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생각을 그려보세요”
이보다 어려운 미션이 또 있을까. 생각을 정리해 논리적으로 글을 쓰는 것도, 말을 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림으로 나타내라니. 선뜻 펜이 움직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5분이 걸리든 1시간이 걸리든 자기 생각을 그려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부쩍 강해진 ‘사고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 바로 비주얼 씽킹(Visual Thinking)의 힘이다.
[글로 배우는 생각의 기술] 새로운 사고의 틀 비주얼 씽킹
STEP I
비주얼 씽킹 이해하기

크레파스를 손에 쥐었던 어린 시절, 매일 저녁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일기’를 그렸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는 숱하게 PT 자료를 만들었고, 그때마다 그림·사진 자료를 넣었다. 뉴스를 볼 때면 지면을 꽉 채운 텍스트보다는 그림으로 요약해놓은 ‘인포그래픽’을 먼저 찾았다. ‘비주얼 씽킹’은 생소한 단어지만, 사실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비주얼 씽킹을 해왔다.

세계적인 컨설팅 그룹인 맥킨지(Mckinsey&Company)는 텍스트로 꽉 찬 보고서 대신 명확한 비주얼을 활용한 프레젠테이션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각화된 정보를 이용하면 쉽고 명확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 이것이 바로 비주얼 씽킹의 핵심이다. 비주얼 씽킹은 이미지를 통해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하는 것, 비유해서 설명하는 것 등을 말한다. 전공 수업의 프레젠테이션부터 자기소개서, 기획안 작성까지 비주얼 씽킹은 효과적인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해 필요한 사고법이다.



STEP II
비주얼 씽킹의 힘!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는 언어
우리의 뇌는 텍스트 정보보다 이미지 정보를 쉽게 그리고 빠르게 이해한다.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가면서 이해해야 하는 텍스트와는 달리 이미지는 짧은 시간에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그림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한 방에 이해할 수 있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가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는 것도 같은 이유. ‘오른쪽 도로의 자동차가 멈추면 횡단보도의 오른쪽으로 건너세요’라는 안내문이 있다고 하자. 읽는 사람마다 이해 정도에 차이가 생긴다. 반면, 신호등의 초록불이 켜지면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움직인다. 이미지로 나타내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으므로 정보의 확산 속도가 빠른 것은 당연지사.


설득을 위한 효율적인 수단
이처럼 빠른 확산과 이해, 공감대 형성의 기능은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한다.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면 결국 무용지물이 되고 말 터. 이때 자신의 아이디어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소통 기술, 즉 비주얼 씽킹을 활용하면 도움 된다.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야기하고 싶은지 등 설득의 과정을 큰 그림으로 그리면 상대방의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설득할 힘이 생긴다. 면접에서 자신을 나타내야 할 때 유용한 방법.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원천
생각의 폭을 점점 넓혀가는 ‘마인드맵’도 비주얼 씽킹의 하나. 텍스트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떠올릴 경우 논리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생각이 틀에 갇히게 된다. 반면, 이미지는 자유롭게 그리며 생각에 생각, 상상에 상상을 이어나갈 수 있어 더 나은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다.



STEP III
생각 그려내는 연습하기

비주얼 씽킹을 성공하는 데 필요한 것은 생각할 때마다 이미지를 떠올리는 습관이다. 즉, 그림그리기 실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동그라미 아래 뼈대만 그려 넣는 ‘졸라맨’만으로도 충분히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표정, 옷차림 등 사소한 것부터 그리면서 점점 생각을 발전시켜나가자. 좀 더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싶다면 ‘그림 노트’를 만들고 연습할 것. 처음에는 선으로 시작해 점점 살을 붙여 가면 어렵지 않게 그림의 고수가 될 수 있다. 하루 15분이면 충분하다.

① 관찰하기
일상에서 눈을 떼지 말고 나만 볼 수 있는 것을 볼 것. 정답이 아닌 ‘의외성’을 찾아보자.

② 상상하기
‘무엇’보다 ‘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집중하고 최대한 많은 상상을 해보자.

③ 그리기
원, 삼각형, 화살표로 시작해 생각을 정리해보자. 그림을 보고 생각한 후, 그 생각을 그려볼 것.

④ 정의하기
어떤 현상이나 물건을 한마디로 정의한 뒤 자신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문장으로 써 보자. 그 다음 제목을 바꿔보고 메시지가 느껴지는지 확인. 그렇지 않다면 다시 설계할 것.

⑤ 연결하기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상징하는 사물을 떠올려보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연결하고, 은유·대조 등을 활용해 빗대어 표현해 스토리 라인을 구축할 것.

⑥ 표현하기
꼭 필요한 정보만 디자인하고, 익숙함과 의외성을 부여하자.

⑦ 공유하기
자신이 만든 정보가 공유할 가치가 있는가? 설득 메시지가 분명한지 고민해보자.

(출처 : 인포그래픽 비주얼 씽킹 아이디어 북)



STEP IV
성공적인 비주얼 씽킹을 위한 습관 들이기
하루의 시작을 그림으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에 펜과 종이를 들고 그 순간의 생각들을 노트에 적어보자. 일어나기 싫어서 짜증났던 자신의 감정이나 꿈에서 봤던 장면 등 어떤 것이라도 좋다. 아침마다 습관을 들이면 어떤 생각을 하든지 이미지로 떠올리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반복해서 따라 그리기
손목시계, 텀블러, 스마트폰 등 자신에게 익숙한 물건을 매일 반복해서 그려보는 연습이 많은 도움이 된다. 처음에는 몇 개의 선으로 그렸던 것들이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점 하나, 그림자까지 상세하게 그리게 될 것이다. 이는 ‘관찰’하고 ‘표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로지컬 씽킹과의 균형을 지켜라
감성적으로 사고하고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이 비주얼 씽킹이라고 해서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로지컬 씽킹(logical thinking)을 지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성적 사고와 논리적 사고가 적절히 섞였을 때 효과는 배로 나타난다는 것을 기억하자.



온은주 대표는
국내 1호 비주얼 씽킹 전문가. 브랜드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일을 하다 사고하는 데 있어 그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비주얼 씽킹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비주얼 씽킹의 기술을 전파하기 위해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글 김은진 기자│도움말 온은주 소셜프로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