요하면 공정위가 그에 따른 방향도 제시할 겁니다.”

▶대기업에 추가로 새로운 과제를 줄 계획은 없습니까.

“작년 6월 공정거래위원장을 맡아 올해 6월 말까지는 취임 1년 차라고 할 수 있죠. 1년 차까지, 즉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미 발표했던 내용을 성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할 거예요.

지금 당장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새로운 어젠다를 꺼낼 생각은 없습니다. 재벌 개혁을 포지티브 캠페인 방식을 통해 점진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어요.”

▶공정거래법 개정은 어떻게 추진할 예정입니까.

“재벌 개혁은 공정위나 공정거래법만으로는 되지 않아요. 법무부의 상법 개정이나 금융위원회의 금융그룹 통합 감독 시스템 도입, 세법 개정,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 코드 등 연관된 제도적 장치들이 어떻게 진전되는지 종합적으로 봐야죠.

상반기까지는 그런 연관 속에서 공정거래법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수준까지 가는 게 가장 합리적인지 계속 지켜볼 겁니다.

저는 공정거래법 위주의 개혁 전략, 특히 사전적 규제 방식의 개혁 전략이 꼭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른 보완적인 정책 수단들과의 결합 속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죠.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과 유관 부처들의 정책적 노력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하반기 입법 방향을 결정 할 거예요.”

▶하반기 입법을 위해서는 상반기 중 다른 부처들과의 조율이 필요할 텐데요.

“관련 부처와의 협의 노력은 이미 진행되고 있어요. 금융위가 1월 말 발표한 금융그룹 통합 감독 시스템 도입 방안도 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금융위와 공정위의 긴밀한 협의가 이미 있었습니다.”

▶요즘 ‘장화홍련론’을 자주 언급하시는데요.

“장화와 홍련이 계모의 핍박으로 원혼이 됐는데 서양의 귀신이라면 자신이 직접 찾아가 원수를 갚았을 거예요. 장화홍련은 그러지 않고 애먼 마을 원님을 찾아갑니다. 마을 원님은 자초지종을 듣기도 전에 놀라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일이 반복돼요.

근대 서구 사회는 기업 문제나 경제문제를 이해 당사자끼리 사적 자치의 원리에 따라 해결하는 문화예요. 우리는 동양적인 중앙집권 국가의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문제를 당사자끼리 해결하기보다 국가 공권력에 해결을 맡겨 버리려고 해요. 경제문제를 공정위나 검찰에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그러다 보니 ‘장화홍련전’에 등장하는 마을 원님이 된 느낌이에요. 모든 문제가 공정위로 와 감당하지 못하고 돌연사하는 거죠.(웃음) 이건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아요. 당사자끼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민사적 소송제도나 구제 수단을 많이 만들어야 해요.

그에 앞서 경제 활동의 장, 경제 질서도 공정하게 만들어야겠죠. 거기에서 문제가 기본적으로 해결되고 그게 안 되는 중요한 사건들이 경쟁 당국으로 와야 하고 그중에서도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형사벌이 가해지는 식으로 경쟁법의 집행 방향이 바뀌어야 합니다. 물론 그게 단기간에 될 수는 없어요.”

▶최근 나온 ‘법 집행 체계 개선 TF’의 최종 보고서에 논쟁적인 내용이 많습니다.

“보고서에 열거된 과제를 다 한다는 게 아니에요. 다양한 정책 수단들 가운데 어떤 최적 조합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 속에서 6개월 동안 태스크포스(TF) 활동을 한 거예요.

법무부의 상법과 금융 감독 당국의 감독 체계, 세법 등과의 연관 속에서 경쟁법의 역할을 고민하는 매우 방대한 플랜이라 제 임기 동안 완성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이런 고민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가 ‘장화홍련전의 함정’에 빠져 마을 원님들만 돌연사하는 악순환을 반복해서는 안 되거든요.

경제문제는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이해 당사자들의 사적 자치 노력에 의해 해결되는 쪽으로 질서를 만들어 가야 한국이 선진국이 된다고 생각해요. TF는 각 이슈별로 사회적 공감대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우선순위가 어떤지 공정위가 판단할 수 있는 참고 자료를 만든 거예요. 이를 토대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공정거래법 개정의 기본 골격을 잡아가야죠.”

▶일감 몰아주기 과세 강화는 어떻게 추진됩니까.

“작년 연말 정기국회에서 예산 부수 법률로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이 개정되면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가 이미 상당히 강화됐어요. 소득세와 법인세에만 관심이 집중되면서 잘 알려지지 않았어요.

경제적인 의미로만 보면 상증세법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강화가 더 큰 뉴스였다고 생각해요.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상장회사 30%, 비상장사 20% 이상 지분을 가진 특수관계인에 대해서만, 그것도 5조원 이상의 기업 집단에 대해서만, 매출액 비율이 12% 이상이 되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거기에다 효율성·보안성·긴급성이라는 예외 규정까지 있어 공정거래법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할 수 있는 대상은 매우 제한적이에요.

