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의 글로벌 메카 DULA

자신이 갈 길을 찾지 못했다며 울상을 짓는 대학생들에게 눈이 번쩍 뜨이는 소식을 전한다.

‘진로’는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뻔한 말이지만 동국대학교의 LA캠퍼스인 ‘DULA’의 교육 내용을 알고 나면 새롭게 들릴 것이다. DULA에서는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에서 활동할 ‘한의사’를 양성하고 있으니 말이다.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엔젤레스에는 동국대학교의 LA캠퍼스(Dongguk University Los Angeles, DULA)가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대학이 해외에 캠퍼스를 둔 것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것은 DULA에서 가르치는 과목이 ‘한의학’이라는 사실이다. 사연인즉, 30여 년 동안 로스엔젤레스의 한의학 교육 기관이었던 ‘로얄한의과대학’을 1997년 동국대가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한의사를 양성하고, 세계에 한의학을 알리기 위한 캠퍼스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 이곳에서 황민섭 총장을 중심으로 300여 명의 석·박사과정 학생들이 한의학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대학 부속병원에서는 매달 1500여 명의 다양한 인종의 환자들이 한의 치료를 위해 내원하고 있다.

아무리 전망이 밝은 분야라고 해도 해외 유학길이 망설여지는 것은 비싼 학비 때문일 터. 하지만 미국에서 한의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미국은 한의학을 전공하는 유학생들에게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 때문. 학문의 특성상 요구하는 영어 성적도 높지 않으며 2년 이상의 대학 학력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학사학위가 없어도 석사학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국 캠퍼스에서 진행되는 수업이지만 전공과 관련한 모든 수업은 한국어로 들을 수 있는 것도 DULA의 특징. 졸업 후 캘리포니아 주 한의사 위원회가 주관하는 한의사 면허시험도 한국어로 응시해 취득할 수 있다. 언어의 벽에 부딪혀 한의학 공부를 포기할 일은 없다는 말씀이다.

DULA 졸업 후 한국에 들어와 동국대학교 한의대에서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은 본과 1학년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DULA 한의학 교육과정은
DULA의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2130시간, 병원에서 960시간 동안을 한의학 공부에 매진한다. 3년 또는 4년 동안 한의학 이론, 침, 뜸, 본초, 방제, 양방 이론 등의 과목을 배우는 것이 교육과정. 특이한 것은 졸업하기 위해 대학 부속 병원에서 직접 환자를 진료하는 실습 과정이 필수라는 것이다. 학사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한국의 교육 과정과 달리 환자 200명의 진료를 관찰하고, 추가로 350명의 환자를 직접 진단하고 치료해야 졸업할 수 있는 것. 이를 ‘인턴십’ 과정으로 두고 있다. 환자 치료를 위한 보험 가입은 의무 사항이다.

미국 대학교육에 맞춰 학생들이 스스로 졸업 시기를 결정하고 학기 수강 과목을 결정하는 것도 특징. 3개월이 한 학기인 ‘1년 4학기제’이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DULA에 입학하려면
대학교 졸업(학사학위 취득) 여부에 상관없이 2년 이상 대학 교육을 받았다는 경력만 증명하면 지원·입학이 가능하다. 비자는 학교의 한국인 직원의 안내를 받아 발급받을 수 있고, 이외 입학지원서,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 비교적 간단한 서류를 준비하면 된다. 입학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은 오전 6~9시 사이에 013-0299-0211로 전화하거나 이메일(Korean@dula.edu)로 문의하면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미니 인터뷰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로빈 양(Robin Yang) 애큐센터 오브 LA(Acucenter of LA) 원장
“미국에서 한의학의 밝은 미래를 봤어요”


Q DULA에서 한의학을 공부한 계기는
A IMF 외환 위기로 인해 한국 실정은 어수선했다. 그 즈음 양방병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평소에 한의학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다. 우연히 한의학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유학길에 나섰다.

Q 유학생활은 어땠나
A 내가 미국에서 한의학 공부를 할 때만 해도 미국의 한의학은 의료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었기에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배우고 나서 부딪치자’는 마음으로 입학을 결정했다. 주간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야간에 학교를 다니느라 졸업 시기가 좀 늦춰졌다.


Q 한의원 운영 시 어려운 점은 없었나
A 개원 당시만 해도 한의학이 대체의학으로 인식되지 않았었다. 선입견이나 무지로 인해 오해가 생겼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현재는 의식변화와 교육으로 인해 가장 우수한 자연 대체의학으로 신뢰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저소득 가정, 임신부, 고령자, 장애인을 위한 보험인 메디칼(Medi-Cal) 보험 환자 위주로 진료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주로 건강보험, 교통사고, 산재보험 등과 관련된 환자를 위주로 진료하고 있다.


Q 유학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A 현재 미국은 오바마 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 등에서 한의학을 인정하는 추세다. 처음 개원할 때보다 한의사들 입지도 더욱 탄탄해졌다. 실력과 열정을 갖고 미국에 와서 한의학을 공부한다면 밝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진로 탐색 길라잡이] 미국에서 ‘한의사’의 꿈 펼쳐볼까
황민섭 동국대 LA캠퍼스 총장
“한의학의 중요성 날로 커지는 추세”


Q DULA에 주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A 20대 초반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입학한다. 미국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학생들도 많이 찾는다. 또 현직 변호사 같은 전문직부터 수의사, 간호사, 카이로프랙터 그리고 파라메딕(Paramedic) 등 광범위의 의료업 종사자들도 있다. 한국에서 해외 취업 붐이 일면서 한국 학생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Q 입학 자격과 학비는
A 미국에서 한의과대학은 석사과정으로,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 또는 일반대학에서 최소 60학점(2학기제 60학점, 4학기제 90학점)을 평균 평점 2.25점 이상으로 이수한 사람이라면 지원·입학할 수 있다. 수업료는 학점당 125달러이며, 임상실습은 시간당 9달러이다. 따라서 12학기(1년 4학기제)의 순수 학비는 약 3만5000달러 정도다.


Q 한국학생이 DULA에 입학하면 좋은 점은
A 먼저 미국에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올해부터 연방건강보험 개혁법이 시행되고 있어 향후 한방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DULA에서 3년간 제대로 된 강의를 듣고 진료 기술을 습득한다면 미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특히 한의학뿐만 아니라 중의학까지 배울 수 있는 DULA를 지원한다면 경쟁력은 배가될 것이다.


Q 졸업 후 진로는
A 한의원을 개원하거나 대형병원에 취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는 박사과정에 진학하거나, 의료 선교 활동(지역사회 봉사)에 나서는 졸업생도 많다. 한의사로 활동하는 졸업자 중에서 한의원을 개원하는 비율은 약 60% 정도로 LA의 할리우드, 베벌리힐스와 오렌지카운티 등은 물론 중남미까지 진출해 있다. 종합병원에서부터 한인 교포가 운영하는 중소 규모의 병원들까지 한의사를 고용하고 있어서 취업 기회가 많다.


글 김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