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품을 떠나 처음으로 시작하는 자취생활. 그토록 바라던 자취였건만 막상 자취방을 구할 땐 어떤 것을 주의 깊게 봐야 하며, 매 끼니때마다 무엇을 먹고 집안일은 또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자유를 얻기 위해선 그만한 대가가 필요한 법. 낭만적인 자취 라이프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여기 다년간의 자취생활로 웬만한 주부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자취의 달인들이 있다. 자취방 구하기부터, 알짜 자취생활 정보와 자취생 레시피까지, 〈캠퍼스 잡앤조이〉 대학생 기자들이 총출동해 자취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STEP1 좋은 자취방은 행복한 자취 라이프의 기본
안락한 자취방 구하기 체크 포인트

Check 1. 직거래보다 공인중개사무소를 이용하자
무턱대고 직접 자취방을 구했다가는 시중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계약을 할 수 있으며 제대로 된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방을 처음 구하는 자취 초보라면 공인중개사무소를 통해 안전하게 거래를 해야 한다. 공인중개사무소에서 계약을 할 경우 ‘공제증서’를 받는데 이는 중개업소와의 계약에서 중개인의 고의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할 때 최대 5000만 원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공제보험 가입증서’다. 공제증서가 있다면 계약이 잘못되었거나 문제가 있을 때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 공인중개사무소의 중개료는 5000만 원 이하의 계약일 경우 0.5%, 5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일 경우 0.4%, 1억 이상일 경우 0.3%로 규정하고 있으니 미리 확인하자.


Check 2. 자취방의 수요와 회전율 확인할 것
계약 기간을 다 채우고 나가는 것이 좋지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계약 만료일 전에 방을 빼야 하는 경우도 있다. 월세의 경우, 만료일 전에 방을 내놓게 되면 다음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보증금에서 월세를 충당하게 된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선 자취방을 구할 때 수요와 회전율이 높은 집인지를 확인해보고 계약해야 한다.


Check 3. 학교에서 자취방까지 얼마나 걸려?
학교와 자취방의 거리를 생각하지 않고 집을 구했다가는 매일 아침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운동을 하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굳이 말리지 않겠다. 다만 대학교 캠퍼스는 매우 넓고 건물이 많기 때문에 그 특징을 고려해서 방을 구해야 한다. 자신이 아침잠이 많고 게으른 편이라면 수업을 많이 듣는 전공 강의동과 가까운 곳에 방을 구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생활 패턴에 맞게 소신껏 결정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Check 4. 불, 물, 곰팡이, 창문 확인 필수
자취방을 보러 가면 가스레인지에 불이 잘 들어오는지, 변기와 샤워기의 수압은 어떤지, 곰팡이가 잘 생기는지 등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창문은 반드시 직접 열어보도록 하자. 여학생들의 경우 보안을 철저히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창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는지, 밖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직접보고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빛이 잘 들어오지만 창문을 열었더니 보일러실이 앞에 있는 경우도 있다. 처음 방을 구할 때는 잘 몰라도 살아보면 불편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방을 구할 때 자취 경력이 있는 사람과 함께 가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도 확인할 수 있다.


Check 5. 자신에게 맞는 방 크기와 가구 선택
방 크기와 가구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기준이 다르다. 방 크기가 크면 청소가 힘들고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며 너무 작은 경우에는 움직이기가 불편하다. 보통 1인 기준으로 5~7평 정도가 적당하다. 방 크기에 맞게 가구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방이 넓지 않다면 불필요한 가구는 계약서 특약사항에 적어 과감히 빼야 한다. 수납공간의 크기나 냉장고와 같은 전자제품의 상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글 김상현 대학생 기자(경희대 국어국문 1)│도움말 조정은 채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STEP2 자취 고수 따라잡기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알짜 정보
자취 초반에 그렸던 여유로운 자취 라이프는 도민준과 함께 저 먼 별나라로 떠나 버렸다. 빨래, 설거지, 화장실 청소 등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몸은 돌부처마냥 무겁기만 하다. 돼지우리가 되기 일보 직전인 자취방을 구제하기 위해 자취 고수가 나섰다.

Tip 1. 다리미가 없다고? 헤어드라이어나 고데기만 있으면 OK!
급하게 입어야 할 블라우스인데 구겨져서 입을 수가 없다. 다림질을 한다면 금방 해결할 수 있지만 비좁은 자취방에 다리미와 다림판이 있을 리가! 이럴 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헤어드라이어나 고데 기구 하나면 다리미 없이도 구김 없는 옷을 입을 수 있다.


헤어드라이어를 이용한 다림질 방법
① 구겨진 옷을 손으로 최대한 판판하게 펴 옷걸이에 건다.