하지만 현실에서 일감 몰아주기는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지거든요. 대기업만이 아니라 중견기업도 마찬가지죠. 그렇다고 공정거래법의 적용 범위를 너무 넓힐 수도 없어요. 가장 효과적인 접근 수단이 바로 세법입니다.

일감 몰아주기는 결국 부당이득을 얻는 것 아닙니까. 부당이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해 일감 몰아주기의 비용을 높이는 게 가장 시장적인 해결 수단인 거죠. 상증세법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모든 기업이 적용 대상이에요.

적용 요건에 직접 지분뿐만 아니라 간접 지분도 포함했고 정상 거래의 비율도 강화됐죠. 또 이 요건과 무관하게 일감 몰아주기 거래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으면 지분 비율이나 거래 비율 요건에 미달해도 과세하도록 했습니다.”

▶기획재정부에서 일감 몰아주기 과세 강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지 않았나요.

“작년 상증세법 개정안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제안들이 있었는데 그중 일부만 채택됐어요.

과세는 워낙 민감해 한꺼번에 강화할 수 없어요. 조세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식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요. 지주회사 문제도 세법과 관련된 부분이 있고요. 이런 부분을 세무 당국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법 개정과 관련해서도 국회에 여러 법안이 제출된 상태 아닙니까.

“경제개혁연대에서 내놓았던 아이디어들이 대부분 의원 입법으로 제출돼 있는데, 솔직히 그 모든 이슈가 법으로 통과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상법은 대기업에만 적용되는 법률이 아니라 한국의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경제 일반법이거든요. 재벌 개혁을 위해 상법을 너무 강하게 가져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요.

지금 제출된 개혁 법안들 중에서 결국 정부와 국회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어요. 국회의 입법적 판단, 결국은 정치적 판단이 필요해요.”


사진=서범세 기자

▶법 집행 체계 개선 TF의 보고서에 자료 제출 명령도 포함돼 있는데, 영업 비밀을 내놓으라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옵니다.

“한국에서 민사소송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원고가 입증 책임을 지는데 입증에 필요한 증거 자료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영·미식 디스커버리 제도를 민사소송법의 일반적인 수단으로 도입하는 것도 쉽지 않아요.

경쟁법에 국한해 원고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는 방법이 자료 제출 명령제예요. 모든 영업 기밀을 민사소송 재판 과정에 제출하라는 법안을 만든다고 국회가 통과시켜 줄까요. 상당한 제한이 필요하죠. 그리고 기본적으로 특허법도 그렇지만 침해의 입증과 손해액의 계산에 필요한 정도의 자료를 말합니다.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재판부만 보는 것이지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아니고요. 공개가 아니라 재판부에 제출하는 거죠. 만약 제출하지 않으면 원고의 주장이 사실인 것으로 재판부가 판단하겠다는 정도의 원칙이에요.

경쟁법과 관련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를 어느 정도까지 도입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 중입니다.”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는 어떻게 할 계획입니까.

“전속고발권 하나만 놓고 ‘폐지할 것이냐’, ‘말 것이냐’, ‘폐지하면 어느 조항부터 할 것이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 됩니다. 우리 공정거래법은 형벌 조항이 너무 많아요. 경제법은 형벌보다 금전적인 제재, 즉 과징금이나 이행강제금이 더 효과적이죠.

우선 과도한 형벌 조항을 정비해야 하고 과징금과 이행강제금도 더 합리화할 필요가 있어요. 그 속에서 전속고발권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져야죠. 경쟁법은 경제법이에요. 경제 분석이 필요하죠. 단순히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바로 제재하는 건 아니에요. 불공정 행위로 인한 비용과 편익이 있는데 비용보다 편익이 훨씬 크다면 인정돼야 하는 부분도 있거든요.

경제 분석을 누가 가장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사법부보다 경제 부처인 공정위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믿음이에요. 물론 현재의 공정위가 그런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측면도 있을 거예요.

경제법은 기본적으로 경제 분석을 하는 행정 부서가 1차적으로 판단하고 거기에서 위법성이 인정된 것 중 정말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형벌로 가는, 그런 두 단계 접근이 전속고발권의 원래 취지라는 걸 이해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현 상황에서 모든 것을 다 전속고발권으로 묶어버리는 것은 분명히 맞지 않아요. 변화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많은 요소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민해 봐야죠.”

▶전자상거래법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갑자기 오픈 마켓으로 전환하면서 법적 규제를 빠져나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있죠. 판매업자는 공급자로서의 지위와 함께 좀 더 강한 의무가 있어요.

반면 중개업자는 장을 깔아줄 테니 판매자와 구매자가 들어와 거래하라는 개념이어서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해요. 문제는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빈발한다는 거죠. PC 통신 시절의 법으로 5G 시대의 거래를 규율하고 있는 격이죠.

