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조지표 반영한 실업률 발표

[2014 공채 대비 핵심 노트] ‘사실상 실업자’ 287만 명 기존 통계보다 3배↑
“세상엔 세 가지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통계엔 함정이 많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률은 3.2%, 실업자는 85만8000명이다.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통용될 정도로 체감 실업률이 높지만, 정부의 통계는 늘 3% 안팎이었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취준생·공시족·경단녀도 실업자
지난 10월 12일 통계청은 고용보조지표를 처음으로 반영한 ‘10월 고용 동향’을 발표했다. 고용보조지표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지난해 10월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않은 사람들’을 실업률 통계에 반영하도록 새로 정한 국제 기준이다. 실업자의 정의를 사실상 실업 상태인 사람까지 더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 중 287만 명이 사실상 실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혀온 실업자 수보다 200여만 명이나 더 많다. 정부가 그동안 발표해온 실업률은 극심한 취업난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줄곧 받아왔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업준비생, 주부, 은퇴자 등을 실업자에서 제외해왔는데 이런 잠재구직자만 166만여 명에 이른다. 또 임시·일용직이나 아르바이트생 등 불완전취업자도 기존 통계에서는 일반적인 취업자와 다름없이 분류해왔다.

현실 반영한 실업률로 대책 마련해야
미국에서 실업률은 소위 ‘돈 되는’ 정보다. 매월 발표되는 실업률 등락에 따라 주식시장은 춤을 추고, 각종 경제통계를 작성하는 미 노동통계국(BLS)이 보안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도 바로 실업률이다. 정치권에서도 실업률은 뜨거운 감자다.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헤매는 사람이 정권을 지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실업률은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데에 주효한 지표로도 활용된다. 지난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실업률이 비교적 양호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많다.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매월 실업률 통계를 직접 보고받고 노동부 장관에게 실업대책을 세세하게 지시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통계가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면 적절한 대책이 나올 수 없다. 실업률 3%대와 10%대는 엄연히 다른 현실이다. 이제나마 현실을 일부 반영한 지표로 통계를 낸 것이 다행이지만, 정부는 실업률이 높다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앞으로도 성별·교육정도별·연령별 실업보조지표 등 다양한 지표를 공표해 국민들이 현실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실에 맞는 맞춤형 고용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 실업률
만 15세 이상이면서 일할 능력과 취업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경제활동인구) 중에서 실업자의 비율. 실업자는 ① 현재 일을 하지 않고 있고 ② 일이 주어지면 할 수 있고 ③ 최근 4주 동안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사람을 말한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1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일을 하면 ‘취업자’로 분류된다.


●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1919년에 창설된 노동 문제를 다루는 최초의 국제연합 전문기구.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다. 2014년 10월 현재 185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196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 생산가능인구
군인과 교도소 수감자 등을 제외한 만 15세 이상 인구. 비경제활동인구와 경제활동인구로 나뉘는데, 취업할 의사가 없는 학생과 주부, 취업할 능력이 없는 노약자와 환자 등이 비경제활동인구이다.


글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