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도 아닌데 매일 약을 한 알씩 먹는 P양.
이게 다 남자친구와의 사랑을 위해서란다.
[낭만팬더의 은밀한 성(性)상담소] 네가 하면 안 되겠니?
Q 우리는 롱디커플. 한 달에 한 번 약속을 정해서 만나지. 남친과 함께 먹을 도시락을 준비하고 화장품을 챙기면 데이트 준비 끝! 아 참, 데이트하기 열흘 전부터 준비하는 게 또 하나 있어. 바로 피임약! 데이트를 시작하면서부터 내가 피임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어버렸거든. 남친이 콘돔을 쓰는 게 너무나 싫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지. 그런데 점점 이 방법이 내키지가 않아. 약이라는 게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잖아. 가만 생각해보면 억울하기도 해. 잠깐 콘돔을 쓰면 될 일인데 왜 나만 매번 피임약을 챙겨 먹어야 해?

날 소중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닐까 몹시 서운해질 때도 있어.

이봐, 남친 네가 하면 안 되겠니?


A 콘돔을 싫어하는 남자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친의 장갑 낀 손을 잡는 것보다 맨손을 잡으면 남친을 더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콘돔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더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해도 모자란 상황에 고무 막으로 접촉을 차단해 성감을 떨어뜨리니 방해물이 될 수밖에. 남자 입장에서 최선책이 있는데 굳이 차선책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또 하나, 경험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참 애무 작업(?)을 하다 콘돔을 착용할 때의 번거로움이란. 이런저런 이유로 남자는 콘돔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 남자친구가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않을 것이라는 건 ‘오버’일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러운 남자의 욕심으로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

P양이 알아야 할 게 또 있다. 경구피임약은 몸에 해롭지 않다는 사실이다. ‘불임을 유발한다’, ‘빈혈을 일으킨다’ 등 여자들 사이에서 도는 낭설이 많지만, 전문가들은 가장 안전한 피임법으로 경구피임약을 권한다. 경구피임약은 난자의 배란을 차단하고 자궁경부의 점액 점도를 끈끈하게 해 정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생리 시작일부터 21일 동안 매일 한 알씩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후 7일간은 금지, 29일째 되는 날부터 다시 복용하면 확실하게 피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무해하다 해도 P양처럼 마음에 거리낀다면 다른 피임법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섹스는 서로 마음이 맞을 때 의미가 있으니까 말이다.

경구피임약이 영 께름칙하다면 남친을 설득해보자. 콘돔은 피임뿐 아니라 성병을 예방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고. 다양한 콘돔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물감을 줄이기 위해 피부와 흡사한 천연 라텍스를 활용한 콘돔이 나왔고, 두께보다 모양에 집중한 재미있는 콘돔도 많다.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NO 콘돔, NO 섹스’를 못 박을 것!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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