앞으로 사이버 상거래의 비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전체 소비 판매의 7분의 1이 전자거래고 그중 5분의 1이 모바일로 이뤄져요. 현재의 전자상거래법을 방치하면 감당할 수 없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규제는 어떻게 됩니까.

“정부의 공식 용어는 가상통화취급소입니다. 거래소가 아니라 취급소죠.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로 신고하는데 신고하면 공정위는 그냥 접수합니다. 공정위가 가상통화취급소를 공인해 준 것이라는 오인의 우려가 분명히 있죠.

투자자들의 권리와 의무를 담은 약관이 있는데 일부 규정들이 불공정하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결론을 내렸어요. 다만 가상통화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국무조정실을 컨트롤타워로 전 부처의 조율을 거쳐 발표하기로 해 현재 그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이르면 3월 초나 중순까지는 발표될 것으로 보여요. 한국의 약관법은 과태료 규정이 없어요. 약관은 사적 계약이어서 시정 조치 정도지 과징금이나 형사 고발은 할 수 없게 돼 있는 거죠.
공정위가 봐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법이 원래 그렇다는 점을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가상통화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안정화를 위한 규제와 진흥을 위한 지원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된 과제고 하루 이틀에 완성될 수 있는 것도 아니죠.

개인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산업지도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죠.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가 꼭 화폐만은 아니라고 봐요.

블록체인 기술을 다른 비즈니스 영역에 적용하고 비즈니스 모델로서 성공하는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기술의 안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죠. 그런 다음 통화냐 아니냐는 문제로 넘어갈 수 있어요.

지금은 중간 과정이 생략되고 바로 화폐로 넘어가버려 이게 화폐냐 아니냐를 따지는 수준으로 가면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됩니다. 블록체인과 화폐를 바로 연결하는 것은 너무 성급해요.”

▶일감 몰아주기 과세의 특수관계인 지분 비율 강화가 개혁의 시금석이 아니라고 얘기하셨죠.

“공정거래법을 전면 개편할 때 그런 조항이 들어갈 수 있어요. 그걸 빼고 법률안을 만들 수도 없거든요.

하지만 종합적인 고려나 고민 없이 재벌 개혁을 위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현재 상장사 30%, 비상장사 20%인 것을 20%로 통일해야 하고 그걸 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재벌 개혁은 하지 않는 것이라는 식의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아요.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규제도 마찬가지죠.”

▶지분율 계산에 간접 지분을 포함하는 걸 고려하고 있습니까.

“지난해 국감 때 질의가 나와 개인적인 의견을 말한 거예요. 논리적으로는 간접 지분을 포함하는 게 맞아요.

하지만 이런 법률은 이것 하나만으로도 공정위의 모든 법 개정 노력을 무효화할 수 있을 만큼 사회적 논란이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또는 논리적으로 옳다고 바로 추진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이런 문제는 나중에 한꺼번에 볼 수 있을 겁니다. 공정위가 하는 일은 충분하게 검토하고 논리적 근거를 갖춰 국회에 법안을 제출하는 겁니다. 결정은 국회가 하는 거죠.”

▶공정거래법 개편 과정에서 경제 단체의 의견도 수렴합니까.

“위원회를 만들면서 일방적으로 구성할 수는 없어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형태로 위원회를 구성할 겁니다.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은 준비 작업 중이고요. 워낙 논쟁적인 이슈여서 한쪽에 치우친 방식으로 구성할 수 없고 그렇다고 너무 일률적으로 할 수도 없어요.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TF가 됐든 특별위원회가 됐든 공정위가 그 뒤에 숨지는 않을 겁니다. 어떤 판단을 하든 한쪽에서는 ‘너무 세다’, 다른 쪽에서는 ‘뭐하자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오겠지만 그 비판이 두려워 숨지는 않겠다는 거죠.

양쪽의 비판을 다 염두에 두면서 가장 현실적인 판단을 하고 그 판단에 대한 책임도 질 겁니다.”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시작됐다는 뉴스가 나왔는데요.

“그 문제는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입니다.”

▶대기업집단에 대한 압박 강화라는 시각이 나옵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법 집행을 엄격하게 할 것이라는 건 업무 계획에 들어 있는 내용입니다. 기존 스케줄대로 가고 있어요. 뭘 넣고 빼고 그런 건 없습니다. 압박이라는 것도 두 달에 한 곳 조사하는 정도인데 그걸 압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choies@hankyung.com

[커버스토리=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개혁 플랜 기사 인덱스]
-‘숨 가쁜 9개월’…김상조가 만난 사람들
-김상조 인터뷰 “주요 그룹 경영진 한 차례 더 만난다”
-20여 년간 대기업과 맞서온 ‘진보 경제학자’
-전문가 6인이 본 ‘김상조 공정위’ 9개월 평가
-공정위의 핵심 인맥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
-김상조와 ‘닮은꼴’ 역대 공정위원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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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3-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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