② 머리를 말릴 때처럼 헤어드라이어의 바람 세기를 ‘강’으로 놓고 뜨거운 바람을 구겨진 부분에 갖다 댄다.

③ 다리미로 옷을 다리는 것과 동일하게 위아래로 움직여주면 끝!

※ 고데 기구를 이용할 경우, 머리를 다듬을 때처럼 옷의 구겨진 부분을 펴주면 된다.


Tip 2. 냉동실을 최대한 활용해봐
학교를 다니다 보면 청소를 하거나 끼니를 챙기는 일에 소홀해질 수 있다. 이럴 때 효자 노릇을 하는 것이 바로 냉동실이다. 혼자 사는 경우 밥을 지으면 항상 조금씩 남게 된다. 이때 남은 밥을 한 공기 정도의 양으로 위생 봉지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자. 식사 때마다 꺼내서 전자레인지로 녹이기만 하면 언제든 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다. 또 냉동실은 쓰레기를 처리할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음식물 쓰레기는 그때그때 버리지 않으면 악취는 물론, 벌레가 꼬일 수 있다. 바빠서 치울 시간이 없다면 음식물 쓰레기를 비닐봉지에 넣고 밀폐된 용기에 다시 한 번 넣은 뒤 냉동실에 보관하자. 악취 걱정 없이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Tip 3. 막힌 변기, 페트병 하나면 충분해
간혹 수압이 약한 집들은 변기가 자주 막히곤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페트병이다. 항상 물을 사먹는 자취생들은 페트병이 남아돌기 때문에 따로 구할 필요가 없다. 페트병을 조금만 변형하면 손쉽게 변기를 뚫을 수 있다. 우선 페트병을 위에서부터 7~8㎝ 정도로 잘라낸다. 잘라낸 아래 부분을 변기 구멍에 수직으로 세워 놓고 위아래로 움직여가며 눌러준다. 충분히 움직여준 뒤 페트병을 떼어내면 변기 압축기 없이도 변기를 뚫을 수 있다.


Tip 4. 살림 장만은 천원숍에서
돈 없는 대학생들은 자취방 살림을 사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대학생들을 위해 저렴한 생필품들을 파는 천원숍이 있다. 다이소 같은 천원숍에는 일반 슈퍼나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좋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특히 물티슈와 끈끈이 롤러는 필수로 사야 한다. 물티슈는 책상이나 창틀, 바닥 등을 청소할 때 유용하게 쓰이며 끈끈이 롤러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치울 때 편리하다. 탈취제나 접착식 행거, 옷걸이 등 자취생들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글 전명지(광운대 미디어영상 3)·박고은(중앙대 사회 3)·정지훈(성공회대 사회과학부 2) 대학생 기자



STEP3 맛의 올가미! 맛의 덫! 맛의 감옥!
먹을수록 빠져드는 자취생 레시피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의 대학생들이지만 정작 자취를 하면 라면이나 패스트푸드를 입에 달고 살게 된다. 몸도 마음도 외로운 타지에서 매번 이런 음식을 먹는 것만큼 서러운 일도 없다. 아무리 돈 없고 시간 없는 자취생이라도 가끔은 앞치마 둘러매고 자취생답지 않은 정성 가득한 요리를 시도해보자. 혹시 모른다. 자신의 숨겨진 요리 재능을 발견할 지도.


Recipe 1. 와인을 품은 닭
와인과 닭을 이용한 요리로 자취방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나 손님이 왔을 때 먹기 좋다. 닭의 비린내를 와인의 그윽한 향이 잡아주기 때문에 부드럽고 담백한 닭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돈 없는 대학생이 무슨 와인이냐고? 와인이라고 꼭 비싼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는 5000원도 안 되는 저렴한 와인을 판매하고 있으며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포도주스로 대체해도 좋다.
[자취생활 알짜 정보] 초보 자취생 생활백서, 이것만 알면 자취의 달인!
● 재료
닭 1마리(손질된 것으로 준비), 먹다 남은 와인(포도주스도 가능), 당면 50g, 감자 1개, 양파 1개, 당근 1개, 대파 약간, 붉은 고추 2개, 참기름 2스푼, 간장 5스푼, 후추 약간, 설탕 2스푼, 물엿(또는 올리고당), 콜라 1컵, 소주 2스푼


● 조리 방법
① 닭을 찬물에 깨끗하게 씻어 와인에 넣고 1시간에서 길게는 하루 정도 숙성한다. 와인은 닭 비린내를 없애줄 뿐만 아니라 독특한 풍미를 더해준다.

