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초 남초 학과생 속풀이 간호학과 A군 전기공학과 B양의 속사정 │ 매거진한경

‘너는 여초 학과라서 꽃밭에 있는 것 같겠네’, ‘너는 남자들이랑 같이 생활해서 편하겠다.’ 여초 학과의 남학생, 남초 학과의 여학생들이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그들의 캠퍼스 생활이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 남초 학과, 여초 학과의 남녀 대표가 털어놓는 솔직한 고백을 들어보자.

로망은 로망일 뿐 현실은 달라!
은원 아무래도 남자는 간호학과에서 흔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서 잘 챙겨주긴 해. 하지만 여초 학과라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야. 불편한 점도 있지. 다수의 여자 동기와 함께 다니다 보면 여자를 밝히는 사람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거든. 때로 친한 여자 동기와 함께 있다 보면 사귀는 걸로 종종 오해를 받기도 하고.

승희 남초 학과의 여자라고 하면 다들 ‘공대 아름이’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지? 보통 공대 여자는 남자에 둘러쌓여 있어 선배, 동기들이 잘 챙겨줄 것 같잖아.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야. 입학하기 전에는 주변에서 공대 가면 남자 선배들이 밥도 많이 사주고 술 마실 때에도 배려를 많이 한다고 하잖아. 하지만 그것도 딱 1학년, 새내기 때에만 그럴걸? 심지어 고학년이 될수록 남자와 다를 바 없는 취급을 받기도 해.

여초 혹은 남초라서 겪는 불편한 점
은원 작년 학교 체육대회 때의 일이야. 남자 수가 부족하다 보니 남자들이 출전해야 하는 거의 모든 종목에 강제 출전을 당하다시피 했지. 나를 포함한 몇 명의 남자 동기들이 전부 4종목, 많게는 5종목까지 출전했어. 하루에 그렇게 많은 종목에 출전하다 보니 우리끼리는 철인 4종 경기라고 부를 정도로 정말 힘들었어. 대신 다른 과의 남자들보다 더 열정적인 응원을 받았지.

승희 과 행사가 있을 때 남초 학과의 경우, 남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한 명이 이탈한다고 해서 크게 티가 나진 않아. 하지만 여학생들은 그 수가 훨씬 적기 때문에 과 활동에서 빠지는 경우 눈에 띄기 십상이지. 한 명만 빠져도 눈에 띄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과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불편한 것 같아. 체육대회 같은 경우는 말 안 해도 당연하고.

그대들이여, 이렇게 살아남아라!
은원 여학생들 사이에선 ‘눈치’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필요해. 여자들만 있는 곳에서 분위기를 띄우거나 중재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하고. 남자로서 장점이 있는 상황에서는 먼저 나서고, 사소한 것도 챙겨주고 도와주는 것이 좋아. 그렇다고 자기 자신을 놓아버릴 정도로 너무 여학생들과 어울리는 것은 안 돼. 적당히 조절하면서 어느 정도의 이미지 관리도 필요하지.

승희 비결이라고 말하긴 그렇지만, 남자들이 무슨 소리를 하더라도 흘려들으면 돼. 아무래도 남자들과 오랫동안 대학생활을 함께 하다 보면 대화 내용이 어디로 튈지 모르거든. 처음엔 ‘이런 말을 여자 앞에서 서슴없이 하다니!’ 하고 충격을 받겠지만, 나중엔 그 대화에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걸?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은원 여초 학과에서 소수의 남자로 살아가는 것은 양날의 검과도 같아. 그만큼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지. 여초 학과에 다니는 만큼 약간의 노력이나 스스로 신경을 써야 할 필요성이 있어. 눈치 있게 행동하는 것도 중요하고. 여자들의 특징을 파악하며 잘 어울리도록 노력한다면 재미있는 과 생활을 할 수 있을 거야.

승희 분명 처음 공대에 들어오기 전, ‘공대 아름이’를 꿈꾸고 대학에 오는 여학생들이 많을 거야. 하지만 그런 생활을 꿈꾼다면 나중에 엄청난 실망을 하게 될 수도 있지. 공대 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1학년 때 동아리도 들고 남자 동기, 그리고 선배들과 많이 친해져서 대학 생활의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