② 당면은 물에 미리 불려 놓는다.

③ 감자와 양파는 큼지막하게 썰어 준비하고, 홍고추 1개와 대파는 어슷썰기를 한다.

④ 냄비에 물, 간장, 설탕, 후추, 물엿, 양파 1/2, 홍고추 1개를 넣고 끓인다.

⑤ 닭을 끓는 물에 넣고 살짝 익힌다.

⑥ 익힌 닭에 감자, 양파 그리고 4단계에서 끓인 양념 국물을 부어 다시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콜라와 참기름을 넣어준다.

⑦ 닭이 어느 정도 익으면 당면, 파, 소주, 홍고추와 후추를 약간 넣어주고 취향에 따라 간장과 물엿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⑧ 국물이 잦아들어 적셔질 때까지 익혀준다.


Recipe 2. 입맛 돋는 더덕구이
특유의 맛과 향으로 실종된 식욕도 돌아오게 한다는 더덕구이를 자취방에서 간단하게 만들어보자. 더덕은 오랜 자취생활로 기가 허해진 대학생들의 원기를 회복해줄 뿐만 아니라 식이섬유와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로 알려져 있다. 더덕구이에 함께 들어가는 검은깨는 지방과 단백질이 부족한 더덕의 빈자리를 채워준다고 하니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이다.
[자취생활 알짜 정보] 초보 자취생 생활백서, 이것만 알면 자취의 달인!
● 재료
더덕, 검은깨, 잘게 부순 땅콩(취향에 따라 선택), 잘게 다진 대파, 다진 마늘, 고추장 40g, 물엿 또는 꿀이나 설탕 1스푼, 참기름 1/2 스푼, 간장 1스푼


● 조리 방법
① 더덕을 깨끗하게 씻어 물에 불린다. 쓴맛을 없애고 싶다면 더덕을 담근 물에 소금을 약간 뿌린다.

② 더덕을 꺼낸 뒤, 세로로 길게 칼집을 내어 껍질을 벗긴다.

③ 더덕을 칼 손잡이나 방망이로 두드려 납작하게 편다. 이때 더덕을 누르면서 진득한 진액이 나오므로 랩이나 봉지를 씌워 두드려야 한다.

④ 고추장, 물엿, 대파, 다진 마늘, 참기름, 간장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⑤ 더덕에 참기름을 발라 달궈진 팬에 살짝 굽는다.

⑥ 살짝 구운 더덕에 양념을 바르고 다시 약한 불에서 서서히 굽는다.

⑦ 더덕이 익으면 땅콩과 검은깨를 뿌려 마무리.


글 최치헌 대학생 기자(군산대 경제 4)



MINI INTERVIEW 자취 경력 10년차가 말하는 자취생 생활 수칙

① 금친금썸, 함부로 남을 들이지 말라
자취생활을 하다 보면 풀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자취방에 친구나 이성을 함부로 들여선 안 된다. 친구들이 집에 한번 왔다 가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손님이 오면 음식 대접은 물론이요, 잠까지 자고 가면 다음날 치워야 할 것들이 산더미가 된다. ‘자취방의 아지트화’는 자취생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금기사항이다. 특히 이성 친구를 ‘한 명’만 데려오는 것은 무조건 반대! 집에 단 둘이 있다가 분위기에 휩쓸려 후회할 짓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신중해야 한다.


② 관리비 납부와 지출 내역, 기록하지 않았다간 낭패 본다
관리비 납부와 가계부를 귀찮아서 기록하지 않았다간 나중에 손해 보는 일이 발생한다. 처음 자취를 시작할 때, 관리비를 다른 곳에 사용한 적이 몇 번 있었다. 나중에 방을 뺄 때 전세금에서 미납한 관리비를 빼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기록을 안 했던 탓에 언제 납부했고 얼마를 납부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결국 납부했던 관리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돼서 손해 본 적이 있다. 공과금, 관리비 등의 지출 내역은 확실하게 기록해야 한다.


③ 책임지지 못할 동물은 함부로 키우지 말자
혼자 사는 외로움에 고양이나 개와 같은 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혼자 사는 사람은 바쁘거나 집을 비울 땐 반려동물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한다. 친구의 권유로 고양이를 기른 적이 있는데 군 입대를 앞두고 맡아줄 사람이 없어 문제가 되었다. 다른 사람에게 고양이를 맡기고 갔지만 그 친구가 개인 사정으로 고양이를 돌볼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고양이는 병에 걸려 다시는 볼 수 없게 됐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막중한 일인 만큼 신중하게 고민해보고 결정해야 한다.


도움말 신호연(홍익대 국어국문 08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